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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박지연 ]

 

지난 2020년 일명 ‘스타벅스 300잔 빌런’ 사태가 있었다. 여름 한정 사은품인 레디백을 받기 위해 커피 300잔을 주문한 후 레디백과 커피 1잔만을 가지고 간 것이다. 나머지 299잔의 커피 중 대부분은 폐기하게 되었으며 이 일이 알려진 후 한정판 사은품 구매 및 소유에 대한 지나친 욕구에 관심이 쏠렸다. 이외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포토카드나 포스터 등을 갖기 위해 앨범을 사재기하거나 오픈런도 불사하는 경우도 많다. 

 

필자 역시 좋아하는 바오페밀리. 부산시 소통 캐릭터 부기, 도구리 등 좋아하는 캐릭터들이 있고 이들의 굿즈가 출시되면 갖고 싶다는 소유욕이 불타오른다. 필자를 비롯한 사람들은 왜 이렇게 한정판 사은품 혹은 굿즈에 진심인 것인지 그 이유를 심리학적 접근으로 파해쳐보자.

 

야외, 지방 자치 단체 또는 기타 공공 행사에서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의 그룹 - 줄을 서다 뉴스 사진 이미지

 

굿즈, 오픈런. 그게 뭔데?


MD(Merchandise)라고도 하는 굿즈(goods)는 연예인 또는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파생 상품으로 사진, DVD, 각종 소품 등이 있다. 원래는 상품, 제품이라는 뜻이지만 대중문화에서는 연예인 관련 소품 및 사진 또는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담긴 엑세서리, 스티커, 티셔츠 등을 일컫는 말이다(시사상식사전). 

 

2023년 엘리트 학생복에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020세대 10명 중 9명 이상이 굿즈를 구매해본 경험이 있고 굿즈를 사기 위해서는 오픈런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그럼 오픈런은 무엇일까?

 

오픈런(open run)은 간단히 말하자면 ‘개장하자마자 달려가서 구매하는 행위’를 뜻하는 말로, 희귀한 상품을 얻기 위해 가게가 문을 열기 전부터 줄을 서고 문이 열리자 마자 달려가듯이 제품을 구매하는 행위를 뜻한다. 인기가 많은 상품의 경우 밤을 꼴딱 새서 줄을 서고 접이식 의자나 텐트 등을 가져오는가 하면 ‘오픈런 아르바이트’까지 생겨났다. 오픈런은 상품 뿐만 아니라 유명 팝업스토어나 디저트 가게, 전시회 등도 예외는 아니다. 굿즈 열풍, 굿즈 경제라는 말에 이런 현상이 잘 반영되어 있다.

 

 

굿즈에 열광하는 심리는?


원하는 상품을 손에 넣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걸까?

첫째, ‘심리적 만족감’이다. 최근 굿즈 트렌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높아지고 적극적으로 구매에 나서는 20-30대 소비자들에 대한 분석을 참고해보자. 이들은 가격보다 심리적 만족을 더 중요시하는 ‘가심비‘, ‘나를 위한 소비’를 택한다. 가격이 아무리 비싸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 혹은 캐릭터의 굿즈를 가질 수만 있다면 어떤 노력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 경향에 대응하기 위해 굿즈 구매와 체험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나 컬라보레이션 등의 방식을 택하는 사례가 많다. 

 

둘째, 굿즈에 대한 인식의 영향이다. 굿즈의 인식에 대해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굿즈는 대부분 앨범이나 음료 등 메인 상품을 구매하면 받을 수 있는 ‘공짜’라는 인식이 있다. 따라서 공짜인 사은품 혹은 굿즈를 못 받게 되면 억울한 심리가 작용한다. 또한 시즌 한정판이라는 말이 ‘지금 놓치면 다시는 못 가진다.’는 심리적 압박감을 준다. 

 

젊은 층은 개성과 희소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한정판 굿즈에 대한 관심이 기장 높은 집단이다. 2020년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실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선호하는 브랜드나 가수 등의 상품을 더 자주 접할 수 있고 소수의 한정판 제품을 갖는다는 느낌 그리고 굿즈 수집을 취미로 한다는 응답 등이 있었다.

 

 

마치며


자신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나 가수 혹은 캐릭터 굿즈를 소비하고 수집하는 것은 개인의 정체성과도 관련된다. 또한 원하는 굿즈를 얻기 위해 돈을 모으고 발품을 팔아 마침내 손에 넣었을 때 그 기쁨과 희열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굿즈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과해져 ‘스타벅스 300잔 빌런’이나 ‘포켓몬스터빵’과 같이 사재기 후 굿즈만 가지고 대량의 음식들을 폐기하거나 자신의 경제력을 초과하는 소비행위를 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취미와 만족감을 충족시키는 것도 좋지만 절대 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꼭 기억하자.




참고문헌

  1. 1) 김덕준. (2020년5월24일). ‘스타벅스 레디백 받으려 커피 300잔 주문,,,중고사이트선 웃돈 거래’. 부산일보. 스타벅스 레디백 받으려 커피 300잔 주문…중고사이트선 웃돈 거래 - 부산일보 (busan.com).
  2. 2) 유선희. (2023년5월26일). ‘’오픈런’도 오케이…1020세대 94% “굿즈 사봤다”’. 한겨래. ‘오픈런’도 오케이…1020세대 94% “굿즈 사봤다” (hani.co.kr).
  3. 3) 이영민. (2020년5월30일). ‘사은품 받으려 커피 300잔을 한번에..그들의 이유있는 집착’. 머니투데이. 사은품 받으려 커피 300잔을 한번에…그들의 이유있는 집착 - 머니투데이 (mt.co.kr).
  4. 4) 추동훈. (2020년9월1일). ‘레디백이 촉발 ‘웃돈 얹어 사는 굿즈’…카페-주류 등 업계에서 필수 마케팅 수단 정착’. 매일경제. 한정판 굿즈에 푹 빠진 대한민국, 스타벅스 레디백이 촉발 ‘웃돈 얹어 사는 굿즈’… 카페·주류 등 업계에서 필수 마케팅 수단 정착 - 매일경제 (mk.co.kr).
  5. 5) 허미담. (2023년3월25일). ‘[청춘보고서] ‘맑은 눈의 광인’ 사려고 오픈런—굿즈에 진심인 MZ’. 아시아경제. [청춘보고서] '맑은 눈의 광인’ 사려고 오픈런..굿즈에 진심인 MZ - 아시아경제 (asiae.co.kr).
  6. 6) [네이버 시사상식사전] 굿즈, 오픈런 정의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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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10-24 13: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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