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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유영서 ]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즉 SNS는 현대인의 삶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각각의 방식으로 일상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동시에 타인과 연결될 수 있는 소통 창구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일상 속에서 자연스레 SNS를 활용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활용이 자연스러운 시대인 만큼, 여러 가지 부작용 또한 대두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통계에 따르면 중고등학생 3명 중 1명은 SNS 이용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고, 5명 중 1명은 불안감과 초조함까지 느끼고 있다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1) SNS 상의 일명 ‘보여주기식’ 문화로 인해 여러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궁금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보여주기식’ 문화는 모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까요? 이 부분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가장 먼저 보여주기식 문화는 명품 소비를 조장하는 문제를 초래합니다. 수많은 인플루언서 및 유명인, 연예인들은 인스타그램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명품 가방, 옷, 구두 등을 착용한 채 사진을 게시하며 대중의 관심을 끌곤 합니다. 명품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활동하는 일명 ‘엠버서더’들은 주기적으로 명품을 착용한 채 광고를 게시하기도 합니다. 명품 엠버서더는 그 세대의 가장 인기 있는 연예인들이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것을 본 일반인들은 자연스레 비슷한 소비를 추구하게 됩니다. 인기 많고 빛나는 연예인과 똑같은 제품을 착용하면 자신도 비슷하게 멋지고 예뻐 보일 거라는 심리 때문입니다. 이는 경제적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청소년들에게도 예외가 아닙니다. 최근 10~20대 사이에서 명품 소비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고, 명품을 처음 접하는 연령대 또한 점점 낮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미디어에 익숙한 세대인 만큼 명품 브랜드에 노출되는 시기도 점점 빨라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2)

 

다음으로 보여주기식 문화는 상대적 박탈감과 자존감 저하 등의 심리적 문제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흔히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게시물들은 맛있는 음식, 예쁜 옷, 해외여행 등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들이 대부분입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행복한 순간과 우울한 시기가 공존하기 마련인데, 이 우울한 시기를 굳이 게시글로 올려 자랑하지는 않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SNS에는 행복한 모습들만 단면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고, 그것을 보는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타인의 삶에 비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SNS 상에서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삶을 꾸며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타인에게 보이는 이미지를 위해 자신의 진짜 삶은 뒷전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보여주기식 게시물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한강 작가가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MZ 세대 사이에서는 독서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른바 ‘텍스트힙(Text Hip)’ 열풍으로, 2030을 중심으로 독서와 필사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입니다. 이는 독서 용품의 판매량 폭증으로 그 영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30이 주로 사용하는 한 플랫폼에서 북 커버는 전년대비 182%, 책갈피는 154%가량 판매량이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3) 미디어가 빠르게 발달하며 숏츠, 릴스 등의 자극적인 콘텐츠에 피로감을 느낀 나머지, 아날로그 감성으로 다시 돌아가고자 하는 욕구가 소비에 반영된 것입니다.

 

이러한 독서 열풍은 보여주기식 문화로부터 시작된 선한 영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SNS를 통해 독서를 인증하거나 감상평을 공유하는 등 단순한 ‘보여주기식’ 문화에서 나아가 독서 문화를 확산시키는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낸 것입니다. 독서 열풍은 젊은 층의 사고력과 창의력 향상, 문해력 및 표현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정서적 안정에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지식을 확장시키며 비판적 사고를 강화할 수 있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여 독서를 한다면 질 높은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어 건강한 취미로 자리 잡기 용이합니다.

 Unsplash의 Blaz Photo

뿐만 아니라 SNS는 개인의 선한 영향력을 전파할 수 있는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일상 속에서 환경 보호를 실천하거나 기부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그 모습을 게시하여 더 많은 사용자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인터넷 상의 보여주기식 행위가 단순한 과시를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공유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렇듯 보여주기식 문화는 명품 소비 조장이나 심리적 문제 등의 여러 가지 단점이 있지만, 독서나 환경 보호와 같은 긍정적인 흐름 확산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부작용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SNS는 유해하다는 인식이 만연하지만, 그만큼 순기능도 다수 존재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좋고 나쁨을 논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의 의도라는 점을 기억하며, 개인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향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참고 문헌

1) 김민철, 청소년 36% “SNS로 일상생활 지장”... 규제 논의 이뤄질까?, KBS뉴스, 2025.01.31.

2) 김다솜, 명품업계 ‘큰손’ 대한민국... 10대까지 내려온 명품 소비, 연합뉴스TV, 2023.11.20.

3) 강승연, 텍스트힙 열풍에 독서용품도 ‘불티’, 헤럴드경제, 2025.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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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2-20 15: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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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oyelim08012025-02-28 15:33:47

    보여주기식 SNS의 안 좋은 점을 언급하는 글은 많이 접해봤는데, 반대로 장점에 대해서도 언급해주셔서 참 좋았습니다. 저도 보여주기식 SNS가 좋은 영향을 미치는 일도 많다고 생각하기에 이 경향이 무조건적으로 비판받아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보여주기식 SNS로 저는 운동도 하게 되었고 그 안에서 진짜 의미를 찾기도 했으니까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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