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원
[한국심리학신문=이주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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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끝날 무렵, 많은 사람들이 같은 말을 한다. “벌써 잘 시간이 되었네.” 아침부터 저녁까지 끝없이 쏟아지는 일정에 시달리며 바쁘게 하루를 보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일은 미뤄졌다. 그런데, 이 같은 경험은 개인의 경험일 뿐일까? 하루 24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어떤 이들은 여유를 가지고 일을 처리하는 반면, 다른 이들은 계속해서 바쁘게만 느껴지는 걸까?
심리학을 통해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한다. 시간 관리의 실패는 단순히 많은 일정 때문이라기보다 우리의 심리적 원인에 따른 행동 패턴에 깊이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시간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계획의 오류'다. 이는 일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끝날 것이라고 믿는 심리적 경향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업무를 할 때 대개 "이 일은 2시간이면 끝나겠지"라고 예상하지만 실제로는 4시간이 걸리기 일쑤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거나 예상 외의 변수를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유사한 작업을 완료하는 데 걸린 시간을 돌이켜보고, 그 시간을 기준으로 계획을 세우면 과도한 낙관을 피할 수 있다. 이처럼 현실적인 시간 배분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긴급한 일과 중요한 일을 구분하라.”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유명한 말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긴급한 일에 치여 중요한 일을 놓치게 된다. 이메일 답장이나 당장 처리해야 할 업무는 성취감을 주지만, 장기적인 목표와는 거리가 멀다.
시간 관리를 잘 하려면 우선순위가 명확해야 한다. ‘긴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을 미루지 않기 위해서는, 중요도를 기준으로 일을 나누고, 장기적인 목표를 실현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아이젠하워 매트릭스’를 활용할 수 있다. 이는 일을 중요도와 긴급성에 따라 분류하는 방식으로, 중요한 업무부터 처리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게 돕는다.
시간을 낭비하게 되는 또 다른 이유는 주의 분산이다. 스마트폰 알림, 이메일, 메신저 등은 우리의 집중력을 끊임없이 방해한다. 연구에 따르면, 한 번 집중이 흐트러지면 다시 원래의 집중 상태로 돌아오기까지 평균 23분이 걸린다고 한다. 즉, 몇 초의 방해가 우리의 생산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것이다.
따라서, 시간을 관리하려면 주의 분산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중요한 업무에 집중할 때는 스마트폰의 알림을 끄거나, 물리적으로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 곳에 두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집중할 시간을 명확히 설정하고, 그 시간 동안에는 다른 모든 일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완벽주의 역시 시간 관리의 큰 걸림돌이다. 모든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려는 마음은 오히려 일을 미루게 만들고, 마감 시간을 놓치게 한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완벽주의적 프로크라스티네이션’이라고 부르며, 이는 결국 효율성을 떨어뜨린다고 경고한다.
완벽주의를 극복하려면 완성도보다는 진행도를 우선시해야 한다. 일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작한 뒤 점차 개선해 나가면서 일을 완성해 나가는 것이 최종적으로 더 효율적이다.
시간 관리는 단순히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심리적 특성과 환경을 이해하고, 그에 맞게 전략을 세우는 과정이다. 우리가 왜 시간을 낭비하는지, 어떤 심리적 요인들이 이를 방해하는지 알아가는 것이 시간 관리의 첫걸음이다. 그 다음은 실천이다. 계획의 오류를 줄이고, 우선순위를 세우며, 집중력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제거하는 작은 변화가 모여, 더 효율적인 하루를 만들어낼 것이다. 이 기사는 시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간을 ‘관리’할 수 있는 4가지 방법을 소개하였다.
참고문헌
1) 김미경. (2018). 시간을 지배하는 기술.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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