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수
[한국심리학신문=정연수]
프로파일러 표창원의 사건 추적
범죄 피해자의 고통: 트라우마의 심리적 여파
표창원의 사건 추적을 읽으면서 범죄 피해자와 범죄 예방의 중요성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은 범죄 사건을 단순히 범죄자와 피해자의 대립 구도로만 바라보지 않고, 그 사건 뒤에 숨어 있는 복잡한 사회적 맥락과 피해자가 겪는 심리적인 고통까지 세밀하게 탐구한다. 저자는 범죄 사건이 발생한 배경과 그로 인한 피해자의 고통을 단지 외부적인 피해로 치부하지 않고, 피해자가 겪는 내적인 상처와 회복 과정을 매우 중요한 문제로 다룬다. 특히, 피해자적 관점을 형사 절차에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은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간과되고 있는 문제를 일깨워준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범죄 피해자의 입장이 형사 절차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법조인들은 과거의 판례나 법적 기준에 따라 형량을 정하고, 범죄의 가해자에게 처벌을 내린다. 그러나 피해자가 범죄로 인해 겪는 심리적 충격이나 회복 과정에 대해서는 종종 고려되지 않는다. 범죄 피해자는 그저 ‘피해자’라는 이름으로 사건의 일부분으로 여겨지며, 그들의 고통은 종종 법적 절차와 결과를 통해서만 이해된다. 이는 범죄의 진정한 의미와 피해자가 경험하는 고통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를 낳는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범죄 피해자의 입장을 형사 절차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점에 깊이 공감했다. 피해자들은 그 사건 이후로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가며, 그들의 회복과 치유를 위한 노력은 단지 피해자의 개인적인 몫만이 아니다. 사회와 국가가 함께 해야 할 일이다.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정서적 상처는 단순히 처벌로 치유되지 않는다. 이를 위해서는 형사 절차에서 피해자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어야 하며, 그들이 겪는 고통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피해자적 관점을 반영하는 것은 단순히 법적 절차를 더 공정하게 만드는 것 이상으로, 피해자의 회복과 치유를 돕는 중요한 과정이 될 것이다.
가장 기억에 남은 부분은 아동 성폭력 피해로 인한 후유증에 관한 내용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동 성폭력 피해자가 겪는 후유증이 얼마나 심각한지, 그들이 겪는 정신적, 정서적 상처가 단순히 시간이 지나면 치유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절실히 깨달았다. 특히, 아동 성폭력 피해자들이 겪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대한 설명이 인상 깊었다. PTSD는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겪은 사람들이 경험하는 정신적 후유증을 말하는데, 이는 단지 심리적인 문제에 그치지 않고, 피해자의 삶의 질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는 심각한 상태이다. 이 책에서는 PTSD가 아동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피해자들이 겪는 고통을 어떻게 이해하고 지원할 수 있을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만들었다.
특히 ‘김보은, 김진관의 김영오 살인 사건’’을 통해 아동 성폭력 피해자들은 사건 이후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그들이 겪는 정신적 상처는 단순히 처벌이나 법적 절차로 치유될 수 없다. 피해자들은 자신이 겪은 충격적인 사건을 계속해서 떠올리며, 그로 인해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이 불가능해지기도 한다. 이러한 후유증은 때로는 외부에서 보이지 않지만, 피해자에게는 굉장히 현실적이고 심각한 문제이다. PTSD는 단지 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들만의 문제로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후유증은 피해자들이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지속적인 장애물이 된다. 이는 피해자들에게 끊임없는 정신적 고통을 안겨 주며, 이로 인해 그들의 회복은 단순히 시간이 흐른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PTSD의 이해: 아동 성폭력 피해자의 심리적 외상
이 책에서 PTSD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통해, 아동 성폭력 피해자들이 겪는 심리적, 정서적 후유증을 조금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PTSD는 그 자체로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다. 과거의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극도의 불안이나 공포를 느끼고, 사건을 반복적으로 떠올리거나 심지어는 악몽을 꾸기도 한다.이로 인해 피해자는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태에 처할 수 있다. 또한, 감정적으로 무뎌지거나 사회적인 관계에서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단지 정신적인 고통에 그치지 않고, 신체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불면증이나 두통 등은 PTSD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결국, 아동 성폭력 피해자가 겪는 후유증은 단순히 정신적인 문제가 아닌, 몸과 마음이 모두 아픈 상태라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다.
