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심리학신문=윤서정 ]

장장 6개월 동안 이어간 심꾸미 10기 활동을 마치며 이 글을 쓴다. 그동안 한 달에 2번 꼬박꼬박 기사 원고를 쓰는 경험을 하면서 나 스스로 반성한 것들도 많았고 흥미를 느꼈던 부분들도 많았던 것 같다.

심꾸미의 시작

시작은 첫 대외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지원할 만한 곳을 찾아보던 시점이었다. 다른 대외활동은 서포터즈, 카드뉴스 제작, 미션 수행에만 머무르는 곳이 많았다. 심꾸미는 직접 기사를 써볼 수 있고 주제도 자유롭게 선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끌렸다. 지원서를 제출하는데 꽤 오래걸렸고, 어려웠다. 원고형 기자를 지원하는 데 있어 완성된 하나의 글을 써서 제출해야 했기 때문이다. 사실 심리학 전공도 아니고, 아는 것도 별로 없었던지라 어려웠지만 어찌저찌 제출한 끝에 합격하여 심꾸미 10기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첫 발대식에 참여했을 때 꽤 긴장했던 기억이 난다. 앞서 이야기했던 지원서에 포함된 글에 대한 피드백을 한 명 한 명씩 해주셨기 때문이었다. 날카로운 비판이나 평가가 떨어질까 긴장했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른 기자 구성원 분들과 함께 무언가를 했던 건 그게 전부였기 때문에, 그리고 심꾸미 10기로서의 첫 활동이었기 때문에 아직도 발대식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본격적으로 기사를 쓰며 

그 뒤 본격적으로 기사 원고를 쓰는 활동을 시작했을 때는 완전히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우선 마감 기한이라는 게 날 굉장히 불안하게 했다. 해야 할 일을 회피하거나 데드라인 끝까지 미루는 성향이 있어 ‘밀림의 왕’이라고 자조했던 평소의 나에게 한 달에 2번 마감 기한이 정해져 있는 것은 굉장히 압박감이 드는 일이었다. 그래도 처음 마감에 쫓겨 본 경험이 나를 주기적으로 글을 쓰게 하는 계기가 되었고, 나태해지거나 지치지 않게끔 만드는 원인이었던 것 같다. 

처음엔 기사를 완성하는 데까지 매우 오래 걸렸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주제 선정이었다. 심리학 전공을 하는 것도 아니고, 평소 심리학에 관심이 있긴 했지만 대중이 심리학에 갖는 일반적인 관심을 웃도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관련 지식이 전무하다시피 했다. 심리학을 전공하고 있고 관련 지식이나 학계의 분위기를 알고 있는 듯한 심꾸미 기자들도 많았기 때문에, 나는 심리학보다는 사회학, 커뮤니케이션학에 좀 더 강점이 있는 나의 특징을 최대한 살려보고 싶었다. 지원서 동기란에 심리학이 개인에만 치중하는 학문이라는 일반적인 관념에서 벗어나 사회적인 것들과 융합하여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고 썼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개인과 사회. 이분법의 양극단처럼 느껴지는 개념들 사이를 중재하듯이 심리와 사회 사이를 중재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었다. 그리하여 주로 영화 비평을 하면서 심리 관련 이슈를 다루거나, 미디어 효과 이론을 다루면서 미디어와 함께 상호작용하며 발생하는 심리 효과에 대해 다루는 기사들을 많이 썼다. 최근의 이슈들을 생각하고, 그 이슈들을 보도하는 미디어와 수용자인 우리들이 받을 수 있는 심리적 효과를 연결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이러한 나만의 규칙이 생기다 보니 주제 선정과 기사를 쓰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었고, 스스로 마음에 들었던 기사글도 몇 개 정도는 생겼다.

활동을 마치며 드는 생각

“저널리스트는 언제나 자리에 있는 다른 그 누구보다 내가 아는 게 적은 유일한 직업이다” 라는 말이 있다. 심꾸미 활동을 하면서 심리 관련 이슈들, 최근의 사회 이슈들에 대해 늘 그 자리에서 노동하는 직업인, 혹은 연구하는 전문가들보다 내가 아는 건 적었지만 내가 생각하는 것들, 내가 말하고 싶은 것들을 담아내려고 6개월간 노력했다. 끝나니 홀가분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다. 아마 심꾸미 활동은 기자를 꿈꾸는 나에게 기자로서의 나의 글이나 태도를 점검하게 해준 첫 번째 활동으로 오래오래 기억 속에 남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