[한국심리학신문=정연수 ]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도박

최근 유명 연예인이 인터넷 불법 도박 혐의로 경찰에 소환되는 등 도박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도박이란 결과가 불확실한 사건에 재물이나 돈을 거는 행위이며, 도박 문제는 도박으로 인한 대인관계 갈등, 사회적 ･ 재정적 ･법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위를 자의적으로 조절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도박은 인터넷 게임 및 알콜 등에 비해 중독이 더 잘 되는 물질이다. 그 이유는 '돈'이라는 확실한 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약이나 알코올과는 달리 '도박중독'이라는 개념이 도입돼 질병으로 진단이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2000년대 이후 도박중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국내에서도 이와 관련한 다양한 치료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처음에는 대부분 호기심으로 시작한다. 그러다 소위 말하는 '한 방의 대박'을 경험하면 그때부터 더 큰 돈을 걸게 되고 잃으면서 이를 만회하고자 다시 도박하고 중독 증상은 점점 심해진다. 일을 하지 않고 도박에만 집착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빚은 점점 쌓여만 간다. 성격이 거칠어지기도 하고 도박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우울한 마음에 또다시 오프라인 도박에 손을 댄다.

오프라인 도박은 현실 세계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도박을 의미하며, 온라인 도박이란 오프라인 또는 현실 공간에서 도박으로 간주하는 행위를 온라인이라는 가상공간에서 전자화폐 혹은 전자금융 거래 형태로 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급속한 통신망 발달은 사람들의 생활 패턴에 큰 영향을 미치며 이에 따른 긍정 및 부정적 현상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도박에 빠져드는 10대 청소년들

도박 문제는 성인뿐 아니라 신체적･정신적으로 충분히 성숙 하지 못한 청소년층에게도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2018년 기준, 학교 재학 청소년 중 도박 문제 위험 집단의 비율은 15년 도 대비 1.3% 증가한 6.4%로 나타났으며, 학교 밖 청소년의 도박 문제 위험집단 비율은 21%로 약 1/5은 도박 문제 위험집단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2018년 성인의 도박중독 유병률 5.3% 와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으로 청소년 도박 문제가 매우 심각한 것을 알 수 있다. 청소년의 도박 행동은 학업 부진 및 정상적인 신체적･정신적 성장과 발달 등을 저해하는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개입과 관리가 필요하다.  

청소년 도박 문제란 청소년 본인과 주변 사람, 지역사회에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는 지속적인 도박 행동을 뜻한다. 또한, 청소년 도박 문제는 통제력의 장애, 심리적 의존, 도박에 사용하는 시간과 금액의 증가, 돈과 관련된 거짓말이 늘어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청소년의 도박 문제는 성인기까지 이어져 도박중독으로 진행될 위험성이 상당히 높은데, 도박 문제를 갖는 성인의 도박 시작 연령이 대부분 10대 초중반으로 나타나는 점은 이를 뒷받침해 준다. 또한 도박 문제는 필연적으로 경제 문제를 수반하여 범죄의 가해자 혹은 피해자가 되기가 쉬우며, 성장기의 도박 문제는 통제력 상실, 대인관계의 어려움, 우울과 불안 같은 정서적 어려움을 야기하기도 한 다. 더불어, 이후 약물 등의 물질 중독문제와 정상적인 학업 과정을 수행하지 못해 중도 이 탈 되는 경우가 많아 이후 안정적인 청소년기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청소년의 온라인 도박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청소년 도박 문제가 갈수록 심각 해지고 있다. 청소년 도박 문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5년 대비 2018년 도박 문제로 상담에 의뢰된 청소년이 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시기 청소년의 발달적 특성으로 인해 도박을 단순히 친구들과의 놀이로 인식하거나 온라인 게임으로 여기고 도박에 유입되는 경우가 많아 청소년 온라인 도박 문제의 위험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청소년 도박은 오프라인 형태보다는 온라인 또는 모바일을 이용한 실시간 도박게임 또는 스포츠토토의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의 스마트폰 이용이 증가하면서 장소와 시간을 불문하고 집이나 피시방 외에 수업 시간, 친구와 만나는 시간에도 자유롭게 도박 사이트에 접근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전국 17개 지역의 도박 문제관리센터에서 청소년 도박 문제에 관해 예방․치유․재활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청소년이 자발적으로 센터에 방문하는 경우는 드물어 여전히 많은 청소년들이 도박으로 인한 채무, 학교폭력, 절도 등의 고위기 상황에 노출되어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위기청소년 대상 상담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청소년 기관에서의 개입과 지원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제공되고 있는 프로그램들은 찾아가는 맞춤형 예방 교육, 청소년 대상 도박 문제 예방 교육 등 주로 도박 문제 예방에 집중하여 제공되고 있으며, 청소년 도박 특성에 초점을 둔 프로그램의 수가 제한적이다. 따라서 도박 문제를 가진 청소년을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하거나 프로그램 도입 시 각 청소년의 경로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개입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문헌

- 박완경. "청소년의 물질사용경험이 문제도박에 미치는 영향: 비합리적 도박신념의 조절효과를 중심으로."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21.11 (2021): 723-732. 

-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청소년 온라인 도박문제 개입을 위한 매뉴얼 개발". 청소년상담연구 ∙ 218 (2020).

- 김진영, 배인경,and 전종설. "청소년 도박문제의 경로: 문제적 및 병적 도박 경로모델의 적용." 保健社會硏究 41.1 (2021): 352-369. 

- 강준혁,and 이동준. "도박중독 경험 연구." 중독과 복지 2.1 (2018): 31-48. 도박과 중독의 의미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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