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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신동진 ]



교육청에서 시행하는 사업 중 하나인 위프로젝트는 심리적으로 힘든 아이들을 돕기 위한 검사, 심리 상담 등의 업무를 한다. 나는 위센터의 자문 위원으로 활동하며 초, 중, 고등학교의 많은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님들과 상담했다. 그 과정에서 아이의 지능 지수(IQ)를 포함한 여러 심리 검사를 시행하고결과에 관해 설명해 준다.. 학생의 IQ는 50점대부터 120점대까지 천차만별이다. 이때 IQ에 따라 학부모들의 반응이 엇갈린다. 상대적으로 IQ가 낮은 학생의 학부모들은 큰 실망감에 빠지고, 반대의 경우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과연 IQ가 그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일까? 아이가 우울증으로 위센터에 왔는데 단지 IQ가 높다는 사실로 안도해도 되는 걸까?




IQ 검사의 원형은 20세기 초 알프레드 비네라는 프랑스인에 의해 개발되었다. 처음에는 지금처럼 모든 사람의 지능을 평가하는 목적이 아니라 뒤처지는 아이들을 선별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비네는 오히려 이 검사를 통해 사람을 계층화하는 것을 경계했다고 한다. 이 검사가 1차 세계 대전 때 미군이 징병을 위해 사용하며 전세계적으로 퍼지게 되었다. 그 이후로 인종차별, 남녀 차별, 우생학 등을 설명하기 위한 근거 자료로 쓰이기도 하며 지금과 같이 IQ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IQ 검사의 목적은 사람을 그룹화하거나 수치에 따라 계층화하려는 것이 아니었으며 지금도 그렇게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뇌의 능력은 IQ 검사 한 가지로만 평가할 수 없다. 한 사람의 능력은 감성지수(EQ), 사회성 지수(SQ), 창조성 지수(CQ), 도덕 지수(MQ) 등 수많은 능력의 합이다. IQ 뿐만 아니라 다른 능력들의 중요성도 시간이 갈수록 더 강조되고 있다. 그래서 IQ 하나만으로는 사람의 능력을 평가할 수 없다.


물론 ‘IQ 점수가 높을수록 미래의 수익이 높다’는 식의 연구를 근거로 자녀가 IQ가 높았으면 하는 부모의 마음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반대로 IQ가 높으면 공산주의적 사고를 가질 가능성이 높고, 바람피울 가능성이 높고, 약물 및 도박 중독에 빠질 가능성도 높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도 무작정 IQ가 높기를 바랄 수 있을까? 실제로 정신과진료를 보는 환자 중 많은 사람이 평균 혹은 평균 이상의 지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IQ가 부족해서 힘든 것은 아니다. IQ가 높다고 잘 사는 것도, 행복한 것도 아니다.




부모들은 자녀가 힘든 일을 겪지 않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공부를 잘하는 것이 그것을 이루기 가장 쉬운 길 중 하나이기 때문에 IQ가 높기를 바라는 것임을 잘 안다. 하지만 IQ가 높다고 사랑, 도덕, 감정, 행복 등의 삶의 중요한 영역들이 자연스럽게 채워지지는 않는다. 물론 IQ가 지나치게 낮다면 적절한 도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평균만 되어도 충분히 잘 성장할 수 있다. 그러니 IQ로 사람을 재단하지 않고 다른 능력들도 조명받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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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2-10 09: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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