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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박지우A ]




노는 게 제일 좋아

친구들 모여라

(<뽀롱뽀롱 뽀로로 1기> 주제가 中)


 

<뽀롱뽀롱 뽀로로>는 2003년부터 약 10년간 방영된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으로, 방영 당시 국내 애니메이션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자라나며 <뽀롱뽀롱 뽀로로>의 주제가를 모르기 쉽지 않다. 주제가에서 뽀로로는 '노는 게 제일 좋아'라고 말한다. 그리고 실제로 <뽀롱뽀롱 뽀로로>에는 매 회차에 다양한 놀이가 등장한다. 이러한 놀이 요소들의 빈번한 등장이 <뽀롱뽀롱 뽀로로>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아동의 보편적인 욕망을 충족해 주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이들은 <뽀롱뽀롱 뽀로로>의 등장인물들과 같이 대부분의 시간을 놀이하는 데 소모한다. 이와 상통하게, 교육부에서는 '놀이 중심' 교육을 강조하며 교사의 사전 계획을 최소화하고 아동이 놀이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수립하고 운영할 것을 권장한다. 또한 UN에서는 아동권리협약 제31조("모든 어린이는 자신의 연령과 발달에 적합한 놀이와 여가를 즐길 권리가 있다.")를 통해 아동의 놀 권리를 보호하고자 한다.

 

대체 놀이는 무엇이고, 어떠한 기능을 하기에 여러 곳에서 강조되는 것일까.

 


놀이가 뭐길래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놀이는 '여러 사람이 모여서 즐겁게 노는 일. 또는 그런 활동'이다. 단순히 허공의 먼지를 바라보는 것 또한 즐거움을 느낀다면 누군가에게는 놀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가 아이에게 허공의 먼지를 바라보고 있으라고 명령한다면, 이는 놀이라고 할 수 있을까?

 

Frost와 Klein에 따르면, 누군가가 명령을 함으로써 이루어지는 모든 것은 놀이로써의 성질을 잃게 된다. 즉, 같은 행위라도 아동이 자발적으로 행하는 것은 놀이가 될 수 있지만, 누군가의 명령으로 행해지는 것은 놀이가 될 수 없다. 놀이에 관한 다양한 견해가 있고, 그만큼 놀이와 다른 일을 구분하는 기준은 불분명하지만, 많은 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설명하는 놀이의 특성은 바로 자발성이다. 이는 아동 스스로가 만들어 내는 놀이 상황이 성인이 만들어 주는 놀이 상황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개별 아동이 보이는 놀이적 특성은 특정한 메시지를 지니며, 타인이 개입하는 순간 그 의미는 퇴색된다.

  

 

놀이의 기능



그렇다면 아동의 놀이가 가진 메시지는 무엇일까. 

 

먼저, 놀이는 아동의 발달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 알려준다. 아동의 놀이 상황 속에서 나타나는 아동의 움직임과 말, 타인과의 관계는 아동의 신체, 정서, 사회성, 인지 등 다양한 분야의 발달 정도를 보여준다. 아동이 놀이하는 모습을 관찰함으로써 특정 분야가 어느 정도 발달했는지 알아볼 수 있는 것이다. 나아가, 양육자 및 보육자는 발달 상황을 세심히 관찰함으로써 놀이를 통해 아동의 발달을 도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동의 신체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면, 바깥 놀이 시간을 늘려 줌으로써 대소근육의 발달을 도와줄 수 있는 것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동에게 특정 놀이를 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아닌, 아동의 관심사나 발달 정도에 따라 자연스레 해당 놀이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다. 

 

다음으로, 아동의 놀이는 아동의 부정적 정서를 보여주기도 한다. 아동은 자신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이 미숙하며, 파악할 수 있다고 해도 이를 말로써 정확히 표현할 만큼 언어 능력이 출중한 아동은 드물다. 또한 두 능력 모두를 지닌 아동이라고 해도, 부정적 정서를 지닌 아동이라면 타인에게 내면을 드러내는 것을 꺼리고 위축된 모습을 보일 것이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아동은 자신이 가진 부정적 정서를 놀이를 통해 재현하기 때문에, 양육자 및 보육자는 아동의 놀이를 통해 아동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놀이가 기능하기 위하여



이처럼 아동은 놀이를 통해 양육자와 보육자에게 다양한 신호를 보낸다. 그 신호를 알아차리는 것은 양육자와 보육자의 몫이다. 놀이라는 돋보기를 통해 아동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도와주기 위해서는 돋보기만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 돋보기로 대상을 보고자 하는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들의 놀이가 놀이일 수 있도록, 그리고 그 놀이가 아이들의 성장을 도울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잠시라도 더 관심을 가져 주는 것은 어떨까.





참고문헌

1) 장수경. (2016). <뽀롱뽀롱 뽀로로>에 나타난 놀이 연구 -<뽀롱뽀롱 뽀로로> 1기 52편을 중심으로. 아동청소년문학연구, 18, 241-277.

2) 2019 개정 누리과정

3) 이숙재(2019). 영유아 놀이 이론과 실제. 서울:창지사

4) 이순행. (2016). 치료적 관계와 놀이의 발생. 놀이치료연구, 20(2), 4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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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10-17 14: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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