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민
[한국심리학신문=채수민 ]
우리는 앞에서 사이비 종교와 사이비 과학에 대해 알아보았다. 둘 다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지 못하도록 혼동을 준다. 이번 기사에서는 우리 사회에 스며들어 있는 사이비 중 사이비 언론에 대해 마지막으로 다뤄보도록 하겠다.
유튜브를 보다 보면 연예인의 얼굴이 크게 도배된 썸네일과 그 밑에 말도 안 되는 제목을 써 놓은 영상을 가끔 발견한다. 연예인과 관련된 영상을 거의 보지 않는 필자는 그런 영상이 뜬 것이 의아하면서도, 자극적인 영상 제목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이런 영상을 누가 봐.’라고 말하지만, 몇 십만이 넘는 영상 조회수가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자극적이고, 빠르게 퍼지는 사이비 언론
정보가 차고 넘쳐나는 현시대에 무엇이 진짜 유익한 정보이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 사이비 정보인지 알아차리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요즘에는 TV나 신문뿐 아니라 인터넷 기사, 유튜브, SNS가 언론의 기능을 하기도 한다. 누구나 목소리를 낼 수 있지만, 그렇기에 사실로 명확히 입증되지 않은 정보가 퍼질 수 있다.
유튜브나 SNS와 같은 1인 미디어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사이버 렉카’라 불리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그들은 주로 유명인에 관한 사건, 사고를 다룬다. 그 과정에서 수익을 위해 자극적으로 사건을 보도하고 때로는 진실이 아닌 내용을 섞어서 언급한다. 이렇게 생산된 가짜 뉴스는 해당 정보가 다루고 있는 사람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으며, 정보 수용자들의 이성적인 판단을 방해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된다.
사이버 종교는 집단의 폐쇄성이, 사이버 과학은 입증된 과학에 대한 불신이 문제라면 사이버 언론은 그 파급력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가짜 뉴스들은 미디어의 물살을 타고 손쉽게 퍼져 나갈 수 있다. 게다가 사이버 렉카 사이에서는 더 많은 수익과 사람들의 집중을 위해 정보를 빠르게 실어다 나른다. 그들은 정보의 진실성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에 진실은 오롯이 우리와 가짜 뉴스 피해자들의 몫이 되었다.
알고리즘과 확증 편향
맞춤형 알고리즘은 참 편리하면서도 사람을 고립시키기에 딱 좋다고 생각한다. 입맛에 맞는 정보만 골라 들었을 때 사이비에 빠지기 쉽다는 것을, 우리는 앞의 두 기사를 통해 알고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확증 편향으로 설명한다. 확증 편향은 자신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는 적극적으로 찾지만, 자신의 주장에 반박하는 증거는 무시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의심과 반증을 하지 않고 성급하게 의사결정을 내리려는 사람들, 자존심 때문에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은 이런 확증 편향 때문에 사이비 언론에 쉽게 빠진다.
혐오의 시대라고 불리는 요즘, 사이비 언론은 확증 편향과 함께 날뛰고 있다.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인 임명호 교수는 사회가 불안할수록 외부 집단에 배타적인, 응집력 강한 집단을 형성하게 된다고 말한다. 이것에 확증 편향이 더해지면 가운데는 비고 양극단이 강화되는 현상이 심화된다고 설명했다.
사기꾼들은 점점 더 교묘해지고 있다. 그들이 진실을 가리는 기법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AI를 활용하기도 한다. 그러니 그들에게 속아넘어가지 않고 현명하게 판단을 내리려면 우리들이 똑똑해지는 수밖에 없다. 기사를 통해 우리는 이제 사이비가 어떻게 사람들을 현혹하고 진실을 왜곡하는지 알고 있다. 이제는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분별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박아란. (2019). '가짜뉴스'와 온라인 허위정보 (disinformation) 규제에 대한 비판적 검토. 언론정보연구, 56(2), 113-155.
이신행, & 현아연. (2023). 유튜브'사이버렉카'채널은 어떻게 악성댓글을 양산하는가? 유튜버 익명성, 규범 동조, 혐오의 반향실 효과를 중심으로.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보, 40(2), 53-88.
권승현, 노지운. (2024.01.04). 극단정치, 가짜뉴스 판치는 시대…”또 다른 ‘괴물’ 낳을 수도”. 문화일보 https://www.munhwa.com/news/view.html?no=202401040107032130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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