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민
[한국심리학신문=한유민 ]
얼마 전, 중요한 시험을 치렀다. 심꾸미 활동과 동시에 준비했던 시험이었기에, 이 후기를 쓰는 지금 시원섭섭한 감정이 든다. 간절한 마음이 컸던 만큼 긴장을 너무 많이 한 탓에, 결과는 그닥 좋지 못했다.
결과가 지난 수험생활에 대한 성적표가 아님을 안다. 나는 지난 6개월, 말도 안되게 성숙해졌고 나를 지키는 데에 그만큼이나 진심이었던 적은 없었다. 결과에 낙담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펼쳐진 길을 또박또박 나아가 무엇이든 잘 해낼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가족의 정신질환 진단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정신질환자가 겪는 여러 고통을 깊이 체감해왔다. 누군가는 다소 이상적이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오로지 '사랑' 만이 타인이 가진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에 대한 노력의 일환으로 심꾸미 9기에 지원하게 되었고, 수많은 심리학 기사를 읽고 쓰며, 사유할 수 있었다.
이제는 앞선 노력들을 상자에 넣어 예쁘게 포장하고, '변호사' 라는 내 빛나는 꿈을 향해 다시 한 번 나아가려 한다. 세상은 내 편이라 굳게 믿고.
늘 바라왔던 것처럼, 나는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내가 경험하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마냥 행복하기만 할 순 없더라도, 순간 아파하고 슬퍼하되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
빗속에서 달릴 땐 우산은 사실 없는 게 더 편하다고 한다. 비가 와도, 마음 편히 우산을 던지고 뛸 수 있는 강인함을 기르기를. 사람을 사랑할 때 사랑을 하는 사람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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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누구나 마음이 아플 수 있음을 알려준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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