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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 어제보다 더 나은 나를 만나는 여정 '인지행동치료'
  • 기사등록 2024-12-20 08:5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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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정연수 ]



인지행동치료란 무엇인가?




인지행동치료란 (Cognitive Behavioral Therapy, CBT)는 심리치료의 한 형태로, 개인의 생각, 감정, 행동 간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변화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이 치료법은 주로 우울증, 불안장애, 강박장애,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다양한 정신 건강 문제를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다.


현재 인지행동치료는 1세대의 행동치료와 2세대의 인지치료를 지나 3세대의 흐름으로 진화하고 있다. 3세대의 흐름은 크게 ‘수용’ 중심의 흐름과 ‘통합’ 중심의 흐름으로 나뉘는데, 수용 중심의 흐름으로는 수용전념치료, 변증법적 행동치료, 마음챙김에 기반한 치료 등이 있고, 통합 중심의 흐름으로는 심리도식치료 등이 있다. 또한 인지행동치료는 좁은 의미로 Beck의 전통적인 인지행동치료를, 넓은 의미로 이러한 전체적인 흐름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쓰인다.


이 치료는 인지 매개 가설, 즉 ABC 모형을 기반으로 한다. A(Antecedent Event)는 선행 사건, C(Consequence)는 결과, 그 사이에 B(Belief) 생각이 매개하고 있다고 가정한다. 좀 더 설명하면, 우리는 사건(A) 그 자체가 아니라 사건에 대해 부여한 의미, 즉 ‘생각(B)’으로 인해 고통(C)을 받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지행동치료에서는 생각의 중요성을 밝히고, 그 생각을 보다 현실적이고 타당한 생각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여러 생각 중에서도 ‘지금 여기(here & now)’에서 떠오르는 ‘자동적 사고’를 다루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자존감이 낮은 내담자에게 적용한 '인지행동치료'


 


실제로 나는 대학교 4학년 상담심리학 전공 실습을 진행할 때 내담자에게 ‘인지행동치료’가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어린 시절 대인관계에서의 상처로 인해 자존감이 낮다고 호소한 내담자에게 인지행동치료(CBT)가 효과적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CBT는 개인의 부정적인 사고 패턴을 인식하고 수정하는 데 중점을 둔다. 


어린 시절의 상처는 종종 왜곡된 자기 인식을 형성하게 만들며, 이는 "나는 가치가 없다"라거나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는 부정적인 믿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 CBT는 이러한 비합리적인 사고를 도전하고, 보다 긍정적이고 현실적인 사고로 대체하는 과정을 통해 내담자가 자신의 가치를 재인식하도록 돕는다.


둘째, CBT는 행동 변화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존감이 낮은 내담자는 종종 사회적 상황에서 회피하거나 소극적인 행동을 보일 수 있다. 실제로 내담자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잘 전달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하였다. CBT는 내담자가 새로운 행동을 시도하고, 긍정적인 경험을 통해 자존감을 높일 수 있도록 격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작은 사회적 상호작용부터 시작하여 점차 더 많은 사람과의 교류를 시도하게 함으로써, 성공적인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쌓을 수 있다.


셋째, CBT는 문제 해결 기술과 대처 전략을 가르쳐 준다. 


내담자는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이해하고, 스트레스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이는 자존감 회복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내담자가 자신의 감정을 관리하고, 대인관계에서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예상한다.


마지막으로, CBT는 내담자가 자신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치료 과정에서 내담자는 자신의 사고와 행동을 스스로 점검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게 되며, 이는 자존감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자기 관리 능력은 치료 종료 후에도 지속해서 자신의 정신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인지행동치료는 어린 시절의 대인관계 상처로 인해 낮아진 자존감을 회복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접근법이 될 수 있다. 


실제 인지행동 상담의 시작에서 내담자는 사람들과 대화할 때 상대방이 기분을 나빠할까 봐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경향은 내담자의 자존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상담의 주요 초점이 되었다. 상담자는 내담자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타인과의 소통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였다.


내담자와 함께 설정한 앞으로 일주일간의 목표는 '새로운 사람들과의 소통을 늘리기 위한 작은 목표'와 '하루에 본인의 감정 단어 3가지만 이야기하기'였다. 이러한 목표는 내담자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타인과의 소통을 통해 자존감을 높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되었다. 내담자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방법과 전략을 논의하며, 실천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도록 유도하였다.


상담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자기 돌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비 포옹법'을 소개하였다. 이 기법은 어린 시절 대인관계에서 좋지 않은 기억으로 인해 현재 대인관계에서 겪는 스트레스와 불안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자기 치유 기법이다. 상담자는 내담자가 이 기법을 통해 감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안내하며, 실제로 일주일 동안 실천해 보도록 권장하였다. 나비 포옹법은 긴장되거나 괴로운 장면이 떠오를 때 자기 몸을 좌우로 두드리며 스스로 안심시키는 방법으로, 내담자가 이를 통해 감정을 다루는 데 실질적인 도구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였다.


이번 상담은 내담자가 긍정적인 경험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는 데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내담자가 설정한 목표를 지속해서 점검하고, 앞으로의 회기에서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함께 논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내담자가 더욱 자신감 있게 소통하고, 긍정적인 자기 대화를 지속할 수 있도록 지지할 것이다. 아직 5회기 밖에 진행하지 않았지만, 내담자는 그동안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경험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목표를 설정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얻었다고 느꼈다고 말하였다. 이러한 과정은 내담자가 자기 내면을 이해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더 깊이 알아가는 시간, 어제보다 더 나은 나를 만나는 여정을 '인지행동치료'로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참고문헌 

1) 김윤지. "인지과정 중심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이 대학생의 우울감 감소에 미치는 영향." 국내석사학위논문 순천향대학교 대학원, 2022. 충청남도 

2) 신혜윤. "인지행동치료에 대한 이론적 고찰." 국내석사학위논문 인제대학교 교육대학원, 2016. 경상남도 

3) 한국인지행동치료학회. "인지행동치료학회지 발간 규정 외." 인지행동치료 19.1 (2019): 133-152. 

4) 조용래. "역기능적 신념의 변화가 인지행동치료 후의 사회불안증상의 개선을 예측하는가?." 인지행동치료 20.2 (2020): 115-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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