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수
[한국심리학신문=이종수 ]
형제자매가 가지는 의미
형제자매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영어 단어인 ‘sibling’은 영어 고어 ‘sib’와 독일어의 ‘sibja’에서 유래된 것으로, 이는 친척이라는 의미로 혈연 관계를 내포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어원을 바탕으로 형제자매는 동일한 가계(家系)인 경우를 뜻하며, 우리나라에서의 형제자매 역시도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를 의미한다.
또한, 형제자매는 부모의 경제력, 시간, 애정 등 가족 구성원 중 한정된 가족 자원을 공유하는 경쟁자이자, 동료애를 경험하게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타자로서의 기능도 한다. 그렇기에 개인의 발달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관계이기에 우리는 형제자매의 중요성을 조금 더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형제자매, 왜 중요할까?
과거 장자는 “형제는 손발과 같고 부부는 의복과 같다. 의복이 떨어졌을 때는 다시 새것을 얻을 수 있으나, 손발이 끊어지면 다시 잇기가 어렵다.”와 같이 과거부터 형제자매의 중요성을 언급되어오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의 형제자매를 살펴보면 출산율이 감소하고 외동아의 증가와 함께 형제자매의 수는 해마다 감소하고 있긴 하나, 외동아에 비해 형제자매는 다음과 같은 장점과 중요성을 가질 수 있다. 먼저 부모의 직업과 지위 변화, 전학, 이혼 등 가족 내·외의 변화에도 형제자매 관계는 일정하고 비교적 안정된 관계망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서로 상호작용하며 생애 전 과정을 함께하며 중요한 네트워크로서의 기능과 사회화 기능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다.
형제자매 최신 연구를 살펴보면 ‘Journal of Family Issues’에서 형제자매가 많은 10대는 정신건강이 악화할 수 있다는 논문이 게재됐다. 해당 연구는 평균 연령이 14세인 미국 청소년 9,100명과 중국 청소년 9,400명을 대상으로 정신건강을 측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연구 결과 중국의 경우에는 외동아, 미국의 경우에는 외동아와 1명의 형제자매가 있는 어린이의 정신 건강 점수가 가장 높았다. 반대로 나이 차이가 적은 형제자매가 있는 경우 웰빙 수준이 가장 낮게 나타났으며 그중에서도 출생일 차이가 1년 미만인 형제자매의 정신건강이 가장 나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우리는 이러한 연구 결과를 ‘자원 희석’이론으로 설명해볼 수 있는데 앞서 언급한 부모의 관심과 경제를 다투는 과정에서 정신건강이 악화할 수 있으며 나이 차이가 적을수록 정신건강은 더욱 악화할 수 있기에, 부모는 형제자매를 양육할 때 과정에서 공평하고, 아이들의 목소리를 잘 들어줘야 할 것이다.
꼭 혈연으로 맺어진 형제자매만 형제자매라고 할 수 있을까?
혈연에 의한 형제자매관계 이외에도 이혼, 재혼, 입양 등 다양한 가족의 구조변화에 따라 비혈연 형제자매 관계 역시 형성될 수 있다. Cicirelli(1994)는 다양한 가족관계를 이해하고 가족의 구조적 변화에 따라 생성되는 유전적, 법적, 정서적 기준에 따라 형제자매 관계를 이해하려고 하였다.
첫 번째로 유전적 기준으로 분류할 수 있는 형제자매는 친형제자매와 이복형제자매이다. 친형제자매는 생물학적 부모가 두 명 모두 동일한 경우이며, 이복형제자매는 한 명의 부모만 생물학적으로 동일한 경우를 뜻한다. 두 번째로 법적기준에 따른 형제자매는 계형제자매와 입양형제자매로 나뉠 수 있다. 여기서 계형재자매는 그들이 이전 결혼에서 낳은 자녀들을 데리고 한 남성과 한 여성이 재혼하여 가족을 형성했을 때 맺게 되는 형제자매 관계를 뜻한다. 그리고 입양형제자매는 한 개인이 법적으로 입양되어 한 가족의 구성원이 되었을 때 형성되는 형제자매 관계이다. 마지막으로 정서적 기준에 따른 의형제자매가 있는데, 이는 혈연이나 혼인관계로 생성된 관계가 아니라 정서·규범적 수준에 기초해 형성된 형제자매이다.
유형화 이론으로 보는 형제자매
많은 학자들이 형제자매의 유형을 다양한 기준에 의해 분류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유형화 이론은 양가적 감정인 온정과 갈등을 중심으로 형제자매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갈등의 측면에서는 자원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경쟁자가 될 수 있고, 함께 온정과 애정을 느낄 수 있기에 동반자가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아래와 같이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한 해당이론에서는 성조합에 따른 형제자매의 구조적 특징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는데, 손위 여자형제가 손위 남자형제에 비해 동생에게 편안하고 안전한 관계를 제공한다고 하며, 동생 역시도 손위남자 형제보다 여자 형제에게 부정적 행동을 덜 한다고 한다. 또한 형제자매 간 친밀도를 보면 여여, 남녀 혹은 여남, 남남 순으로 자매가 형제보다 더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참고 문헌
조성연, 백경숙, 옥경희, 전효정, 전연진(2009). 가족관계. 양서원
정현숙(2019). 가족관계. 신정
“형제 자매 많은 10대,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2024).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63365
Douglas B. Downey, Rui Cao(2023) : Number of siblings and mental health among adolescents: evidence from the US and China
2023 한국의 사회지표. 통계청
2022 출생통계. 통계청
기사 다시보기
비슷한 듯, 비슷하지 않은, 비슷한 것 같은 우리의 시선과 판단
고의적 자해를 예방하기 위한 우리들의 노력은 무엇이 있을까?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stule07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