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한국심리학신문=김이수현 ]


더 이상 볼 수 없는 그 사람을 떠올릴 때, 우리는 그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별이라는 감정은 모든 인간이 겪는 감정이지만, 아직 우리는 그 감정에 익숙해지지 않는다. “한순간에 자신이 알던 사람과 이별해야 하는 일은 매우 슬픈 일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야 친구가 그 자리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스스럼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늘 함께했던 이와의 이별은 그것이 일시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늘 우리를 견딜 수 없게 한다.” -오스카 와일드[잠언집]. 모든 사건은 언젠가 시간이 해결해 주기 마련이다. 다만 시간이 지남에도 불구하고 감정은 우리의 곁을 맴돌며 남아있다. 누군가를 보고 싶어 하는 감정과 그리워하는 감정은 한 끗 차이다. 떠나보내는 것과 떠나가는 것 또한 한 끗 차이다.


PIXABAY

 

보고픔과 그리움


이별에는 두 종류가 있다. 영원히 볼 수 없는 이별, 그리고 떠나보내는 이별. 전자로 인한 슬픔은 영원히 내 안에 남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후회가 밀려오고 ‘그때 그렇게 하지 말아야 했는데’라는 생각도 든다. 일상을 살아가다 가도 존재의 부재가 천천히 나를 우울로 물들인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리움과 고마움의 감정이 나에게 남는다. 비록, 슬픔이 함께 동반된다고 할지라도 함께 했던 그 시간을 그리워하면서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나는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는데, 나에게 너무 많은 것을 준 것에 대하여 미안함과 감사함도 느낀다. 그렇게 우리는 다시 일상을 살아가게 된다. 

 

떠나보내는 이별은 무엇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 연인 혹은 친구와 크게 싸우고 서로에게 마음이 떠나보내는 이별이라 생각해 볼 수 있다. 서로에게는 각자의 기대치가 있고 그것을 충족 시켜주거나 받는다. 다만, 서로의 기대치가 다를 때 문제가 생긴다. 나는 좋아하기 때문에 잘해주었는데, 그 사람은 나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을 수 있다. 인간관계가 Give and Take로 단정 지을 수 없다 하더라도, 나에게 실망의 감정만 남아 있다면 인연의 끝을 생각하게 된다.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을 때, 돌아오는 대답이 내가 예상했던 것과 다를 때.’ ‘나를 친구로서 존중해주지 않는 것 같을 때.’. 누군가에게 바라던 사소한 것 조차도 나에게 돌아오지 않을 때. 관계에 회의감이 오고 사람 간의 관계에 대하여 회의감이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


이러한 이별들을 마주하였을 때, 우리는 인생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내가 그동안 해왔던 행동과 말들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을까, 혹은 누군가에게 기쁨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상상도 해본다. 이별이라는 감정은 우리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인생의 교훈도 준다. ‘현재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자.’, ‘주변 사람들에게 잘해주자.’, ‘나를 만만하게 보는 사람들에게 잘해주지 말자.’, 상처를 받은 뒤 사람에게 정을 주지 않겠다 수없이 대뇌이지만, 결국 사람에게서 삶의 의미와 온정을 느끼는 것이 인간이다. 삶의 의미는 한 단어로 정의할 수 없는 복잡한 것이다. 이별을 경험한 뒤, 삶을 살아가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느껴진다면, 잠시 삶의 쉼을 가지고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어떨까? 그. 사람과 함께 한 순간들을 되새겨 보며, 고마운 감정들을 간직하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도 해보며 잠시 멈추어 보는 것이다.


가시 같은 말을 내뱉고
날씨 같은 인생을 탓하고
또 사랑 같은 말을 다시 내뱉는 것

사랑 같은 말은 내뱉고
작은 일에 웃음 지어놓고선
또 상처 같은 말을 입에 담는 것


그렇게 살아가는 것-허회경


보고 싶다는 것, 그리워한다는 것. 가능과 불가능의 차이. 그 한 끗 차이. 당장 보고 싶은 주위의 사람들에게 잘해주자. 그리워하기 전까지, 최선을 다해 잘해주자. 비록 후회감이 밀려오더라도, 고마운 순간을 간직하며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별은 필연적이다는 말, 그리고 이별을 받아들이는 일은 인간에게 평생 주어진 과제가 아닐까.






지난 기사보기

정해져 있는 행복

건강한 일 중독자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psytimes.co.kr/news/view.php?idx=9156
  • 기사등록 2024-09-27 16:48:52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