또한 PTSD에 대한 과학적 근거와 임상적 표현을 이해하는 열쇠가 바로 ‘심리적 외상(trauma)’의 개념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외상이라는 것은 단지 신체적인 상처에 그치지 않고, 심리적으로도 매우 큰 충격을 주는 사건을 의미한다. 아동 성폭력 피해는 그 자체로 극도의 심리적 외상이며, 피해자는 그 외상에 의해 일상적인 삶을 영위하는 것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 이는 단순히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는 식으로 치유되지 않는 문제라는 점에서, 사회적 지원과 치료적 개입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도 PTSD와 관련된 사례들이 여러 번 보도된 바 있다. 화성 씨랜드 화재 사건 이후, 피해자 부모들이 PTSD 증상을 보였다는 사실이 이슈가 되었고, 대구 지하철 방화 참사 피해 생존자들과 유가족들이 PTSD 진단을 받았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러한 사례들은 PTSD가 단지 아동 성폭력 피해자에게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범죄나 사고에서도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만큼 PTSD는 그 발생 원인과 관계없이 매우 심각하고, 피해자에게 평생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장애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TSD나 아동 성폭력 피해자들이 겪는 후유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부족하다. 피해자들이 겪는 정신적 고통은 종종 외면당하거나, 단순히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고통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어지고, 피해자들은 스스로 치유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범죄 피해자, 특히 아동 성폭력 피해자들이 겪는 후유증에 대해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기울여야 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따라서, 피해자적 관점이 형사 절차에 적극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매우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피해자들은 사건 이후에도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가며, 그들의 회복과 치유는 단지 개인적인 노력이 아니라 사회적 지원이 필수적인 과정이다. 형사 절차에서 피해자의 목소리가 반영되고,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지속된다면, 피해자들이 조금이라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단지 법적 절차를 공정하게 만드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피해자의 회복과 치유를 돕는 중요한 과정이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사회가 범죄 피해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아동 성폭력 피해자들이 겪는 후유증은 단지 그들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책임이다. 우리는 피해자들에게 적절한 지원을 제공하고, 그들이 겪는 고통을 이해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이는 단순히 범죄 피해자들에게 대한 연민을 넘어서, 우리 사회가 인간적으로 어떻게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깊이 생각하게 되었고, 앞으로도 피해자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기울여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다.
범죄 예방의 중요성: 처벌을 넘어서
이 책에서 범죄 예방의 중요성에 대해 깊이 느끼게 되었다. 범죄 행위를 사전에 막는 것, 즉 예방하는 것은 단순히 처벌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발생한 범죄에 대한 처벌은 물론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는 중요한 작업이지만, 범죄가 일어나기 전에 이를 차단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것이다. 처벌은 범죄를 저지른 이들에게 책임을 묻는 과정이지만, 예방은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적 환경을 변화시키는 일이다. 이를 통해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피해자와 그들의 가족이 겪을 고통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범죄 예방의 중요성은 단순히 범죄 발생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예방은 범죄의 원인과 그 배경에 있는 사회적 맥락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경제적 불평등, 교육의 부족, 사회적 소외 등이 범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될 수 있다. 이러한 원인들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이 뒷받침되어야만 범죄 예방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단기적인 처벌 강화나 단속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과거 미국과 유럽이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에서 예방 중심의 정책으로 전환했던 것처럼, 우리 사회도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체계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예방은 단지 범죄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이 적은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따라서 범죄 피해자의 목소리가 형사 절차에 제대로 반영되고, 범죄 예방을 위한 정책이 체계적으로 추진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피해자의 고통을 이해하고, 그들의 경험을 법적 절차에서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은 피해자가 회복하고, 더 나아가 사회에서 재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첫걸음이다. 피해자의 고통을 무시하고 단지 처벌만을 중시하는 접근은 피해자가 받는 상처를 더 깊게 할 뿐이다. 그들의 입장과 심리적 상태를 충분히 반영하는 법적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또한, 범죄 예방을 위한 사회적 노력은 우리가 안전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범죄 예방은 단기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범죄의 원인과 그 사회적 배경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과 사회적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를 들어, 경제적,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과 교육을 강화하고, 지역 사회의 치안 환경을 개선하는 등의 노력은 범죄 발생을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다.
