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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이종수 ]



나는 게으른 걸까? 무기력한 걸까? 


먼저, 게으름이란 내부에서 생겨나며 일종의 습관으로 외부에서 쉽게 드러나고 관찰된다는 특징을 가진다. 그러나 무기력은 외부에서 가해지는 유기체에 반하는 의식·무의식적 자극으로 ‘행위하지 않으려고 하는 힘’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무기력이 게으름보다 우리를 더 힘들게 하고 극복하기 더 어렵게 만든다.

 


무엇이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드는가?


무기력과 관련된 이론에는 셀리그만의 ‘학습된 무기력’이 있다. 해당 이론을 간단히 설명해보자면 피할 수 없는 전기충격을 수십 번 경험한 개들은 나중에 피할 수 있을지라도 포기하고 그대로 충격을 받아들였다는 결과를 보인 실험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전기충격을 피할 수 없음’을 학습한 개들은 결국 무기력에 빠지게 되고 더 이상 노력하지 않게 된다. 이러한 실험을 현대사회에 적용해보자면 도시 빈민층 아이들이 자라면서 느끼는 빈부격차와 상대적 박탈감 등이 결국 한계를 만들어내고 더 이상 꿈을 꾸지 않게 만드는 역할을 하게 만들 수 있다. 

 

또한, 환경 자체가 무기력을 전염시킬 수 있다. 무한 경쟁 체제와 결과만을 중시하게 되면서 의미 있는 과정일지라도 결과가 실패한다면 결국 ‘실패한 과정’이라고 여겨지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러한 결과 중심 사회의 실패는 곧 패배를 떠올릴만한 요소가 되었다.

 


무기력의 늪에 쉽게 빠지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똑같은 상황에 놓여도 무기력함을 심하게 느끼는 사람이 있고, 전혀 느끼지 못하는 사람 역시 있다. 이러한 정도의 차이가 복합적인 상황의 결과일 수도 있겠지만, 성격과의 상호작용으로 쉽게 무기력에 빠질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자신의 생존과 행복을 위해 타인에게 의존하는 의존성 성격이 있다. 보살핌을 받으려는 과도한 욕구와 매달리는 행동이 특징이기에 타인과 떨어져 있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면 그만큼 쉽게 우울하고 무기력해질 수 있다. 또한 엄격한 자기통제와 실수에 대한 불안이 있는 강박성 성격 역시 무기력의 늪에 쉽게 빠질 수 있다. 통제, 완벽, 규칙과 같이 자신이 제대로 수행했는지, 잘못한 것은 없는지 끊임없이 반추하고 불안해하며 결국 실수가 두려워 시도조차 안 하게 되면서 무기력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반대로 무기력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는 성격 역시 있을까? 누군가는 실패에 주저앉기도 하지만 실패를 발판 삼아 더 큰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가는 사람 역시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사람을 보고 “탄력성이 높은 성격”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탄력성이란 어려움을 딛고 일어나 성장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탄력성의 핵심 요인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되는데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지지해주는 이로부터 마음의 안정과 위로를 얻을 수 있고, 긍정적인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이 밖에도 습관, 삶의 목표 등이 탄력성이 있는 사람 혹은 무기력한 사람으로 인도하는 요소들이라고 볼 수 있다.

 


기력이 무에서 유로 바뀔 수 있게 해주는 방법들


방전된 에너지를 재충전하듯 지친 우리의 몸과 마음에도 휴식과 충전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필자가 권하는 방법은 바로 ‘운동’이다. ‘이미 지칠 대로 지쳐있는데 무슨 운동이야?’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만성 피로를 느끼는 사람들이 운동을 한 결과 중증도 수준으로 피로가 개선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존재한다. 또한 시켜서 하는 운동보다는 자발적으로 하는 운동이 더 큰 감소 효과를 보였으며, 무리한 운동이 아니더라도 근력 유지를 위한 피트니스와 적정 수준의 걷기 등 몸을 풀어주는 운동 역시도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두 번째는 ‘적당한 자기애’이다. 나르시시즘까지는 아니더라도 적당한 자기애는 우리의 성공과 큰 관계가 있다고 한다. 따라서 자신에 대해 험담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번에는 운이 좋았어.’, ‘난 어차피 해도 안 될 거야’와 같이 능력과 한계를 이미 정하고 자신이 이루어낸 성과를 스스로가 깎아내린다면 당신을 칭찬해줄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그렇기에 만약 이러한 습관이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고쳐보았으면 한다. 다음으로 주변인들을 자주 칭찬해주었으면 한다. 주변 동료를 칭찬하다 보면 자신의 마음도 뿌듯해지기 마련이고, 타인의 장점을 찾고 인정해준다면 자신의 장점도 잘 보이도록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 문헌

한창수(2021). 무기력이 무기력해지도록. 알에이치코리아

박수희, 이원재, 정종식(2024). 7가지 마음 상자 이야기. 파지트

박경숙(2013).문제는 무기력이다. 와이즈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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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8-05 04:3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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