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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고다연 ]


코로나 팬데믹 이후 우리의 삶은 크게 바뀌었다. 가장 체감되는 부분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해지면서 일상 속에서의 ‘스몰토크’, 즉 짧고 가벼운 대화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거부감을 가지게 된 것이다. 낯선 사람의 관심사를 모르니 대화를 이끌어가기가 어렵다고 느껴지고, 그렇다고 대화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아니기에 사람들과 상호 작용을 할 기회조차 줄어가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yes24 자기계발 카테고리 속 대화 관련 도서

온라인 서점 yes24의 자기 계발 베스트셀러에는 『대화의 힘』, 『대화의 정석』 등 ‘대화’를 키워드로 한 도서들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면 소통법을 알려주는 대학 강의에도 수강생이 몰리고 있다. 고려대 미디어학부 박희선 교수의 ‘대인 커뮤니케이션’ 강의에 수강 대기자가 170명이 넘을 정도로 ‘대화’에 많은 사람들이 부담과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몰토크'가 그렇게 중요해?



‘스몰토크’란 Coupland가 정의한 바에 따르면, “사회적 화합을 일으키고, 사회적 접촉에 내재되어 있는 위협 요소를 감소시키며, 사회적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대화”이다. 사회언어학, 심리학 등에서 관심 받던 주제였지만, 최근에는 경영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연구한 연구자들이 공통으로 주장하는 의견은 인간은 기본적으로 타인과 상호작용하고 싶어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고, 가벼운 대화가 타인과의 관계에서 사회적 유대와 결속을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스몰토크의 기능은 타인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대화와 역할의 전환을 부드럽게 해준다는 것이다. 또한 대화의 시작과 끝에 어색한 분위기를 없애주며, 대화 중 핵심 주제로의 전환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한다. 소위 ‘인맥’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현대 사회에서 인적 네트워크 형성과 이를 통한 상업적 성공에 아주 필수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따라서 스몰토크는 용어에서 사용되듯이 스몰이라는 작은 기능과 역할을 가진 것이 아니라 주의와 관심의 표명, 친밀감 표현 등으로 인한 정서적 유대관계 형성과 사회적 결속을 통한 커다란 사회적 통합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다(박성철, 2006).




스몰토크를 왜 어려워할까


그렇다면 과연 ‘스몰토크’를 어려워하는 정확한 이유는 무엇일까.


심리치료사이자 작가 리처드 갤러그에 따르면 가볍고 짧은 대화가 사라지고 있는 이유를 3가지로 정리했다. ‘▲주의력 집중 시간이 줄어들고 ▲대부분의 소통 창구가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데다 ▲팬데믹 이후 대화가 필요 없는 비대면 커뮤니케이션 비중이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갓생’ 사는 것이 유행인 요즘, 이러한 대화는 더욱더 꺼려질 수밖에 없다.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수많은 계획을 세워 스스로를 통제해야 하는 삶을 살고 있는 청년 세대에게 상대와의 상호작용이 중요한 스몰토크는 큰 리스크로 다가온다. 연세대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는 “대면 대화는 상대방의 특성이라는 통제하기 어려운 변수가 있어, 스몰토크를 꺼려 하는 사람들은 그런 리스크를 지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앞서 말했던 것처럼 스몰토크는 우리에게 중요한 기능을 한다. 살면서 사람을 만나고, 일을 하다 보면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라면 대화의 기술을 익히는 것이 낫다. 가장 핵심은 준비하고, 질문을 많이 하고, 잘 듣는 것이다. 


먼저 편하고 가까운 상대에게 연습하면서 대상의 범위를 차차 넓혀가는 것이 필요하다. 대화 중에 활용할 주제를 미리 마련해 두며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리는 이야기는 피하는 것이 좋다. 서로가 공통으로 관심 있는 평범한 주제로 대화를 찾고 그 주제를 확장해 나가는 것이 좋다. 


또한, 한석준 아나운서는 “스몰토크의 핵심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떠드는 게 아니라 상대를 관찰해 그의 집중력을 나에게 돌려놓는 것”이라고 강조했을 만큼 무엇보다 ‘잘 듣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서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이며 상대방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반응을 취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대화를 잘 이끌어가는 능력은 타고난 것이 아니다. 누구나 배우고 연습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것을 유념한다면 낯선 사람과의 대화도 자연스럽게 시작하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택시기사가 말 좀 안 걸었으면”…’스몰토크’의 압박에서 벗어나는 방법 [한국일보]. (2024).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22811260003408

오석환, 손승연. (2024). 스몰 토크가 도움행동과 일-가정 갈등에 미치는 영향: 사회적 감정공유의 매개효과. 인사조직연구, 32(2), p.2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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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7-17 22:5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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