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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게임 플레이한 후 메스꺼움, 어지러움 호소... ‘사이버 멀미’ 이유가 뭘까?
  • 기사등록 2025-02-18 13: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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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허서윤 ]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발로란트’, 게이머들뿐만 아니라 대중들 사이에서도 크게 유행하여 잘 알려진 게임들이다. 그러나 해당 게임들을 플레이한 후 메스꺼움, 어지러움 등 멀미 증세를 호소하며 “도저히 못 하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3D게임을 플레이한 후 나타나는 이른바 ‘사이버 멀미’, 혹은 ‘3D 멀미’라고도 불리는 현상이다. 이 현상은 캐릭터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1인칭 슈팅 게임(first-person shooter, FPS)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다른 2D 그래픽 게임에서는 괜찮은데 왜 3D게임, 특히 FPS 게임만 켰다 하면 멀미가 나는 것일까? 


오버워치를 플레이하는 모습


감각기관들이 받은 정보가 다르다


멀미는 시각이 감지하는 움직임과 내이(inner ear)가 감지하는 움직임이 달라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내이는 귀 안쪽에 위치하고 있는 기관으로 몸의 평형, 움직임, 방향 감각 등 전정감각을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정리하자면, 시각과 전정감각, 두 감각 정보의 충돌로 발생하는 현상이 바로 멀미이다. 


사이버 멀미도 바로 이런 이유로 발생하는 것이다. FPS 게임 안에서 이용자는 캐릭터의 고개를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주위를 둘러보거나 앞으로 달리는 등 시야를 빠르게 바꾸며 게임을 진행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움직이지 않고 모니터 속을 가만히 바라보며 게임을 플레이한다. 즉, 보고 있는 움직임은 급격하게 바뀌는데 내이는 어떠한 물리적 움직임도 감지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시각 정보와 전정감각 정보의 불일치가 발생하여 멀미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자세 불안정의 지속이 멀미를 일으킨다


우리 몸은 외부 자극에 대해 적절하게 몸을 움직이며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움직이는 버스 안에 서 있는 경우 버스가 갑자기 멈추거나 회전할 때 넘어지지 않도록 몸을 기울이거나 힘을 주어 균형을 잡는다. 이렇게 외부 환경에 맞게 자세를 변화시키고 있는 상태를 자세 불안정이라고 하는데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멀미가 발생한다. 



Riccio와 Stoffregen(1991)의 연구는 가상환경에서 자세 불안정의 지속이 멀미를 유발한다고 밝혀낸 바 있다. 실험에서 피험자들은 가상환경으로 만든 움직이는 방(moving room)에 노출되었다. 시각적인 움직임만 있었을 뿐 물리적인 흔들림이 없었음에도 피험자들은 몸이 동요하고 자세를 적절히 제어하지 못하는 등 자세 불안정을 보였고 이런 상태가 지속되자 멀미가 증가하였다고 보고했다. 


게임 속 환경은 익숙하지 않은 환경이기에 기존의 자세 제어 전략이 통하지 않는 데다가 시각적으로 강도 높은 흔들림이 계속하여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세 불안정이 오래 지속되기 좋은 환경이고, 이로 인해 멀미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이버 멀미, 줄이는 방법은 없을까? 


사이버 멀미가 심하다면 3D게임을 영영 접는 방법밖에 없는 것일까? 멀미를 줄이기 위해 3D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만약 멀미로 인해 하고 싶은 게임을 못하고 있다면 아래 방법들을 시도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1. 시야각 조절하기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게임 내 설정에서 시야각(field of view, FOV)을 넓히는 것이 멀미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게임 내 시야각을 넓히면 주변 환경을 파악하기 용이해지고, 캐릭터의 시야를 빠르게 바꿀 필요가 없기 때문에 멀미가 덜하다는 것이다. 


다만, 시야각을 넓히는 것이 게임 내 몰입감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시각 정보와 전정감각 정보의 불일치 정도를 크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즉, FOV 값을 올리는 것이 오히려 멀미 증세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시야각을 줄이거나 화면 양측을 어둡게 하여 게임 내 몰입감을 떨어뜨리는 것을 추천한다.


2. 마우스 감도 줄이기

마우스 포인터 속도, 즉 감도를 줄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마우스 감도가 높으면 화면이 빠르게 움직이고 시각 정보의 급격한 변화가 발생한다. 이로 인해 전정감각과의 불일치 차가 커지게 되는 것이다. 마우스 감도 설정을 줄여 화면 이동 정도를 조절한다면 멀미를 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3. 정지좌표계 활용하기

정지좌표계란 좌표축이 회전하지 않아 현재 자신의 위치가 어디인지 공간적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좌표계를 말한다. 핸드폰으로 사진을 촬영할 때 화면에 나타나는 격자무늬 또한 일종의 정지좌표계라고 할 수 있다. 이 정지좌표계는 가상공간에서 사용자에게 상대적 안정감을 부여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빠르고 안정적으로 자세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세 불안정으로 인한 멀미를 줄여주는 데 효과적이다. 


해당 사진과 같이 모니터 테두리의 가운데 지점에 포스트잇을 붙이면 멀미를 줄일 수 있다. 

3D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선 ‘포스트잇’을 이용해 정지좌표계를 만드는 것이 ‘꿀팁’으로 알려져 있다. 모니터 테두리에 각각 포스트잇을 하나씩 붙여 고정 점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추가로 화면 중앙에 중심점을 표시해 주면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이 5개의 포스트잇이 바로 정지좌표계의 역할을 하여 이용자가 가상환경에서 자세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해준다. 


사이버 멀미는 개인차가 심하다. 어떤 사람들은 특정 방법으로 멀미를 줄였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그 방법이 전혀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따라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해 보고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멀미를 느끼지 않을 정도로 게임을 즐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멀미를 느낀다면 컴퓨터 앞에서 일어나 잠시 휴식하기도 하고, 산책을 다녀오기도 하며 건강한 방법으로 게임을 즐기기를 바란다. 




참고문헌

1) Takehiko Bando, Atsuhiko Iijima, Sumio Yano. (2012). Visual fatigue caused by stereoscopic images and the search for the requirement to prevent them: A review. Displays, 33(2), 76-83.

2) 한경훈, 김현택. (2011), 사이버멀미의 유발원인과 감소방법. 한국심리학회지: 인지 및 생물, 23(2), 287-299.

3) 아시아경제, [Website], 2020, 3D 게임을 하면 왜 멀미가 날까? [임주형의 테크토크]

https://www.asiae.co.kr/article/2020111323074854941

4) 테크M, [Website], 2019, [테크M 기획] “어지럽고 울렁거려요”…배린이 발목 잡는 ‘FPS멀미’ 

https://www.techm.kr/news/articleView.html?idxno=5640

5) 게임동아, [Website], 2024, ‘1시간만 해도 울렁’... 게임 멀미, 이렇게 하면 괜찮다? 

https://v.daum.net/v/20241015172708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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