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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김혜인 ]


오늘날 우리는 종종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변명하거나 상대를 공격하는 사람들을 목격하곤 한다. 물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이는 개인의 성숙과 사회의 건강을 위한 필수적인 덕목이라고 볼 수 있다. 부끄러움과 수치심을 느끼는 것은 인간의 본성 중 하나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고 더 나은 사람이 될 기회를 얻게 된다. 




부끄러움과 수치심의 역할


‘Ashamedness’, 한국어로 부끄러움과 수치심은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곤 한다. 이 감정들은 우리가 사회적 규범을 위반했거나 도덕적 기준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고 그 잘못을 인지했을 때 발생한다. 그리고 이러한 감정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행동을 성찰하고, 이를 교정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부끄러움을 느끼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개선의 필요성을 깨닫게 된다. 이처럼 자아 성찰을 위해 부끄러움은 피해야 할 존재가 아닌 꼭 겪어야 하는 감정이다. 실제로 얼마 전에 개봉한 영화 인사이드아웃 2에서도  이 감정과 관련된 캐릭터가 등장한다. 인사이드아웃의 캐릭터들은 모두 감정의 요소들을 사람의 모습으로 형상화해 만들어졌는데, 그중 하나가 ‘당황’이다. ‘당황’이가 관장하는 영역은 실수로 인한 당혹감, 수치심 등이다. 이렇게 필수적인 감정의 요소로도 등장하는 수치심과 부끄러움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우리는 다시 한번 알 수 있다.


사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하다. 이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겸손한 태도에서 비롯되며, 상대방에 대한 존중을 나타낸다. 사과는 단순히 잘못을 인정하는 것을 넘어, 그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에게 위로와 치유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기존의 인간관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고, 처음 본 사람과 사회적 신뢰를 쌓는 데 중요한 부분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적반하장


그러나 오늘날의 한국 사회에서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화를 내고 상대를 공격하는 태도가 빈번히 나타난다. 수치심의 역할과 사과의 중요성에 대해 배우지 못한 것일까? 이러한 행동은 갈등을 증폭시키고 사회의 폭력성을 심화시킨다. 잘못을 인정하지 못한 것에서 더 나아가, 심각한 경우에는 상대방을 물리적으로 공격하거나 심지어 살인에 이르게 되는 극단적인 상황도 발생한다. 최근 각종 폭력, 살인 사건 등에서 원인 제공을 한 쪽이 그 잘못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도리어 욱하며 사고가 일어나는 현상을 우리는 목격할 수 있다. 자신의 실수나 잘못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분노와 공격성으로 대응하는 모습이 점점 더 자주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어쩌다 사람들은 수치심과 부끄러움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공격적으로 행동하게 되었는가. 이러한 사건들이 뉴스에서 점점 많아지는 것을 보며 모두가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자기 잘못을 부인하고 타인을 비난하는 태도는 개인의 성장을 저해하며, 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이다.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박완서 작가의 단편소설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는 부끄러움과 수치심을 통해 인간의 심리와 감정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주인공이 어린 시절 겪었던 경험을 통해 인간이 느끼는 수치심과 그것이 성격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다. 주인공은 어린 시절 한 소녀에게 잘못을 저지른 후 느낀 부끄러움을 떠올리며, 그 사건이 자신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반성하게 된다. 당시 주인공은 소녀에게 장난을 치다가 실수로 큰 잘못을 저지르게 되었고, 이로 인해 소녀는 심한 상처를 입는다. 그 순간 주인공은 자기 행동에 대해 깊은 부끄러움을 느끼며, 이 감정은 그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 경험은 주인공으로 하여금 수치심을 인정하고,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게 만든다. 그는 이후로 다른 사람들에게 더 신중하고 배려심 있는 태도로 대하게 되며, 잘못을 쉽게 인정하고 사과하는 사람이 된다. 작가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부끄러움과 수치심이 인간을 성장시키는 중요한 감정임을 강조한다. 




부끄러움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용기내기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사람들이 부끄러움과 수치심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우리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감정들을 피하지 않고 직면함으로써 우리는 성장할 수 있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과정에서 더욱 성숙해지며,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긍정적인 신뢰를 쌓을 수 있는 등 여러 장점이 존재한다. 더불어 부끄러움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단지 개인의 성숙뿐만 아니라, 사회적 유대감을 강화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곤 한다. 각자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문화를 장려할 때, 우리는 더 안전하고, 더 협력적이며, 더 인간적인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출처]


박완서, 2011,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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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8-01 22:5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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