이 책을 통해 범죄 피해자와 범죄 예방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으며, 이 문제에 대한 우리의 노력이 계속해서 필요함을 실감하게 되었다. 범죄 예방이 이루어지지 않는 사회에서는 범죄는 반복되고, 피해자는 끝없는 고통을 겪게 된다. 사회가 함께 노력해 범죄를 예방하고, 피해자가 겪는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법적인 문제를 넘어서, 사회적 책임과 윤리적 문제로도 다가온다. 앞으로도 이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범죄 사건에서 피해자는 항상 존재하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종종 외면당한다. 법정에서 법조인들은 법전과 과거 판례를 기준으로 형량을 결정하지만, 피해자의 감정이나 심경은 고려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는 피해자가 입은 고통과 상처를 무시하는 것과 다름없다. 표창원은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피해자의 의견을 경청해야 함을 강조한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지 않으면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범죄 피해자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그 사건으로 인해 삶이 송두리째 변화된 사람들이다.
책에서 보여준 사례들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범죄 유형을 조명하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를 부각시킨다. 아동과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 가족 간의 폭력, 묻지마 범죄 등은 우리 주위에서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일상적인 문제임을 깨닫게 해준다. 이러한 범죄들이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치부되지 않고, 사회 전체의 문제로 인식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독자로서 나는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다.
또한, 표창원은 범죄를 숨기거나 감추기보다는 드러내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범죄 피해를 당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잠재적 피해자에게도 중요한 메시지다. 범죄 피해자는 혼자가 아니며, 사회가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의식을 고취시킨다. 범죄를 공론화하고, 그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이루어져야만 예방의 길이 열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사법 피해 사례를 통해 무고한 사람들이 범죄의 누명을 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다. 이는 법적 시스템의 신뢰성을 높이고, 범죄 사건의 해결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임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과학적 증거 위주의 수사 관행이 정착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우리 사회의 법적 시스템이 더욱 발전해야 함을 알려준다.
이 책은 단순한 범죄 이야기 그 이상의 깊이를 가지고 있다. 표창원 프로파일러는 범죄의 이면에 숨겨진 피해자의 목소리를 조명하며, 우리가 범죄를 바라보는 시각을 새롭게 전환해 준다. 범죄 예방과 사회적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 책은 우리 모두가 안전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범죄 피해자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모든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이 책을 통해 여러분도 범죄와 사회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고,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동참할 수 있기를 바란다.
참고문헌
1) 표창원. 프로파일러 표창원의 사건 추적: 한국 사회를 뒤흔든 희대의 사건을 파헤치다. 지식의숲, 2016.
2) 박준휘,김도우,Park Jun Hwi,and Kim Do Woo. "범죄심리를 활용한 범죄위험성 평가도구의 개발." 한국범죄심리연구 11.1 (2015): 77-106.
3) 전지연,and 차훈진. "우리나라 범죄피해자지원제도 개선방안 연구." 한국범죄심리연구 9.1 (2013): 197-217.
4) 김혜경(KIM Hyekyung). "범죄피해자구조 및 경제적 지원에 관한 관점의 변화 : 제4차 범죄피해자보호지원 기본계획의 설립에 즈음하여." 被害者學硏究 29.1 (2021): 141-181.
5) 이혜진(Hyejin Lee),and 조윤오(Youn-oh Cho). "범죄피해자 지원 유형과 특성이 폭력범죄 피해자의 심리적 회복에 미치는 영향." 被害者學硏究 29.2 (2021): 22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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