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원
[한국심리학신문=이주원 ]픽사베이 이미지
재회를 바라는 A씨의 이야기
A씨는 여자친구와 헤어진 후 재회 방법을 찾고 싶은 마음에 심리상담을 신청하였다. 어쩌면 여자 상담사가 전 여자친구의 마음을 더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부풀어 상담에 참여했고, 전 여자친구에게 매달리는 것처럼 상담사에게 전 여자친구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해결책을 달라고 매달렸다. 전 여자친구가 자신의 연락을 받아주지 않는 것에 엄청난 불안감을 느끼고 있으며, 답장은 없어도 하루에 약 50통의 카톡을 하기도 하고 전 여자친구의 집 앞을 서성거리기도 하였다. 연락이 없을 때는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만나달라고 위협적인 카톡 메시지를 건네기도 하는데, 그렇게 행동하는 자신을 멈추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상담에서는 어떠한 해결책이든 좋으니 다른 사람이 대신 결정해주기를 바란다며, 제발 전 여자친구가 자신을 용서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는 하였다.
애착과 정신화로 바라보는 A씨의 이별
헤어진 연인에게 매달리는 행동의 배경에는 종종 불안애착이 자리하고 있다. A씨는 전 여자친구의 거절을 감당하지 못하고 감정적 폭발과 극단적인 행동을 보인다. 또한 타인의 관심과 애정을 갈망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타인의 반응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관계에서 허용되는 경계를 넘나드는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점에서 그는 불안애착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어린 시절의 부모와의 관계 경험에서 비롯될 수 있다. 일관되지 않은 양육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은 "나는 부족하다"는 부정적인 자기상과 "타인은 믿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타인상을 형성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관계에서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할 때 자신이 잘못됐다고 여겨 극도의 불안을 겪는다. A씨가 전 여자친구에게 매달리는 행동은 이러한 애착 양식에서 비롯된 심리적 반응이다. 그는 관계의 단절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집착적인 행동을 통해 안정감을 얻으려 했지만, 결국 이는 더 큰 상실감을 가져왔다. A씨의 행동은 이러한 애착 양식에서 비롯된 강렬한 심리적 반응으로 볼 수 있으며, 애착 양식에 따른 자동적인 행동은 관계에 그렇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A씨는 마음 상태에 대한 이해 능력, 즉 정신화에서 문제점을 보인다. A씨는 여자 상담사가 여자친구와 동성이라는 이유로 그녀의 마음을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라는 빈약한 추론을 통해 상담을 신청했다. 이는 상담 과정에서 중요한 주제가 될 수 있는데, 성별이 같다는 이유로 마음 상태가 비슷하다고 추론하는 것은 마음에 대한 완전히 잘못된 이해라고 볼 수 있다. 상담사는 A씨의 정신화 능력을 확장하고, 더 건강한 방식으로 마음을 이해하여 감정과 관계를 다룰 수 있도록 돕게 된다. 정신화 능력을 강화하면 불안정한 애착에서 비롯된 잘못된 해석이나 가정에서 벗어나 균형 잡힌 대인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A씨에게 도움이 되어줄 심리상담
결론적으로, 불안애착은 관계에서의 불안정성과 과도한 집착으로 나타나며, A씨의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A씨의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있다면 이별을 다루는 방법일 것이다. 알 수 없는 상대방의 마음을 파헤치기보다 자신의 감정과 사고를 돌아보고 관계 양식을 점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독자들도 이 사례를 통해 자신의 이별 패턴을 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게 된다. 이처럼 기사를 읽으며 자기 자신을 통찰하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다른 방법도 소개하고 싶다. 바로 심리상담이다. 심리상담은 다른 대상과 함께 한다는 차이가 있는데, 관계 안에서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과정을 거친다는 점에서 심리적 문제를 해소하는 효과적인 도구이다. 심리상담이 개인의 위기를 다루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전하며, 상담을 통해 A씨가 자신을 돌아보고 적응적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이 기사를 마친다.
참고문헌
1) 팀 고유한 빛(2024). 애착 집착의 그늘과 사랑의 순수함. 서울: 고유한 빛.
지난 기사보기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