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나
[한국심리학신문=이유나 ]
사람을 탐구하는 심리학
사람은 사람이 궁금하다. 그들이 가진 생각부터 무의식에서 나오는 행동, 표정, 모든 것의 의미를 알고 싶었다. 단순하고 방대한 궁금증은 필자가 타 전공 수업인 ‘정신건강론’을 수강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행복한 삶을 위한 심리학’ 전공서 한편에 적혀 있는 소제목이다. 말 그대로 현대인의 심리를 지적으로 풀어낸 책이다. 거의 500페이지는 되어 보이는 양에 겁을 먹었지만, 행복한 삶을 위한 심리학을 담았다니까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강의를 수강했다. 호기롭게 시작한 심리학 전공 수업은 마음속에 있던 걱정과는 달리 흥미로웠고 어쩌면 본전공보다 적성에 맞는 듯했다. 전공서 완독과 성공적인 팀플, 만족할 만한 학점까지…. 얻은 것이 많다 보니 자연스레 심리학에 더욱 애정이 가기 시작했다. 사람은 사람이 궁금하고, 그 궁금증을 풀려면 사람을 탐구하는 심리학을 공부하면 되는 거 아닌가? 단순했다. 이게 내가 심꾸미에 지원한 이유이다. 지금 이 후기를 읽고 있는 당신도 비슷한 고민 혹은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가? 축하한다! 당신은 예비 심꾸미의 자질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MVP는 T.P.T
물론 촉박하고 신경 쓸 겨를이 없을 때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심꾸미 9기 활동을 무사히 마쳤다. 이건 필자의 노력뿐만 아니라 T.P.T(한국심리학신문) 덕분이기도 하다. 활동을 하는 입장에서 T.P.T의 지원이 없었더라면 과연 심꾸미 9기 활동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 든다. 자유로운 주제 선정은 물론이고 학업과 병행하기에 무리가 없는 활동 체제는 강의 수강만으로 기가 빨리는 대학생들에게 딱 맞는 대외 활동이다. 여유롭게 임할 수 있다 보니 선정한 주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 인터넷에 검색해서 얻은 정보가 아니라 나의 생각, 우리의 생각을 담을 수 있는 풍부한 콘텐츠가 만들어진다. 즉, T.P.T는 심꾸미들이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배경을 깔아준다는 의미이다. 활동 내용만 착한 게 아니다. 담당자님들께 질문이나 수정 요청을 드리면 친절하게 답변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한가득이다. 매 프로젝트마다 우수 기자를 선정해 소정의 선물을 제공하는 시스템도 심꾸미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필자 또한 감사하게도 4월 우수 기자로 선정되었는데, 더 좋은 내용을 담은 카드뉴스를 담아야겠다고 다짐한 날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특별했던 의견 나누기
만족했던 심꾸미 활동 중에서도 필자에게 가장 의미 있었던 의견 나누기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 보려고 한다. 처음에는 단지 수료 조건을 채우기 위해 임했지만, 심꾸미 활동이 끝난 시점에서 보는 의견 나누기는 필자를 성장케 한 주된 활동이다. 앞서 필자는 사람이 궁금하다고 했다. 그럴 때는 나와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여다보는 것 또한 하나의 방법이다. 다른 심꾸미의 기사와 콘텐츠를 엿볼 수 있는 의견 나누기는 그렇게 궁금했던 사람을 알 수 있는 탁월한 방법 중 하나인 거다. 다른 심꾸미는 어떤 주제를 선정했는지, 왜 이 주제를 선정했는지, 이 주제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이 주제가 사회에서는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이 주제에 대해 심꾸미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아가 필자의 생각까지 정리하고 나면 의견 나누기는 손쉽게 끝난다. 필자의 세계는 미세하지만, 분명히 넓어져 있다. 우리는 손쉽게 우리의 세계를 넓힐 수 있다.
나를 되돌아보는 심꾸미
6개월간 사람이 왜 스트레스받고, 사랑하고, 타인의 눈치를 보고, 결핍이 생기며, 그렇게 살아가는지 파헤쳤다. 다른 심꾸미나 독자들이 읽기 편하게, 심리학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카드뉴스를 제작했다. 처음 제작한 카드뉴스는 피드백투성이인 데다. 필자가 보기에도 조금 엉성하다. 신기하게도 달이 지나면 지날수록 필자의 카드뉴스는 점점 구색을 갖춰간다. 성장한 게 오로지 카드뉴스 제작 실력이겠는가. 6개월 동안 사람에 대해 고민하고 이해하고 분석하니 생각의 깊이가 달라졌다. 필자는 우울해하는 동생에게 무조건적인 응원보다 감정을 해치지 않는 위로의 손길을 내밀 수 있게 되었고, SNS는 활동 중이면서 답장은 없는 친구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여유도 생겼으며, 남의 심기를 거스를까 봐 거절하지 못했던 지난날들과는 달리 상대방도 필자도 기분 상하지 않게 거절하는 법을 배웠다. 심리학은 사람을 탐구한다. 필자도 결국에는 사람이다. 6개월 동안 필자가 파헤친 질문은 비로소 내가 왜 스트레스를 받고, 사랑하고, 타인의 눈치를 보고, 결핍이 생기며, 그렇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좁혀진다. 심꾸미는 나를 되돌아볼 수 있었던 유일한 대외 활동이다. 소중한 나의 심꾸미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해본다. 안녕, 심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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