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겸
[한국심리학신문=김보겸 ]
실패가 두려운 당신에게
실패가 두려운 사람들은 높은 완벽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실패나 실수에 대한 염려 및 행동에 대한 의심에 의해 동기화되는 완벽주의 성향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완벽주의'에 대한 정의
한 때, '게으른 완벽주의자'라는 단어가 유행이 돌았었다. 일을 자주 미루거나 하는 특징을 가진 사람들은 너무 완벽을 추구하기에 어설프게 시작하지 않고 만반의 준비가 될 때 비로소 행동을 한다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쉽게 말해, 잘하고 싶어서! 그것도 '굉장히' 잘 하고 싶어서 미루는 사람들을 표현한 단어이다.
어떤 사람들은 '게으른 완벽주의자'라는 단어만큼 모순적인 말은 없다고 주장하며 도대체 무슨 의미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가진 사람도 적지 않았다. 즉,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잘 미루는 사람들을 합리화하기 위한 단어라고 생각하며 이 단어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여럿이었다.
그러나 '게으른 완벽주의자'라는 단어에는 친숙함을 잘 가지지 않았더라도 그에 대한 특징을 살펴 보면 어느 정도 공감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도 적지 않다. 단어도 모순적인 만큼 그에 대한 특징들도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하게 되는 내용들이 많이 있었다.
완벽주의는 자신의 능력이상으로 비합리적인 목표를 세우고, 이런 불가능한 목표를 향해서 쉴 새없이 자신을 채찍질하고, 자신의 가치를 생산성과 성취의 차원에서 평가하는 사람들이 보이는 성격특성이다.
완벽주의와 불안과의 관련성
완벽주의와 불안과의 관련성에 대한 선행연구들은 주로 강박장애, 사회공포증 등의 불안장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회 공포증을 가진 사람들은 실수에 대한 염려, 행동에 대한 의심, 부모의 비난,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가 높았고, 강박장애를 지닌 사람들은 행동에 대한 강한 의심을 보였다.
완벽주의와 불안의 관련성을 알아본 연구들에 따르면, 걱정이 많은 사람들이 완벽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가정한다. 걱정이 확인 강박행동 및 강박적 의심과 높은 상관을 보이며, 이것은 걱정과 강박행동이 기능적으로 유사함을 설명한다.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력 부족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력은 개인이 불분명하고 모호한 상황에서 정보를 지각하고, 일련의 인지/정서/행동으로 반응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걱정이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력 부족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위와 같이 불확실한 상황을 못 견디는 사람들은 적절한 촉발자극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범불안장애의 특징적인 '만약~하면 어떡하지?'라는 질문을 계속하게 된다.
이러한 내적 대화양식은 불안한 사람들로 하여금 불안하지 않은 사람들은 거의 일어날 것 같지 않아서 떨쳐 버리게 되는 가능성들을 다시금 탐색하게 함으로써 위험한 생각을 유지하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문제해결에 대한 자신감 부족
지나친 걱정을 보이는 사람들은 자신이 알아낸 해결책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거나, 그 해결책을 잘 적용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범불안장애 환자들이 특징적으로 보이는 우유부단, 꾸물거림, 증가된 증거 요구 등과 같은 행동들은 문제해결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을 반영한다.
걱정이 많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미래에 대해 비관적/부정적인 기대를 가지고 있으며, 실수에 대한 염려 혹은 행동에 대한 의심에 의해 동기화되는 완벽주의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 글을 읽으면서 혹시 자신이 실수나 실패에 대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두려움을 느낀다는 생각이 든다면 자신의 완벽주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당연한 말이지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고 그에 맞는 목표를 설정하고 성취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그 다음의 단계에 맞게 발전해간다. 그러나 처음부터 지나친 이상주의에 몰두하다 보면 자신의 불안한 생각이 당장 해나가야할 일을 덮쳐 정작 지금, 이 순간을 놓칠지도 모른다.
또한 실수나 실패에서 오는 교훈도 있을 것이다. 실패하냐 않하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다음과정이 더 중요한 법이다. 그러한 결과를 자신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고쳐나가느냐가 이상적인 발전의 첫 단추가 될 수 있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독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 자신의 지나친 완벽주의는 쉽게 갈 수 있는 길도 어렵게 돌아서 갈 수 있다.
참고문헌
1) 걱정이 많은 사람들의 성격특징. 유성진,권석만. 서울대학교 심리과학연구소. Vol.9 No.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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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당신을 얼만큼 좋아하나요?"...도대체 자존감이 뭐라고...
"배가 고픈건 참아도 배가 아픈건 못 참는 이유"-질투의 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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