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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신지아]



오늘의 날씨



출근하기 위해 아침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나갔는데 하늘이 어두컴컴하면 기분이 좋지 않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하늘은 괜스레 나를 우울하게 만든다. 또 해가 쨍쨍한 아침에 바람이 살랑살랑 불면 그렇게 맑고 상쾌할 수가 없다. 이렇게 기상 상태는 때때로 우리의 기분을 좌지우지하기도 한다.


그 예로 독일의 '회색 하늘 우울증'을 들 수 있다. 독일 기상청에 따르면 독일의 평년 1년 일조 시간은 총 35시간이라고 한다. 가장 일조량이 적은 지역은 10시간밖에 안 된다. 이 때문에 독일에서는 햇빛을 받지 못함으로써 겨울 특유의 우울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이 많다. 베를린 대학병원 크로노바이올러지(chronobiology) 전문가 크라머르 교수는 "겨울 특유의 우울증은 내적 요인에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어두울 때 출근을 하고, 어두운 상태에서 귀가한다면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 정말로 날씨와 기분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일까?




계절성 우울증



일조량이 줄고 일교차가 크면 무기력과 기분저하 증상이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경수 교수팀은 서울 거주 성인남녀 522명을 대상으로 계절에 따른 정신건강을 측정했다. 약 5년간 조사한 결과 참가자의 16.1%인 89명이 계절성 정동장애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무기력이 가장 많은 증상을 차지해 사회적 활동이나 대인관계, 업무 효율성 등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이를 통해 일조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계절에 기분이 처진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계절성 증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외부 활동이 줄어드는 것 또한 계절성 우울증에 해당한다. 이것을 흔히 '가을 탄다'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계절성 우울증은 늦가을과 겨울에 많이 발생한다. 그 이유는 바로 뇌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의 변화, 일조량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로토닌은 기분뿐만 아니라 식욕, 수면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세로토닌의 감소로 유발된 우울감을 스트레스로 이어진다. 그러면 다른 신경전달물질인 코르티솔 분비가 증가하는데, 이는 식욕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체라는 부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빛에 의해 조절되며 주로 밤에 집중적으로 분비된다.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역할도 하는데, 일조량이 줄게 되면 멜라토닌 분비도 감소해 수면 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이렇게 계절성 우울증도 일반 우울증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지만 식용이 왕성해져 탄수화물 섭취가 늘어난다는 특징이 있다.




기후 우울증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에 있는 새크라멘토(Sacramento) 지역은  빈번한 산불 때문에 자주 회색 하늘을 볼 수 있다. 한 인터뷰에 따르면 이 지역은 서부 지역의 산불로 말미암은 피해가 매년 연례행사처럼 익숙하다고 밝혔다. CNN 기사에서는 최근 악화하는 대기오염과 산불이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했는데,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지며 산불이 잦아지고 이 때문에 생기는 부산물이 또다시 대기 오염에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기후 악화의 심각성이 주목 받으며 '기후 우울증'도 화두에 올랐다. 워싱턴 포스트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청장년층 중 47%는 기후변화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한다. 기후 우울증이란 기후변화의 심각성이나 기후위기 시대의 대응에 대해 소리쳐도 변하지 않는 사회에 무력감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신조어가 아닌 실제로 청소년과 청년들 사이에 많이 나타나는 증세이며, 상실감과 슬픔 등을 느낀다.


이에 따라 '청소년 환경운동'이 떠올랐다. 폴란드에서 열린 UN 기후변화 협약에서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의 발언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툰베리 뿐만이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환경 위기를 극복하려는 단체들의 움직임은 여전하다. 이러한 운동들의 공통점은 전부 기후 우울증에서 시작됐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기후 우울증 환자가 급증하며 미국 심리학회는 2009년부터 기후변화 심리학 대책팀을 만들어 연구를 시작하기도 했다. 





날씨 예보



기후 연구가들은 기온 변화가 사람의 심리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추운 겨울에는 소극적으로 변하지만, 머리 회전이 좋아진다. 더운 여름은 감정이 쉽게 증폭돼 우발적인 행동을 많이 하게 된다.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오면 쉽게 피로해지지만, 맑은 날씨는 마음까지 맑아지게 하곤 한다. 이렇게 날씨는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날씨 예보를 보고 나의 기분까지 예측하는 건 무리일 수 있겠지만, 그래도 비가 오는 날을 대비해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출처

1) 강애란 기자, "사람 기분에 영향 미치는 날씨 있다", 2015.01.25, 데일리메디, https://dailymedi.com/news/news_view.php?wr_id=789024

2) 김보미 윌스기념병원(수원) 뇌신경센터 원장, "[건강칼럼·(122)] 일조량 줄면 찾아오는 계절성 우울증'', 2022.10.18, 경인일보, http://www.kyeongin.com/main/view.php?key=20221018010001430

3) ISSUEPRESS, 세계 기후 변화와 확산되는 기후 우울증, https://issuepress.kr/%EC%A0%84%EC%84%B8%EA%B3%84-%EA%B8%B0%ED%9B%84-%EB%B3%80%ED%99%94%EC%99%80-%EA%B8%B0%ED%9B%84-%EC%9A%B0%EC%9A%B8%EC%A6%9D/

4) 김석모, '날씨와 과학-날씨 따라 변하는 행동심리', 2012.10.09, 대전일보, https://www.daej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028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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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6-24 21: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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