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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박지우 ]


Unplash습관이란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 방식’이다. 우리가 가진 습관은 좋은 습관도 있지만 나쁜 습관도 있다. 예를 들어 손톱을 물어뜯는 것, 다리 떨어 주변을 산만하게 하는 것, 잡생각을 많이 하는 것, 과제를 마감 기한 직전까지 미루는 것, 물건을 쉽게 어지르거나 잃어버리는 것 등 다양하다. 우리는 습관을 고치고 싶어 하지만 잘 고쳐지지 않는다. 왜일까?

 

저널리스트 찰스 두히그는 책 「습관의 힘」을 통해 ‘습관 고리’ 개념을 소개한다. 습관 고리는 단서, 루틴 및 보상의 세 가지 주요 요소로 구성된다. 단서는 뇌에 특정 행동과 생각을 지시하거나 촉발한다. 루틴은 단서를 따르는 행동 또는 동작, 생각 및 감정이다. 보상은 습관을 행함으로써 얻는 이점으로 사람들로 하여금 미래에 습관을 반복하게 한다. 우리는 습관 고리를 형성하는 요소 중 하나를 식별하고 다른 습관으로 대체하고자 꾸준히 노력하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다. 이는 아마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몸이 쉽게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몸을 움직이게 하는 데에는 ‘기록’이 큰 역할을 한다. 많은 가정의학과나 정신과 전문의가 내원 환자들에게 ‘습관 일지’, ‘일기 기록’ 등을 권하는 이유가 있다. 우리의 습관 고리를 텍스트와 기록으로 가시화하자. 그리고 습관을 유발하는 원인과 바람직한 해결책을 다 함께 강구하자.

 

다음과 같은 예시를 통해 연습해 볼까? ‘지금 이 순간 습관 고치기 프로젝트’에 제시된 다양한 습관 양상과 원인, 해결 방안 및 조언 등을 톺아보도록 하겠다. 오늘은 프로젝트 1일차다.

 


왜 자꾸 눈썹이랑 머리카락을 뽑는 거야? 하지마!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눈썹, 속눈썹, 머리카락 등을 뽑는 행위를 반복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발모벽 또는 발모광이라고 일컫는다. 발모벽은 특정 상황에 처할 때마다 습관적·반복적으로 털을 뽑는 일종의 충동조절장애다. 털을 뽑기 전에 불안과 긴장도가 상승하지만 뽑고 난 후 만족, 안도, 평안한 감정 등을 느끼는 방식이다. 대부분 아동기나 소아청소년기에 시작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발병이 늦을 경우 만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발모벽의 주원인은 ‘스트레스’로 지목된다. 스트레스로 인한 외로움, 허탈감, 공허한 감정 등이 ‘신체의 털을 뽑는 행위’로 발현되는 것이다. 대다수 환자가 발모벽을 치료하는 데 난항을 겪는 이유는 스트레스의 유발 요인을 찾아내기 보다 신체의 털을 뽑는 행위 자체를 다른 행위로 대체하는 것에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2021년 12월 방영된 육아 코칭 프로그램 〈금쪽같은 내새끼〉에서는 머리카락을 시도 때도 없이 쥐어뜯어 탈모를 겪는 아이의 사연이 공개됐다. 오은영 가정의학과 박사는 당시 아이의 행위가 아닌 부모의 행위를 지적했다. 아이가 부모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을 때마다 부모는 아이의 감정을 너그럽게 이해하기 보다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몰두했다. 아이가 불안 또는 공포의 감정을 느낄 때 부모는 ‘뭐가 무서워’, ‘빨리해’라며 아이를 질책했다. 오 박사는 ‘마음은 마음을 통해 소통해야 한다’며 ‘아이가 겪는 감정 자체를 이해하고 소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 박사의 핵심 솔루션은 ‘맞장구치는 BMW 대화법’이었다. BMW 대화법이란 아이의 바디랭귀지(body language)를 유심히 살피고, 무드(감정, Mood)을 인지하고, 워드(말, Word)을 경청하며 대화 시 아이의 말을 그대로 따라 하는 방법이다. 예컨대 아이가 머리카락을 뽑으며 ‘죽고 싶어’라는 말을 한다면, 부모는 머리카락을 뽑는 행위를 우선 저지할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죽고 싶은 생각이 들었구나 그러한 마음은 정말 고통스러운 감정이야 왜 그런 감정이 들었는지 차분히 말해줄 수 있을까?’라고 질문해야 한다. 아이의 괴로운 감정에 대한 이해와 괴로움의 이유, 함께 도움을 주겠다고 이야기를 꺼내는 데 초점을 두는 방식이다.

 


맺으며


혹여 자리에 앉아서 계속 머리카락을 뽑는 행위를 반복하는 습관을 갖고 있는가? 이러한 습관을 고치고 싶은데 마음처럼 쉽지 않은가? 그렇다면 습관을 당장 고치기에 앞서 머리카락을 뽑게 만드는 스트레스 유발 원인을 찾고, 이를 긍정적으로 해결하는 데 함께할 조력자를 구해보자. 조력자는 가까운 사람도 좋지만, 일기나 블로그 등 마음을 털어놓거나 정리할 수 있는 수단이면 모두 가능하다. 스트레스의 감정, 그 이유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와 분석이 오갈 때 우리는 더 이상 머리카락을 뽑지 않을 수 있다.

 



참고문헌)

뉴스엔, [Website], 2021, 밥공기만한 땜빵 발모광 금쪽이, 오은영 “약물치료+마음 소통해야”

https://www.newsen.com/news_view.php?uid=202112241934316110

에너지경제, [Website], 2015, 소아탈모, 그 원인을 알고 대책을 찾아보자

https://www.ekn.kr/web/view.php?key=161656

에너지경제, [Website], 2017, 자신의 털을 뽑아 탈모를 발생시키는 충동장애 ‘발모벽’

http://www.sisu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6432

헬스조선, [Website], 2023,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머리카락 뽑아요”… 의사 진단은?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3/12/01/202312010087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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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1-03 18:3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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