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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조승현 ]


*뮤비 출처: The Volunteers 공식 유튜브


강렬한 효과를 입힌 기타 소리와 드럼이 채우는 박진감 있는 도입부를 시작으로, 공간감 있는 보컬이 등장하며 소리를 풍부하게 채운다. 하이라이트로 갈수록 나도 모르는 새에 리듬을 타게 된다.


The Volunteers라는 밴드의 S.A.D라는 곡이다. 제목은 social anxiety disorder, 한글로는 사회 불안 장애의 영어 명칭의 약자를 따온 것이다. 제목의 유래답게 가사 속의 화자는 어딘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다. 타인을 만나는 상황 속에서 느끼는 불안감, 짜증과 피로감이 전반적으로 드러나 있다. 이번 기사를 통해 노래 가사와 함께 곡 제목의 뜻인 사회 불안 장애에 대해 알아보자.





사회 불안 장애란?


가사를 살펴보기에 앞서, ‘사회 불안 장애’의 정확한 정의는 무엇일까? ‘사회 공포증’ 혹은 ‘대인기피증’이라는 명칭으로도 알려진 이 질환은 사회적 상황에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거나 불안해하는 정신장애다. 대화하거나 낯선 사람을 만나는 것과 같은 사회적 상황, 다른 사람과 함께 밥을 먹는 것과 같이 타인에게 ‘관찰될 수 있는’ 상황, 다른 사람들 앞에서 발표나 연설을 해야 하는 상황 등이 사회 불안 장애 환자들에게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이다. 다른 불안 장애와 마찬가지로 불안감을 호소하는 것이 가장 주된 증상이다. 이에 따라 과도한 걱정이나 ‘관찰되는 상황’에 대한 지나친 염려, 긴장과 초조, 짜증과 같은 정신적 반응이 일어난다. 이뿐만 아니라 근육의 긴장, 몸살 기운, 피로감, 땀 흘림, 메스꺼움, 설사, 두통, 빈뇨와 같은 신체적 반응 또한 수반된다.



The Volunteers-S.A.D


나는 곡의 가사 중 일부를 아래에 서술한 것과 같은 관점으로 감상해 보았다. 시작하기 전에, 가사의 은유적 표현과 영어 표현의 의역으로 인해 개인마다 감상평이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양해를 바란다. 또한 글 도입부의 뮤비 속 노래는 현재 발매된 음원과 다른 수정 전 데모 음원으로, 아래 첨부한 발매 음원 가사와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의미상 큰 차이는 없다. 이 점 또한 양해를 구한다.


If I could breathe so easy

내가 쉽게 숨 쉴 수 있다면

Like others do in this sickening place

다른 사람들이 이 골치 아픈 곳에서 하는 것처럼

If I could stare at people

내가 사람들을 바라볼 수 있다면

Like they do without offending them

그들이 상대가 불쾌하지 않도록 쳐다보는 것처럼


가사 속 화자는 스트레스를 받는 공간에서 다른 사람처럼 쉽게 숨을 쉬거나, 타인을 평범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힘들다고 한다. 화자가 다른 사람과 함께 지내는 순간들 속에서 느끼는 불안감과 짜증과 같은 감정 때문일 것이다.


(중략)

No more negotiation now

더 이상 협상은 없어

So you be ready for the end

그러니 마지막을 맞을 준비를 해

While I’m messing with my guy

내가 내 사람들과 어울리는 동안

You could fuck off, I’ll stop the boring age

꺼져, 난 이 지루한 시간을 끝내버릴 테니까.


화자는 더 이상 참지 않는다며, 지루한 시기를 끝내버리겠다고 선언한다. 생략된 부분을 포함해 가사 전체를 봤을 때, 화자는 자신을 힘들게 하는 사람과 상황에서 벗어나려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사 속 화자에게 있어 제목 ‘S.A.D’는 직접적인 의미로써 ‘사회 불안증’을 겪는 것 그 자체로도 해석할 수 있지만 동시에 간접적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화자는 자신을 힘들게 하는 어떠한 상황 혹은 상대방으로부터 멀어져서 지루한(괴로운) 시간을 끝내겠다고 한다. 싫어하는 것들로부터 멀어지려는 것은 사람의 본성으로 너무나 당연하지만, 어쩌면 가사 속의 화자는 그러한 자신을 스스로 되짚어볼 때, 마음속 한편으로는 실제로 상대방이 못된 사람이거나 상황이 나쁜 것이라기보다는 ‘내가 괜히 사람으로부터, 상황으로부터, 사회로부터 두려움과 불안함을 느낀 건 아닐까.’ 혹은 ‘내가 이런 것들을 견뎌내지 못할 정도로 나약하고 이상하기 때문에 그냥 도망치는 걸까’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도 모른다. 그 모습을 보며 자기 스스로를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처럼 느껴 이러한 제목을 지은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불안장애의 치료


앞서 핵심 주제로 다룬 사회불안장애를 앓고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있어 다른 사람들에게 ‘나’를 보여주며 살아가는 것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사회불안장애의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로 이루어진다.


약물치료는 앞서 언급했던 우리 몸 자체에 일어나는 증상을 낫게 한다. 발표나 공연과 같은 상황에서 큰 불안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 이전에 미리 복용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주로 항우울제,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 베타차단제 등을 사용한다.

인지행동치료를 통해서는 불안과 맞서 싸울 힘을 얻을 수 있다. 과도한 사회불안의 경우, 자신이 처한 현실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판단하지 못하는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를 인지적 왜곡이라 하는데, 치료자와 함께 자신의 생각을 점검하고 논리의 오류를 수정하며 왜곡된 인지를 교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또한 불안감을 느끼는 상황에 체계적이고 점진적으로 노출되는 노출 치료를 통해 불안감을 극복하는 훈련을 할 수 있다.



글을 마치며


우리와 친숙한 ‘음악’이라는 매체를 통해 누군가에겐 생소할 수도, 누군가에겐 익숙할 수도 있는 사회 불안 장애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전에 비해 정신과 진료를 받는 사람들이 늘었고 상담 역시 활발해진 현대사회에서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이 이전보다는 많이 나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정신병리와 관련된 단어 자체에 선입견을 품고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 오늘 소개한 사회 불안 장애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신질환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며 어떤 일이나 상황이 자신에게 버겁게 느껴질 때, 스스로를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나 자책하지 말자. 무작정 자신을 탓하기보다는 이런 '나'의 모습도 받아들이고, 적절한 치료와 함께 오늘 소개한 The Volunteers의 S.A.D를 들으며 위로를 얻고 공포를 천천히 극복해 나가는 작은 계기를 마련해 보는 건 어떨까.




*참고 문헌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2021). URL:https://www.mentalhealth.go.kr/portal/disease/diseaseDetail.do?dissId=68

세브란스 건강정보. (2020). URL:https://medicine.yonsei.ac.kr/health/encyclopedia/disease/body_board.do?mode=view&articleNo=66632&title=사회불안장애+[Social+anxiety+disor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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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9-02 15: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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