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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 오늘 휴일이니까, 우리 박물관 가자! - 효과적인 박물관 교육이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
  • 기사등록 2024-09-02 15: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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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이채현 ]



어릴 적 기억을 되짚어보면, 박물관에 갔던 기억이 한 번쯤은 떠오를 것이다. 대부분 어린아이들은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무엇인지도 잘 모르는 박물관으로 들어가 처음 보는 그림과 전시품들을 눈에 담는다. 한편으로는 다 크면 기억도 하지 못할 것들을 왜 굳이 박물관까지 데리고 가서 보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박물관의 가치는 아동이 혼자서 지식을 습득하고 기억에 남겨두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아동 발달 이론 중 피아제의 가정에 따르면,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정신적으로 활동적이며, 정신적, 신체적 활동은 모두 그들의 발달에 기여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구성주의적 접근에 따르면 아이들은 자신의 경험에 반응하여 스스로 지식을 구축한다.


박물관은 우리 사회 발전 과정의 정서적 문화적 장면들을 담아둔 하나의 장이다. 실제로 박물관의 00시대, 00나라 라는 전시관에 들어가면 그 나라 그 시대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교육 수단 중 하나로써 박물관 교육은 어떻게 아동의 긍정적인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아동은 어떻게 발달하는가


발달 심리학에서의 인지발달이론 중 사회문화적 이론에 따르면, 다른 사람들과 주변 문화는 아이들의 인지 발달에 크게 기여한다. 즉 아동의 발달은 타인(부모, 교사, 친구 들 등)과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일어난다고 보았다. 이때 "안내된 참여"라는 개념이 등장하는데 이에 따르면 아이들을 자연적으로 놔두면 발달이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아동이 인지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면 높은 수준의 인지 발달을 한다. 안내된 참여는 부모, 혹은 지식 체계가 발달한 타인이 지식이 부족한 아동의 활동을 조직하는 과정인 유도 참여에 중점을 둔다. 이는 아동이 행동을 조직하도록 길을 안내해 주고, 점점 수준 높은 활동들에 참여해서 체계적으로 발달한다는 이론이다. 



사회적인 학습자인 우리 아이들


사회문화 이론가인 레프 세묘노비치 비고츠키(Lev Vygotsky)는 아동들이 기술과 이해를 얻는 데 도움을 주는 타인과 연결된 "사회적인 학습자"라는 이론을 내세웠다. 여기에서 아동의 사고 처리 단계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 부모들은 아동이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두 번째, 아동은 이를 통해 사적인 언어를 발달시킨다. 스스로 지시를 내려 어떤 행동을 하겠다고 자신에게 이야기하며 내적인 언어로 들어가게 된다. 마지막으로 이 내적인 언어들은 결국 내적인 생각으로 이어진다. 이 세 가지 단계를 통해서 아동은 사고를 발달시켜 나간다고 보았으며, 즉 아동은 사회적인 상호작용을 통해서 인지 발달을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사회문화이론의 핵심 이슈 중 하나는 ‘사회적 비계’이다. 사회적인 비계는 아동이 좀 더 높은 수준에서 사고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인 틀이다. 즉 유능한 사람들이 아동을 지원해주는 임시 작업 틀을 제공해 주는 과정을 말한다. 아동은 이를 통해 높은 차원의 발달을 하게 되고, 이것이 더 질 좋게 투입될수록 아동의 발달은 상층으로 가게 된다.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경험적 기억은 자전적 기억으로 발달된다. 아동은 자신의 지식 체계 발달을 위해 이 자기 기억을 많이 쓰게 되고, 기억이 높은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 그래서 부모들은 자서전적인 기억을 많이 사용하여 아동을 교육하고 아이들의 기억을 점차 더 풍부하게 만들어 주게 된다. 


즉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가게 된 박물관에서의 아동의 경험은 부모님이 아이들을 위해서 박물관으로 데려가는 그 마음, 행동과 아이들이 박물관에서 느끼고 본 감정들이 합심하여 이루어지는 장면인 것이다. 한 마디로, 그것은 아이들과 부모님의 훌륭한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회문화이론에서는 이러한 사회적인 상호작용에서 생각을 전달하는데 사용되는 시스템, 공예품, 기술 및 가치를 상징하는 문화적 도구에도 중점을 둔다. 문화적 도구는 상징물로써 여러 문화적인 체계들, 기술들, 문화적으로 내려오는 여러 가치들 같은 것들이 우리 사고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박물관 교육, 왜 필요한가?


이러한 사회문화이론을 바탕으로 보았을 때, 아동들의 효과적이고 긍정적인 발달을 이끌기 위해서는 박물관 교육이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박물관의 존재, 그에 남아있는 유물과 역사적 산물은 우리 사회 발전 과정의  정서적 문화적 측면들을 담아둔 것이다.


이러한 박물관 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우리나라의 문화, 생활패턴, 과거를 살아온 인간의 지혜와 이야기들이 바로 이 박물관의 유물들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과거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우리의 옛날을 기억하고 전달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일 뿐 아니라 사회화 과정의 하나이며 아이들의 긍정적 발달과 정체성, 사회성을 높일 수 있는 문화적 도구이다.  


박물관 교육은 사회문화이론에서 주장하는 아동의 지식 체계와 자전적인 기억을 발달시킬 수 있는 또 하나의 도구를 제공한다. 박물관 시스템 상 아동이 박물관 교육에 접근할 수 있는 계기는 양육자의 지원과 유도에 의해서 비롯된다. 직접적인 양육자 뿐만 아니라 도슨트, 전문 해설사들로 구성된 박물관 전문가들은 박물관 교육의 이해를 돕는 역할을 한다. 


박물관 교육은 전문적인 시스템과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는 문화 학습의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아동들의 어린 시절부터 양육자의 주도로 이루어지는 박물관 교육의 경험은 아동에게 자전적 기억의 형태로 남는다. 그리고 문화를 바탕으로 한 학습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지식과 역량의 발달에 영향을 주게 된다.


박물관의 전문가들과 양육자는 사회적인 비계로서 사회적인 학습자인 아동과 상호작용한다. 따라서 가끔 부모님이 바쁜 시간을 내어 아이의 손을 잡고 박물관으로 이끄는 것은, 혼자 하는 공부가 아닌 부모님과 함께 즐겁게 공부했던 하나의 추억이 된다. 따라서 아동의 박물관 교육은 어린 시절 부터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문화적 도구의 효과를 최대한으로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사회적 경험이 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 문헌>

1) Robert Siegle, Jenny R. Saffran,  Nancy Eisenberg , Judy DeLoache , Elizabeth Gershoff. 2019. 발달심리학. 시그마프레스

2) 고려대학교 심리학부 허지원 교수. 발달심리학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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