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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장철우 ]


예전 직장생활을 할 때 경험했던 두 명의 팀장님이 기억난다.


먼저 신팀장님

우리 회사에서 가장 에이스라고 불리던 분으로 엄청난 카리스마에 어딜 가던지 그 팀을 최우수팀으로 만드는 분이었다.

팀에 처음 부임하시자마자 전 팀원에게 각각의 개별목표를 부여한 이후 언제까지 어떤 방식으로 100프로 달성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제출하게 하셨다.  그리고 그 제출자료를 토대로 즉각 개별 면담을 진행했다.

고객 1인당 매출규모의 범위조정부터, 지역적 특색을 감안한 업종의 배치, 팀원의 강점을 중심으로 품목 조정을 하고 일주일 단위로 성과점검을 했다. 

궁금한 사항에 대해서는 즉각 답을 주셨고, 의사결정이 워낙 규정대로 빠르고 명확해서 업무진행에 큰 도움을 주셨던 기억이 난다.



다만 인간적인 가까움은 거의 불가능했다. 개인적 이야기를 하는 걸 싫어했고, 특히 사적인 변명으로 회사일에 지장을 주는 직원들은 반드시 기억해 두었다가 인사고과에 반영하곤 했다.     

모든 팀원들이 실적은 좋아서 성과급은 받았지만 너무 답답한 1년이었던 시절로 기억을  한다.


또 한 명은 우리 회사에서 가장 사람 좋기로 소문난 유팀장님!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라는 가치철학으로 의사결정이 조금 늦더라도 팀원 개개인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주려 노력했고 성과는 조금 부족하더라도 인간적인 배려를 많이 보여준 분이었다.     

업무상 누군가와 전화를 하면 사적인 이야기를 하시느라 5분 이상을 보낸 이후에 업무 이야기를 했고, 모든 직원의 경조사를 챙기시느라 항상 바쁘셨다. 

개인적 일이 생기면 지점장님 몰래 배려해서 출장으로 챙겨주셨고, 술 좋아하고, 사람 좋아하는 전형적인 분이었다.     



승진이 늦어 나이는 많고, 인간미가 넘쳐 어린 팀장들에게 양보하다 보니 더 많은 목표를 받아왔고, 그런 이유로 실적을 제대로 못 채워서 성과가 좋지 못했다. 

사람 좋고 일하기는 편한데 계속 밑에 있으면 나도 도태되지 않을까 걱정했던 기억이 난다.      


신팀장의 유형을 성과중심 리더, 유팀장의 유형을 관계중심 리더라고 한다

리더는 당연히 두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     

리더십이란 신뢰를 바탕으로 형성되는 것인데 신뢰를 구성하는 것이 바로 성과중심리더의 핵심인 유능함과고, 관계중심 리더의 핵심인 인간미이기 때문이다.     



에이미 커디의 SCM(Stereotype Contents Model) 연구를 통해 대중화된 Warmth-Competency Matrix를 보면 유능함, 인간미 모두 갖췄을 때는 그 리더는 신뢰를 받는다.

팀원들은 그 리더를 존경하고 누군가에게 자랑하고 싶은 자부심을 느낀다.


반면 두 가지를 모두 갖추지 못하게 되면 팀원들은 그 리더를 경멸한다. 

경멸하는 리더를 어떻게든 떠나려고 한다.     

유능하지만 인간미가 없는 리더에게는 부러움이나 질투심을 느낀다.

덕분에 도움을 받지만 리더가 잘 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또한 질투를 느껴서 주변에 험담을 하고 부정적인 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인간미는 넘치지만 유능하지 않은 리더에게 우리는 안타까움을 표현한다.

아~ 사람은 좋은데 안타까워..     



둘 다 잘하면 좋지만 둘 중 하나만 잘할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유능함과 인간미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     


교육현장에서 이 질문을 던지면 교육받으시는 팀장님들 70프로 이상이 유능함을 선택하겠다고 한다.

아무래도 팀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성과를 내는 것이고, 또한 사람 좋은 팀장으로만 남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답은 그렇지 않다. 

유능함과 인간미는 놀랍게도 아주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고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


먼저 유능함은 영역특정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즉 유능함의 분야가 정해져 있으며 모든 상황에서 일관적인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 팀장이 영업을 잘하지만 기획에서는 역량이 부족할 수 있고, 단기성과는 잘 내지만 장기 프로젝트에는 부적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인간미는 영역 일반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어떤 상황에서도 그럴 것이다라는 일관적 인식을 말한다. 

한번 인간미가 없는 사람으로 느껴지면 그 사람은 다른 장면에서도 인간미가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또한 한번 찍히면 이후에 인간미 좋게 보이는 행동도 의심을 받는다.


결국 유능함은 얼마든지 다른 영역으로 보완이 가능하지만 인간미는 이후 보완이 불가능하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어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인간미를 먼저 갖춰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리더는 타인에게 인간미가 낮게 인식되는 것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고 한다.


당신이 팀장이라면 아니 누구라도 조직생활에서 먼저 인간미를 갖추고 타인을 대하기를 바란다.

개별적인 배려와 한 명 한 명에 대한 관심으로 인간미를 구축하고 관계를 튼튼히 해놓아야 한다.

그리고 거기서 멈추지 말고 유능함을 반드시 추가해야 한다.

조금 더디더라도 이 역시 리더로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역량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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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2-05 14:19:23
  • 수정 2025-02-05 14: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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