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현
[한국심리학신문=강승현 ]
심꾸미 10기를 지원했던 이유는 솔직히 말하면 대외활동 경력을 채우기 위해서였다. 심리에 대해 깊이 고민해본 적도 없었고, 이와 관련된 진로를 선택할 생각도 없었다. 그런 안일하고 거만한 마음가짐으로 지원서를 작성하고,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조차 별다른 기대감이나 책임감이 없었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발대식 날, 내가 가장 먼저 지원서 피드백을 받는 순간 완전히 뒤집혔다.
발대식에서 담당자분께서 지원서를 보며 한 명 한 명 정성스럽게 피드백을 해주셨다. 이름 순서 덕분에 내가 첫 번째로 지목되었고, 내 지원서를 읽으며 주신 피드백을 듣는 순간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당시 작성했던 지원 동기는 솔직히 에세이의 형식을 갖추기 위해 준비한 문구에 불과했다. 내 글에는 진정성보다 형식적인 표현이 가득했음을 깨달았다. 그런데도 담당자분은 내 글에서 조금이라도 진심이 느껴지는 부분을 놓치지 않고 짚어주셨고, 마치 나를 진심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이 전해졌다. 나는 그 자리에서 내가 얼마나 가벼운 마음으로 이 활동에 접근했는지를 깨달았고,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날 이후로 심꾸미 활동에 임하는 태도는 180도 바뀌었다. 나는 처음으로 ‘좋은 기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고민하기 시작했다. 심꾸미 활동은 단순히 기사를 작성하는 것을 넘어, 내 삶의 태도와 책임감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이전에도 몇 가지 대외활동을 했지만, 그때는 단지 의무감에 쫓기고 필요에 의해 얽힌 관계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초반에는 열심히 하다가도 금세 흥미를 잃고 마감일을 맞추지 못하거나 형식에 어긋난 결과물을 제출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심꾸미는 달랐다. 여기에서는 단순히 결과물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으로서 서로를 존중하며 진심으로 소통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특히, 마감일을 지키고 책임을 다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배웠다. 나의 작은 실수도 담당자분들은 단순히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이 앞으로 사회생활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알려주셨다. 그럴 때마다 나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고, 점차 책임감 있는 자세를 익히며 한 단계씩 성장하는 기분을 느꼈다.
심꾸미 활동을 통해 단순히 기사 작성 기술이나 심리 관련 지식을 얻은 것에 그치지 않았다. 직접 심리 논문을 찾아보고 관련 내용을 취재하며 얻은 지식도 소중했지만, 그보다 더 값진 것은 내 태도와 마음가짐의 변화였다. 비록 처음에는 기자가 되는 것도, 심리학과 관련된 진로를 꿈꾸는 것도 아니었지만, 활동을 통해 진심으로 소통하고, 잘못된 태도를 반성하며, 이를 통해 더 나은 내가 되어가는 과정을 경험했다. 철없던 나에서 조금 더 성숙한 나로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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