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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이도윤 ]




걸그룹 뉴진스의 노래와 뮤직비디오는 사람들로 하여금 향수를 느끼게 한다. 특히 2023년 1월 발매되었던 뉴진스의 대표곡 ‘Ditto’(디토)의 뮤직비디오는 시청자들을 2000년대 즈음 학창시절로 인도한다. 캠코더로 촬영해 화질이 좋지 않은 'Ditto' 뮤직비디오. 옛날 교복을 입은 뉴진스 멤버들과 뮤직비디오의 주인공, ‘반희수’가 학교 안에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학창시절의 '나'를 떠오르게 한다.


뮤직비디오를 본 사람들은 “청춘, 과거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느낌”, “영상 분위기가 이상하다.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왜인지 눈물이 나고 그리운 느낌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상하게도 200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내지 않은 사람들도, 이렇다 할 학창시절의 추억이 없는 사람들도 ‘Ditto’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최근 뉴진스는 더블 싱글 ‘How Sweet’(하우 스윗)으로 컴백했다. 특히 ‘How Sweet’의 수록곡 중 하나인 ‘버블 검’(Bubble Gum)은 “‘Ditto’의 여름 버전 같다”, “청량하고 아련하고 소중하게 기억하고 싶은 어느 여름날의 모습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뉴진스가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그룹임을 공고히 하였다는 평가를 하기도 하였다.

 



Nostalgia is the most beautiful form of pain


 

추억 속에 남긴 노래들을 모아 놓은 플레이리스트에서 어떤 사람이 “Nostalgia is the most beautiful form of pain”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노스탤지어가 고통의 가장 아름다운 형태라는 의미로 작성된 것인데, 이것이 노스탤지어의 개념을 정확히 관통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노스탤지어’(nostalgia)는 지난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의미하며, 슬픔과 동경의 관점을 가지고 있는 감정을 느끼게 한다. 노스탤지어를 유발하면 행복했던 과거를 상기시켜 긍정적인 감정을 일으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현재 여러 브랜드에서 사용하고 있는 마케팅 전략 중 하나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뉴진스의 뮤직비디오처럼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킬 경우 노스탤지어로 인해 발생한 긍정적인 느낌이 다른 영역(뉴진스 그룹 자체, 뉴진스의 음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노스탤지어로 동반되는 기억은 긍정적이고 자기를 주인공처럼 느끼게 해준다. 또한, 노스탤지어는 친구와 가족과 같이 사회적 관계에 대한 기억과 자서전적 기억을 떠올리게 하여 자신이 사회적 관계 안에서 사랑 받고 보호받았다는 것을 떠올리게 하는 효과가 있다. 

 



Nostalgia for a time you’ve never known


 

노스탤지어가 지난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라면, 2000년대 학교를 배경으로 한 뉴진스의 ‘Ditto’는 10~20대 청자들에게 어떻게 그렇게 인기가 많았을까? 그건 경험하지 않은 과거에도 노스탤지어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아네모이아(Anemoia)’라고 한다.


미디어로만 접한 과거를 그리워하고 아련함을 느낀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놀랍게도 가능하다. 사람들은 그립고 아련한 상실의 감정을 느끼지만 동시에 왜 그걸 느끼는지 이유를 알지 못한다. 우리는 여러 사례를 통해 아네모이아를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임을 알 수 있다.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응답하라> 시리즈 또한 아네모이아를 유발해 큰 성공을 이룬 사례 중 하나이다. <응답하라>의 배경이 되는 시대에 살지 않았지만 당시의 기억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전 세대가 느낀 촌스러움이 되려 낭만으로 포장되어 10~20대 세대들에게 아련함과 동경의 대상이 된 것이다.

 


현재 상황이 좋지 않을 때, 노스탤지어의 긍정적인 효과는 강화된다. 일례로 코로나 이후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들을 현실적으로 표현한 작품들, 즉, 노스탤지어를 유발하는 작품들이 OTT 환경에서 주로 언급되었다.

 

노스탤지어는 불안이나 두려움, 외로움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 잘 발현되고, 동시에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을 완화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따뜻함을 느꼈던, 아련함을 느끼게 해주는 노스탤지어 컨텐츠들이 현세대가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




참고문헌


이하림. (2020). 생경한 그리움: 경험한 적 없는 것에 대한 노스탤지어와 잔재의 이미지. 미디어, 젠더 & 문화, 35(2), 189-243, 10.38196/mgc.2020.06.35.2.189

전성률, 김태민. (2019). 노스탤지어의 유형과 브랜드 의인화의 관계에 관한 연구. 마케팅연구, 34(2), 107-133, 10.15830/kjm.2019.34.2.107

고민정, 이상원. (2021). 텍스트 마이닝을 활용한 코로나 19 전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리뷰 비교분석 연구 – 정서 중심 대처와 노스탤지어를 중심으로.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21(11), 375-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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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6-21 20:2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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