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현
[한국심리학신문=김이수현 ]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라 흔히들 말한다. 사회적 동물, 우리는 타인과 자원, 지식, 그리고 경험을 공유하고 위험을 대처하는 등 사회적 상호작용을 성공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생존에 필수적이다. 사회적 상호작용이 단절되면 뇌는 굶주림 상태일 때와 유사한 반응을 나타낸다. 이처럼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은, 끊임없는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호작용을 할 때, 우리는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 긍정적으로 반응할까? 긍정적인 대인관계 경험에서 우리는 긍정적인 반응을 한다.
PIXABAY 긍정적인 대인관계 경험이 개인의 주관적 및 심리적 안녕감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긍정적인 대인관계란 무엇일까? 서로에게 좋은 상호작용을 하고, 불편하지 않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관계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현실에서 긍정적인 대인관계라고 자각하기란 쉽지 않다. 특정한 사람에게 긍정적인 정서를 느낄 수는 있지만, 그 사람의 모든 것을 긍정적이라 느낄 수는 없다. 상황은 모두에게 똑같이 다가올 수 있지만, 느끼는 감정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대인관계라 느낀다는 것은, 적어도 그 순간에 그 사람에게 진심이고 따뜻하게 대해준다는 것이 아닐까? 또한 우리도 누군가의 관계에서, 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최선을 다해준다면. 타인의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대인관계라고 느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모두가 다 나에게 긍정적으로 대한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비약적인 생각일 가능성이 높다. 흔히들 오해라고 치부할 수 있다. ‘나에게 실망한 걸까?’, 혹은 ‘내가 무슨 잘못을 했을까?’. 분명히 전에는 괜찮았었던 것 같은데, 왜 나에 대한 태도가 바뀐 것일까. 아무리 추측해 봐도 마음에 들만한 답은 나오지 않는다. 문제는 관계에 대한 책임을 모두 ‘나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소위 말해 남 탓하지 않는 것. 관계의 책임을 온전히 자신에게 돌리는 태도는 결국 자신을 소진하고 관계의 불균형을 초래한다. 대인관계란, 상호적이고 양 방향적인 속성을 가지기 때문에 갈등이나 변화가 생겼다면 원인은 서로에게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상대방의 태도가 변화했다 하더라도 그 원인이 나의 잘못 때문이라는 확신은 섣부른 판단이다. 스스로를 탓하고 자책하고 억지로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기보다는, 상황을 천천히 되짚어보고 상대방과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긍정적인 대인관계란, 오해와 갈등이 없어서가 아닌, 그것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뒷받침될 때 형성된다. 처음부터 완벽한 관계는 없다,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서로가 노력하고 조율하고 맞춰가는 과정이다. 따라서 상대방과 솔직한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생각이나 감정을 나눈다면, 관계는 더 단단해지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중요한 지점은, 갈등 상황에서 자신을 지나치게 책망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관계를 다시 쌓아가는 것이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누구나 실수를 하고 눈물 흘리기 마련이다. 실수투성이더라도, 서로를 보듬고 나아간다면, 사람은 사회적으로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 모든 일은 혼자서 이룰 수 없다. 내가 혼자 완수했다고 생각한 일이더라도, 다시 생각해 보면 타인의 도움 없이 절대로 완성할 수 없었던 일이다. 결론적으로, 긍정적인 대인관계는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게 아니라,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서로를 지지하며 성장하는 과정이다. 이는 상대방과의 대화를 통해서만이 아닌, 스스로를 돌보고 자신의 감정과 한계를 존중하는 태도도 또한 포함된다.
다 같이 함께
누구에게나 모든 관계가 항상 긍정적일 수는 없다. 인정해야 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때로는 관계의 불완전함을 통해 과거를 다시 돌아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더욱 성숙한 관계를 맺을 기회가. 나의 주변에 있는 사람을 떠올려보자. 불화가 없었던 사람이 있을까? 누구나 한 번쯤은 불만을 토로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과 계속 함께였던 이유는,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인정하고 보듬어주기 때문이 아닐까? 인간이 사회적이라는 동물이라는 이유는 한 문장으로는 설명 불가능하다. 사회적 상호작용 안에서 우리는 절망하고 성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1) 신원교,정민화,최인철,and 설선혜. "일상생활 사건에 대한 정서적 반응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 한국심리학회지 사회 및 성격 36.2 (2022): 13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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