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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신경민 ]



앞선 1편에서는 choking under pressure, 즉 '심리적 압박으로 인한 수행 붕괴'에 대해 소개했다. 특히 choking under pressure의 원인 중 하나인 '과도한 자기의식'을 중심으로, 왜 우리가 중요한 상황에서 평소보다 수행 능력의 저하를 보이게 되는지 설명했다. 

 

과도한 자기의식 이론중요한 과제 수행에서 자신의 행동과 사고 과정을 정확하게 '의식'하기 위해 스스로를 계속 감시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련의 과정을 부자연스럽고 인위적인 것으로 만들어 수행 능력의 저하를 유발한다는 이론이다. 

 

2편에서는 1편에 이어 이러한 심리적 압박으로 인한 수행 능력 붕괴에 어떠한 신경심리학적 메커니즘이 작용하는지 간단히 소개해보려고 한다.




주의 조절과 감정 조절


 출처_ DBR(왼), 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오)

우리의 뇌에서 주의 조절, 감정 조절, 보상 및 동기에 관여하는 대표적인 부위가 있다. 바로 전두엽, 특히 전두엽의 배외측 전전두엽 피질(DLPFC)과 대상피질의 전반부인 전대상피질(ACC)이다. 

 

DLPFC작업 기억과 주의 조절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ACC는 DLPFC와 함께 오류 탐지와 갈등 모니터링, 정서 조절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때 작업 기억이란 단기 기억을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곳으로, 인지적 과정을 계획하고 수행하기 때문에 의식적인 정신적 노력이 필요하다. 

 

심리적 압박감의 상황에서는 두려움과 부정적 감정을 처리하는 편도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부정적 감정이 증폭될 수 있는데, 이에 따라 ACC와 DLPFC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면 작업 기억의 감소가 나타나고, 스트레스 관리와 오류의 감지 및 수정이 어려워지면서 인지적 수행 능력의 저하가 나타나게 된다.




보상 체계와 동기



1편에서 설명했듯, 심리적 압박의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는 물질적인 혹은 심리적인 보상이다. 어떤 과제의 수행에 보상이 주어진다는 것을 안다면 큰 동기 부여와 함께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이다. 


출처_ 서울아산병원(왼), DBR(오)

 

이러한 보상 체계에 관여하는 부위가 중뇌선조체이다. 중뇌와 선조체는 그러한 보상과 동기 처리의 중심으로, 보상과 실패로 인한 두려움에 대한 반응을 조절한다. 

 

특히 중뇌도파민 시스템의 핵심인데, 동기 부여 및 보상과 관련한 신호를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선조체목표 지향적 행동을 강화하고 보상에 대한 민감성을 조절한다. 

 

일반적으로, 적정 수준을 넘은 높은 보상이 주어지면 오히려 수행 능력의 저하가 나타난다. 이는 보상에 대한 반응을 조절하는 중뇌와 선조체가 과하게 활성화되면서 '과잉 각성' 상태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과잉 각성이란 도파민이 과다 분비되는 것으로, 도파민 시스템의 과잉 활성은 성공과 실패에 대한 민감성을 강화하여 긴장과 초조함을 유발하고, 결국 이는 수행 능력의 저하로 이어지게 된다. 




스트레스가 신경 네트워크를 망친다


 

정리하면, choking under pressure은 앞서 살펴본 주의 조절과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전두엽 및 ACC의 약화와 보상 및 동기 관련 영역인 중뇌와 선조체의 과잉 활성화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의해 나타나게 된다.

 

전전두엽 피질과 대상 피질, 중뇌와 선조체가 균형을 유지하며 성공적인 과제 수행을 이끌기 위해서는 결국 심리적 압박감, 즉 스트레스를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choking under pressure에 관련한 많은 신경심리학 연구에 의하면, 스트레스가 전두엽과 움직임을 조절하는 운동 피질 간 연관성을 감소시키는 동시에 중뇌와 선조체와 같은 보상 및 동기 회로의 과잉 활성화를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 관련 호르몬에는 노르에피네프린과 코르티솔이 있는데, 스트레스를 받는 심리적 압박의 상황에서 이 두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편도체, ACC와 같은 감정 및 주의 조절 영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작업 기억의 능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 스트레스로 인해 신경 메커니즘의 균형과 조화가 깨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심리적 압박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심리적 압박감으로 인한 수행 저하를 겪지 않기 위해 가장 간단하면서도 중요한 마음가짐은 바로 긴장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중요한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긴장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언제나 긴장으로 중요한 일을 망칠 수는 없는 법이다. 긴장을 해소할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긴장되는 마음을 그대로 메모장에 적는다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거나, 내 부정적 사고의 허점을 찾아낸다거나 어떤 방법이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내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편안한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다. 




참고문헌 

(1) Yu, R. (2015). Choking under pressure: the neuropsychological mechanisms of incentive-induced performance decrements. Frontiers in behavioral neuroscience,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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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1-17 18: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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