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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김다빈 ]


명절은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들을 만나는 소중한 시간일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많은 사람들에게는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학생이나 직장인들에게는 학업, 취업, 결혼 같은 민감한 주제들이 명절 잔소리로 이어질 때가 많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기도 하다.


이런 상황은 단순히 한두 번의 경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겪으면서 명절 자체를 부담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일명 ‘명절 증후군’은 심리적 스트레스만 아니라 피로, 우울감, 심지어 신체적 증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명절을 불편하게 하는 말, 말, 말!


‘그래서 대학은?’, ‘그래서 취업은?’ 등 명절 자리에서 자주 오가는 질문들은 처음에는 단순한 관심 표현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얘기가 길어질수록 이런 대화는 듣는 이에게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반복적으로 떠올리게 하는 정신적 고통이 될 수 있다. 무심코 던진 말이 상대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는 정신적 폭력이 될 때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잔소리와 비교, 부모님께 드릴 용돈과 고향집에 가져갈 선물 같은 문제는 사소해 보이지만, 모처럼 모이는 자리에서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지곤 한다. 이러한 부담과 명절 복귀 후 얻은 스트레스와 상처는 우울감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명절을 굳이 고향집에서 보내야 하냐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화상통화나 메시지로 언제든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오늘날은 명절의 의무감을 내려놓고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이른바 ‘버그아웃족’이 증가하고 있다.



명절도 변화가 필요한 때


시대가 변하며 명절의 의미도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명절이 가족의 화합과 전통을 중시했다면, 지금은 개인의 행복과 자유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렇다고 명절의 전통적 가치를 모두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서로의 상황과 감정을 배려하며 불필요한 질문과 비교를 줄이고,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는 대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개인 자신도 명절 스트레스에 대비해 심리적 안전지대를 만들어 놓거나,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명절이 부담이 아닌 즐거움의 시간이 되기 위해선, 가족 간에도 서로의 삶을 존중하고 새로운 소통 방식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 그렇다면 명절의 의미를 잃지 않으면서도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조화로운 명절 문화’를 형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주제 꺼내기


민감한 주제나 갈등을 피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대화 주제를 찾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족들이 함께한 옛날이야기나 추억을 되새기는 것은 대화를 부드럽게 만들 수 있다. 어린 시절의 명절 추억이나 웃었던 순간들을 이야기한다면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최근에 본 영화, 인기 있는 드라마, 최신 뉴스 등 공통된 주제를 찾아 대화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러한 대화 주제는 다양한 연령대가 모여있는 자리에서 서로 다른 취향을 존중하며 가볍고 유익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건강과 웰빙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건강 관리법이나 운동 방법, 식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면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도 유효하다. 이 외에 가족이 이룬 성취에 대해 칭찬하는 시간을 가지거나, 가족 활동을 제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명절에 대화를 나누는 동안 민감한 주제나 비판적인 이야기는 피하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찾는다면 가족 간의 불필요한 갈등을 예방할 수 있다. 이러한 대화 방식으로 명절 분위기를 바꾼다면, 즐겁고 편안한 명절을 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명절 복귀 후 이어지는 스트레스도 줄어들 것이다.



‘명절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4가지 방법’


1. 자신만의 시간 가지기

명절 동안 모든 시간을 타인과 함께 보내야 한다는 압박감은 부담으로 이어진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은 정신적 휴식을 돕는 중요한 방법이다. 산책, 독서, 짧은 명상 등으로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가지며 힐링 타임을 즐기는 것이 스트레스를 완화해 줄 것이다.


2. 갈등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하기

잔소리나 불편한 질문을 받을 때는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유머나 가벼운 대답으로 넘기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직 천천히 생각 중이에요“ 또는 ”시간이 좀 걸리겠죠?“와 같이 상황을 자연스럽게 넘기는 부담스럽지 않은 답변은 긴장된 분위기를 완화할 수 있다.


3. 생체리듬 회복하기 

명절 기간 불규칙한 생활, 과도한 음주, 수면 부족 등이 쌓이면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런 상태를 회복하려면 생체리듬을 빠르게 정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명절 후에는 자연스럽게 몸과 마음의 균형을 맞추고, 피로를 해소하기 위해 일찍 잠에 들어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4. 자신의 감정 인정하기

명절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해서 스스로를 비난하거나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스트레스를 자연스러운 감정으로 받아들이고, 필요한 경우 가족이나 친구에게 솔직히 털어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모두를 위한 명절, 나를 위한 명절


명절의 진정한 의미는 가족과의 시간을 통해 정서적으로 충전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관계를 회복하는 데 있다. 정서적 환기와 배려의 태도로 마음의 여유를 되찾아보자. 부담을 덜고 즐거움을 더하는 작은 변화가 명절을 더 즐겁게 만들어줄 것이다. 


‘입술의 30초가 가슴에 30년이 된다’는 말이 있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감정을 존중하는 대화를 나누며, 자기 내면을 돌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면, 명절은 단순히 의무가 아닌 모두에게 행복한 순간이 될 수 있다.




* 참고 문헌

1) 홍서정. (2012,11), 건강기획. 월요병보다 무서운 ‘명절증후군’. 넥스트 이코노미,(162), 66-67.

2) 오동룡. (2018), 정책주간지 K-공감. 친척 잔소리 피해 ‘명절대피소’ 찾는 청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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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1-21 17: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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