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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조승현 ]


약 한 달 전, 나는 1년 동안 지내던 기숙사를 나와 인생 처음으로 자취를 시작했다. 기숙사의 좁은 3인실은 끝이라는 생각에 후련함이 듦과 동시에 이런저런 걱정도 되었다. 그러나 나에게는 흔히 말하는 ‘자취 로망’이 조금 있었다. 예쁘게 꾸미고, 혼자 요리도 하고 취미 생활도 하며 이 집 하나를 아늑한 나만의 공간으로 만들 생각에 설렜다. 


한 달간 지내며 정신없이 짐 정리도 하고, 집안일도 스스로 하고, 내가 하고 싶은 방식대로 집을 정리하고 꾸미니 재밌었다. 남 눈치를 볼 필요 없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어 기뻤다. 타인과 완전히 분리된 나만의 공간이 생기니 오랜 외출 뒤 집에 돌아오면 아주 아늑했다.


그러나 밖에 나가서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대부분 혼자 있으니 외로울 때도 있었고, 우울해질 때도 있었다. 감기에 걸려 열이 날 때도 아무도 없으니 스스로 병간호해야했다. 생활하는 것 자체에도 힘든 순간이 있지만 다른 면에서 어려운 점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돈이다. 감사하게도 부모님이 용돈을 주시긴 하지만 용돈만으로는 월세와 식비, 생활비 등을 모두 충당할 수 없으므로 아르바이트나 과외를 병행해야만 한다.


이처럼 1인 가구로 생활하는 것에는 많은 어려움이 동반될 수 있다. 빠른 고령화와 늦어지는 결혼, 출산률 감소, 이혼율 증가 등의 요인으로 1인 가구가 점점 더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만큼 우리는 1인 가구가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다. 그 어려움 중에서도 본 기사에서는 1인 가구가 겪는 정신적 스트레스에 관하여 이야기하고자 한다.







  1. 1.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서울시 1인가구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에 거주하는 1인 가구 중 62.1%가 외로움을 경험하고 있으며, 13.6%는 사회적 고립을 겪는다고 한다. 특히 중·장년 남성 1인 가구의 외로움 경험이 65.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서울시에서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은 거의 외로움을 느끼고, 우울 증상을 경험하거나 자살 생각을 한 적이 있는 사람 등 정신건강 문제를 가진 사람은 모두 외로움을 느끼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한다. 즉, 외로움은 사회적 고립 및 정신건강 문제의 필요조건이자 선행 요인이라는 것이다. 



2. 경제적 스트레스


서울시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나이대별 1인 가구의 스트레스 요인 1순위로 가장 많이 꼽힌 것은 50.6%를 차지한 재정 상태이다. ‘갑자기 금전적인 도움이 필요할 때 돈을 빌려줄 사람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없다‘고 대답하는 비율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점점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이를 종합 해보면 1인 가구, 특히 나이가 많을 때 금전적 요인으로 받는 스트레스가 심해질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3. 건강 관리의 어려움


위와 같은 1인 가구 설문 조사 자료에서, 본인 혹은 가족의 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도 스트레스 요인 중 전체의 30.5%를 차지할 정도로 꽤 높았다. 특히 60세 이상 1인 가구의 경우 64%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매우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노화가 시작되며 건강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1인 가구가 겪는 스트레스는 연령대별로, 유형별로 다양하다. 이에 맞게 정부 및 자치단체에서는 1인 가구를 위한 정책을 마련해 뒀다. 대표적으로 서울시의 경우 ’서울시 1인가구지원센터‘(https://1in.seoul.go.kr/front/user/main.do)가 있다. 마음건강 진단과 상담, 사회적 관계망 지원, 고독사 예방 등 여러 도움을 주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려움을 겪을 때 참거나 덮어두지 않고 스스로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다. 빠르게 대처할수록 더 빨리 나아질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서울시 이외에도 각 자치구에서 1인 가구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두고 있으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찾아보자.




*참고자료

1) 김성아, 박민진, 김정아. (2022). 서울시 1인가구 외로움·사회적 고립 실태와 대응전략(2021-OR-19). 

2) 서울연구원-서울인포그래픽+. 1인 가구의 삶–1인가구의 어려움. 2022.12.20. 

URL: https://www.si.re.kr/node/66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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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2-05 00: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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