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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김다빈 ]

 

12월이 되면 거리마다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고, 반짝이는 조명 장식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많은 사람에게 이 시기는 설렘과 기쁨의 계절로 여겨지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화려함 속에서 우울함을 느끼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는 흔히 '연말 블루스'로 불리는 심리적 현상이다.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인사말에 담긴 기쁨의 메시지가 오히려 일부 사람들에게 심리적 압박감이나 우울감을 줄 수 있다. 상대적 박탈감, 스트레스마스(Stressmas)와 같은 신조어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단순한 축제 기간을 넘어 복잡한 감정의 시기로 변모했음을 보여준다.



'연말 블루스'의 주요 원인: 상대적 박탈감과 고립감


크리스마스 시즌은 화려한 장식과 따뜻한 가족의 이미지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상적인 모습은 오히려 사람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행복하고 풍족한 크리스마스를 보낸다는 전제가 모든 곳에 깔려 있지만,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스스로가 소외된 듯한 감정이 든다.


특히 SNS는 이러한 감정을 더욱 심화시키는 매개체가 된다. 누군가의 크리스마스 모임 사진이나 풍성한 선물 더미를 보면 이를 자신의 상황과 비교하게 되고, "왜 나는 이런 기쁨을 누리지 못할까?"라는 부정적 자기 평가로 이어지기도 한다.


고립감도 주요 원인이다. 가족과 멀리 떨어져 있거나 관계가 단절된 사람들에게 연말은 더 외롭고 쓸쓸한 시기가 된다. 크리스마스가 '가족의 시간'으로 이상화될수록, 그 틀에 맞지 않는 개인들은 더 큰 심리적 소외를 느끼게 된다.



뇌 속의 스키마: 과거 기억과 현재 감정의 충돌


연말은 과거의 기억과 감정을 떠올리게 하는 시점이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스키마(schema)'는 과거 경험을 기반으로 한 인지적 틀로, 현재 상황을 해석하고 반응하게 만든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작동하는 스키마는 주로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비롯된다.


유년 시절 크리스마스가 따뜻하고 즐거웠던 경험으로 자리 잡았다면, 현재의 고립감이나 어려움은 과거의 행복과 대비되며 더 큰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 반면, 과거의 크리스마스가 외로움이나 불편한 경험으로 채워졌다면, 이 기억이 현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뇌는 과거의 경험과 현재의 감정을 연결 짓는 경향이 있다. 과거 크리스마스의 부정적인 경험이 현재의 연말 블루스와 합쳐지며 감정적 충돌을 일으킨다. 이는 우울감이나 스트레스가 단순히 현재의 상황 때문이 아니라, 과거의 기억과 얽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스트레스마스: 이상화된 크리스마스의 압박감


'스트레스마스(Stressmas)'라는 표현은 크리스마스 시즌이 주는 심리적 압박감을 상징한다. 크리스마스는 축제와 소비가 결합 계절로, 상업적인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경제적 부담이 그 대표적 예다. 선물 준비, 크리스마스 파티, 외식 등은 적지 않은 비용을 요구한다. 여기에 더해 "좋은 선물을 준비해야 한다"는 사회적 기대가 스트레스를 가중한. 누군가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의 여유를 희생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또한, 크리스마스는 정서적으로도 압박감을 준다. '모두가 행복하다'는 분위기가 만연한 가운데, 기쁨을 느끼지 못하는 개인은 자기 비난에 빠지기 쉽다. 감정의 대조 효과로 인해 행복한 주변 환경과 자신의 내면 상태가 더 큰 괴리를 보이며 우울감이 심화다.



크리스마스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


그렇다면 이러한 우울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취하면 좋을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1. 1. 현실적인 기대 설정하기
    크리스마스를 이상화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화려한 장식이나 값비싼 선물이 없어도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자신만의 크리스마스를 만들어가는 태도가 필요하다. 작은 기쁨에서 행복을 찾으려는 노력이 연말 블루스를 완화할 수 있다.

  2. 2. 감정의 수용과 소통
    우울감을 느끼는 자신을 비난하지 않고 감정을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감정을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 공유하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감정을 숨기기보다 인정할 때 치유가 시작된다.

  3. 3. 소박한 활동으로 만족 찾기
    연말을 너무 거창하게 계획하기보다, 간단한 활동으로 소소한 만족을 찾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좋아하는 영화를 보거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손편지를 쓰는 것은 작은 행복을 선사할 수 있는 실천이다.



마무리하며


크리스마스는 설렘과 기쁨으로 가득한 계절처럼 보이지만, 그 화려함 뒤에는 예상치 못한 우울감과 스트레스가 스며들어 있을 때도 있다. 반짝이는 조명과 선물이 가득한 풍경 속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거나, 과거의 기억과 얽힌 감정이 스키마로 작용해 마음을 무겁게 만들기도 한다. 때로는 "스트레스마스"라는 표현이 떠오를 만큼, 연말은 모든 이들에게 무조건 행복하기만 한 시간이 아님을 보여준다.


그러나 크리스마스의 본질은 '모두가 행복해야 한다'는 사회적 기대에 자신을 맞추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이 시기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각자만의 속도로 소박한 행복을 찾아 나가는 과정에 더 큰 의미가 있다. 고요한 밤하늘의 별빛처럼, 작고 소소한 순간들이 오히려 더 진한 위로와 온기를 전해주기도 한다.


비록 반짝이는 조명과 흥겨운 캐롤이 주는 설렘이 잠시 스쳐 가는 감정일지라도, 그 안에서 자신에게 진솔해지고, 사소하지만 감사할 수 있는 순간을 발견하는 것이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선물임을 기억하자.




*참고 문헌

1) 머니투데이, 연말판 명절증후군, '스트레스마스'를 아시나요?. 이강준. (2018)

https://news.mt.co.kr/mtview.php?no=2018122414230514384

2) SBS 뉴스, "신나는 캐럴 들어도 왠지 슬퍼"…'연말 우울증' 나만 겪는 게 아니다?. 송욱. (2017)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543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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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12-19 07: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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