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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손신영 ]


이별.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감정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이별을 경험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이를 표출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밀려오는 슬픔을 울음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술을 마시며 잊기도 한다. 또 누군가는 잠을 깊이 잠으로써 슬픔을 극복하려고 한다. 극복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정신적인 아픔이 다가올 수 있다. 자신에게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존재라고 느껴지는 사람일수록, 상실했을 때의 고통은 커진다. 가족이나 친구, 연인이 그렇다. 오늘은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떠나보낸,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남겨진 사람들의 아픔, 지속성 비탄 장애


이미지 출처: unsplash

지속성 비탄 장애(Prolonged Grief Disorder: PGD)는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 편람 DSM-5에서 추가 연구가 필요한 진단에 있었던 지속적 복합 애도 장애가 지속성 비탄 장애라는 이름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관련 장애에 추가되었다. 이 장애의 진단을 위해서는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이 성인의 경우 최소 1년 전에, 어린이 및 청소년의 경우 최소 6개월 전에 발생해야 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는 다르게 사고가 아닌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또한 진단을 받기 전 적어도 한 달 동안 거의 매일 정체성 붕괴, 죽음에 대한 뚜렷한 불신감, 그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는 것을 회피, 죽음과 관련된 강렬한 감정적 고통, 정서적 무감각, 극심한 외로움의 증상 중 최소 3가지를 경험해야 한다. 노인이나 우울증 또는 양극성 장애의 병력이 있는 사람의 경우 발생할 위험이 더 크다. 또한 사별한 본인뿐만 아니라 간병인, 상실 전 우울증을 경험한 경우에도 더 큰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매우 갑작스러운 경우에도 그렇다. 사고나 심장마비와 같은 갑작스러운 질병으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다면, 그 충격은 오래갈 수밖에 없다. 이 장애는 종종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불안 또는 우울증, 수면 문제와 같은 다른 정신 장애와 함께 발생하기도 한다.




청소년에게 더 심각한 문제가 된다고?


청소년은 신체적, 정서적 변화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 주요 과업 발달 중 하나는 바로 ‘자아 정체감 확립’이다.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시기이며 앞으로의 삶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결정하는 시기이다. 자신에 대해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부모, 형제자매와 같은 가족은 애착을 형성하는 중요한 대상이며 안전하고 지지를 받는 대상이다. 따라서 대상이 사라진다면 정체감 형성에 악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아 정체감 확립 외에도 청소년의 자기중심적인 특성 또한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청소년은 자신이 모두를 주목하고 있다고 느끼며 세상이 자신의 중심이 되는 사고가 발달한다. 따라서 모두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상상적 청중과 자기 일이 매우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개인적 우화가 나타난다. 청소년이 사별을 경험하게 되면 죽음의 원인이 자신과 관계가 있다고 느끼거나 죽음을 막지 못한 자신에 대해 무능감을 느낀다. 외로움, 혼란, 공포, 죄책감, 불안을 겪을 수 있으며 이것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까지 이어질 수 있다. 사별을 겪은 청소년들은 쉽게 산만해질 수 있고 학업에도 영향이 있을 능성ㅣ 있다. 슬픔, 짜증, 분노, 공허감과 부적응적 대인관계를 더 많이 경험하고 이것이 성인기까지 지속될 수 있다.




다시 일어서는 방법


이미지 출처: pixabay

여러 종류의 이별 중에서도 특히 사별은 누구나 예상하지 못하는 일이다. 예측하지 못한 상실을 경험했을 경우 공허함, 무력감을 느낄 수 있다. 이때 이별을 경험한 주변 사람들과 감정을 충분히 직면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것은 안타깝고 슬픈 일이지만 그 사실을 인정하고 느낀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같은 고통을 겪은 사람들과 솔직하게 감정을 나누면 자신만 그러한 고통을 느끼는 것이 아닌 것을 알게 되고 공감을 통해 치유할 수 있게 된다. 청소년이 겪은 사별의 경우, 같은 대상을 상실한 배우자나 형제자매, 조부모 등 다른 가족이 될 수 있다. 만약 이야기할 주위 사람이 없다면 전문가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털어놓는 것 또한 도움이 될 수 있다. 때로는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한결 가벼워질 때가 있기 때문이다.

 

충분한 애도 기간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슬픔과 그리움의 감정을 외면하고 덮어두는 것이 아닌 슬프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바쁘게 인생을 살다 보면 슬퍼할 겨를도 없이 감정을 묻어두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이별은 일종의 스트레스의 한 종류이므로 우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찾아 애도 기간을 가져야 한다. 당신은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해지는가? 예를 들면,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일기 쓰기, 따뜻한 차를 마시며 차분한 마음 가지기, 좋아하는 노래 듣기 등 자신이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생각해 보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다.




마무리하며


“내가 전에 한 말 기억해요? 남은 사람은 또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가끔 울게는 되지만 또 많이 웃고 또 씩씩하게. 그게 받은 사랑에 대한 예의라고.”


드라마 <도깨비>의 주인공,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은 은탁이가 말하는 대사이다.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은 슬프기도 하고 극복하기 힘들 때도, 그리운 감정이 커지기도 한다. 만약 당신이 사별을 겪는다면 당신을 아껴주는 다른 사람들과 충분한 애도 기간을 가지며 슬퍼하길 바란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받은 사랑을 보답하는 의미로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아보는 건 어떨까. 




참고문헌

1) 권지은,and 유성은. "청소년 사별 후 대처척도 개발 및 타당화." 한국심리학회지: 임상심리 연구와 실제 10.1 (2024): 103-131.

2) [마음그루 아동가족상담연구소] 지속성 비탄장애 (Prolonged Grief Disorder: PGD). (2023). https://blog.naver.com/maumgrow/223253514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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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2-28 08: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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