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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안혜지 ]



‘꿈’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어본 경험일 것이다. 너무 피곤한 상태가 아니라면 우리는 종종 꿈을 꾸게 되고, 그 꿈이 기억에 남아 우리에게 기쁨이나 혼란을 주는 경우도 있다. 또 꿈에는 상징이 자주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통해 그 꿈이 좋은 의미인지 아닌지 판단하려 꿈 해몽을 찾아보는 경우도 있다. 사실 어떻게 보면 꿈이라는 것은 결국 내 스스로가 내 뇌에서 만들어낸 상상의 산물일 뿐인데, 우리는 이렇게 꿈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곤 한다.

 


예지몽과 심리몽


가장 먼저 꿈에 의미를 부여하는 대표적 예시로 ‘예지몽’이 있다. 예지몽은 소설이나 영화 등에서도 등장인물의 앞날을 암시하는 매개체로 자주 활용되곤 한다. 혹은 ‘데자뷰’와 헷갈리도록 의도적으로 설정해 등장인물을 혼란시키기도 한다. 드라마 <또 오해영> 등에서 그러한 부분들이 잘 드러난다. 물론 현실과 관련된 사건에서도 예지몽은 등장한다. 가장 유명한 예시 중 하나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꿈이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1865년 링컨 대통령은 자신의 친구를 찾아가 불길한 꿈을 꾸었던 것에 대해서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 꿈에서 링컨은 자신이 마치 죽은 것처럼 느껴졌고, 백악관 아래층에서 우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 꿈을 꾼 뒤 2주 정도가 지난 시점에 링컨은 존 윌크스가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그렇다면, 링컨이 꾼 꿈은 정말로 예지몽이었을까?

 

어쩌면 그는 예지몽이 아니라 심리몽을 꾼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심리몽은 인간의 욕망이나 공포, 걱정 등과 같은 심리 상태가 촉발요인이 되어 만들어지는 꿈이다. 즉, 평소 링컨이 암살에 대한 위협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정서가 반영이 되어 불길한 꿈을 꾸게 된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에 대한 과학적 연구 또한 존재한다. 1960년대 말 과학자들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 환자들은 후유증 치료를 위해 심리치료를 받고 있었다. 하여 이러한 특성이 있는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며칠간 그들의 꿈을 조사한 결과, 낮에 심리치료를 받은 경우 의료문제와 관련된 꿈을 꿀 확률이 높다는 것을 밝혀낼 수 있었다. 예를 들면, 몸에 연결된 배농관 때문에 불편함을 느낀 환자는 낮에 이와 관련된 치료를 받고 나면 그날 밤 몸에 관을 삽입하는 꿈을 꾸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즉, 꿈에 각자의 정서상태가 반영된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실제로 링컨이 그 당시 암살에 대해 충분히 걱정할 만한 상황이었다는 것은 여러 역사 기록들을 통해서 충분히 알 수 있다. 링컨의 취임 직전 볼티모어에서 암살이 모의된 사실을 발견한 사건도 존재했고, 재임하는 동안에도 수차례 암살 협박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또한 대표적인 사건 중 하나로 저격수가 발사한 총이 링컨의 모자를 관통한 것이 있다. 이러한 상황들을 종합해 보았을 때 링컨이 그러한 꿈을 꾼 것은 이상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만약 불안이나 걱정이 반영되지 않고 정말 앞날을 예고하는 듯한 꿈을 꾼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와 관련된 문제는 통계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매일 밤 꿈을 꾼다고 한다면 그는 60년 동안 약 2만번의 꿈을 꿀 것이다. 그리고 어쩌다 한 번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고, 이와 관련이 있는 꿈을 꿀 확률은 약 2만 2000분의 1이라고 볼 수 있다.



자각몽


그렇다면 자각몽은 무엇일까? 바로 꿈을 꾸는 도중에 그 사람 스스로가 꿈이라는 사실을 알고 꾸는 것을 말한다. 흔히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다. 보통 수면 상태에서는 이 상황이 꿈이라는 것을 잘 지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꿈에서 깨어나 각성 상태가 되었을 때 바로 방금 전에 꿈을 꾸고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게 되면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간혹 꿈을 꾸는 도중에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흔히 가위눌림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처럼 꿈에는 다양한 종류가 존재하고, 우리의 심리를 반영하기 때문에 때로는 숨겨진 엄청난 의미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꿈은 꿈일 뿐이고, 나쁜 꿈을 꿨다고 해서 그 안에 갇혀 슬퍼하지는 않아도 될 것 같다. 모두 우리가 만들어낸 상상이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신재공,and Cyn Jaegong. "자각몽의 수면의학적 이해와 응용." 수면·정신생리 26.2 (2019): 75-85.

리처드 와이즈먼, “과학은 예지몽을 어떻게 설명하는가”, 바다출판사, https://www.badabooks.co.kr/SKEPTIC_ARTICLE/?q=YToy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zOjQ6InBhZ2UiO2k6Mjt9&bmode=view&idx=5592196&t=board

꿈사랑 심리상담연구소, http://dreamonline.co.kr/sp.php?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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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7-17 23: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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