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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김이수현 ]


‘원한을 품고 있는 것은 독을 마시고 상대방이 죽는 것을 기대하는 것과 같다.’. 누군가를 용서한다는 것은, 힘든 일일까? 필자는 용서에 대하여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실은, ‘누군가를 용서한다.’ 보다는 ‘더 이상 그 사람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는 느낌이 크다. 하지만 용서라는 것은 인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용서는 ‘지은 죄나 잘못한 일에 대하여 꾸짖거나 벌하지 아니하고 덮어 줌.’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잘못을 벌하지 않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의미가 크다. 혹시 누군가를 용서한 경험이 있는가? 피해자의 입장에서 용서하기란 ‘피해자가 자신에게 잘못한 사람에게 분노나 적개심, 원한을 없애고 오히려 그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도덕적 과정이다.’. 나를 화나게 했던 존재에게 공감하고 이해하기란 힘들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어떤 이를 용서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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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웰빙에 대하여


용서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감소시킨다. 지속되는 분노는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어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용서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낮은 수준의 우울증과 불안, 높은 수준의 행복감을 경험한다. 누군가를 용서하기란 처음에는 어려운 일이지만, 시간이 지나고 받아들이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마음의 평화를 가져온다, 또한 심리적 고통을 줄여주는 데 효과적이다. 용서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과거의 고통과 분노에서 벗어나 현재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이는 우리의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고 정서적인 안정을 줄 수 있다. 단순히 화가 난 사실을 잊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이해하고 받아들임으로써 우리는 심리적 웰빙을 유지할 수 있다. 단순히 심리적인 요인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인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미국 심리학회(APA)의 연구에 따르면, 용서가 심혈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줄어들 때 수명도 연장된다고 보고했다. 또한 한 연구에서는 용서하기가 장기적으로 스트레스 지수를 낮추고 수면을 개선하여 정신 건강에 유익하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렇듯 용서는 심리적, 신체적인 건강에 큰 도움을 준다.

 


그보다 더 나아가서


심리적, 신체적인 것보다 중요한 사실이 있다. 바로 사람 간의 관계. 인간관계는 행복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누군가를 용서한다는 마음은 그 사람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 그리고 관계를 이어 나갈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 그 이상의 의미를 내포한다. 누군가와 신뢰를 회복하고, 갈등이 해결되고, 진심을 확인하는 것은 인간관계에 있어 중요한 지점이다. 심리학자 Worthington은 용서가 관계 재구축의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특히 가족, 친구와 같은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서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고 말하였다. 또한 가까운 관계가 아니더라도 공동체의 입장에서 용서란 큰 의미를 가진다. 공동체 내에서 용서라는 상호작용이 일어나면 갈등이 줄어들고, 협력이 늘어나 사회적 유대감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사회적 연결성을 강화할 수 있다.

 

“지혜로운 사람은 용서하기를 서두를 것이다. 왜냐하면 지혜로운 사람은 시간의 참된 가치를 알기 때문에, 불필요한 고통 가운데 시간을 허비하며 고통받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무엘 존슨. 용서는 타인과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는 과정이다. 용서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누군가의 입장에 서서 자신을 바라볼 때, 스스로의 잘못이 하나도 없다고 단정 지을 수 있을까? 상대방의 잘못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과 더불어 나의 잘못도 받아들인다면 이는 관계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심리적인 안정, 신체적인 건강을 넘어 타인과의 관계, 그리고 자신의 웰빙에도 도움을 주는 중요한 도구. 개인을 넘어 공동체와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상호작용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용서라는 것은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시도’는 해볼 수 있지 않은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관계를 방치시키는 것 보다는, 누군가를 용서하고 받아들이는 것.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중요한 밑거름이 될 수도 있다. 용서받는 당사자보다 용서하는 당신에게 더 큰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1) Dan Mager MSW, 'The Mental Health Benefits of Forgiveness', Psychology Today, July 10 2023,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some-assembly-required/202307/the-mental-health-benefits-of-forgiveness

2) Worthington, E. L. Jr. (2005). Forgiveness and Reconciliation: Theory and Application.

3) 이아롱,and 구재선. "용서와 성격 특성의 관계: 누가 용서를 하는가?." 한국심리학회지 사회 및 성격 23.3 (2009): 89-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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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12-19 07:3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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