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훈
[한국심리학신문=이종훈 ]
어느덧 3월이다. 그리고 이는 곧 겨울방학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사람이 방학 동안 여행을 가거나, 가족과 시간을 보내거나 휴식을 취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는다. 하지만 방학이 끝난 후 일상으로 복귀하는 과정은 언제나 쉽지 않다. 분명 몇 달을 쉬었음에도 일상으로 돌아올 때 충만함보다는 피로감을 더 크게 느낀 경험은 분명 익숙한 경험일 것이다. 이처럼 휴가 종료 후 피로감, 무기력, 의욕 저하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 즉 "휴가 후유증"을 경험하는 사람이 많다. 이러한 휴가 후유증은 왜 발생하고, 또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휴가 후유증(post-vacation syndrome)이란?
휴가 후유증(post-vacation syndrome)은 휴가나 방학이 끝난 후 일상으로 돌아갈 때 나타나는 신체적·정신적 피로 증상을 의미한다. 대표적 증상으로는 집중력 저하, 수면 장애, 피로감, 무기력, 우울감 등이 있다. 이러한 증상은 우리 몸과 뇌가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휴가 후유증은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된다. 생활 패턴의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휴가 동안 불규칙한 생활을 하게 되면 생체 리듬이 흐트러진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거나, 평소보다 활동량이 많아지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휴식을 취하는 것 등은 신체 리듬을 깨뜨리는 요인이다. 특히 여행을 다녀온 경우 장거리 이동과 높은 활동량으로 인해 신체적으로 피로해지기 쉽고, 평소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많이 사용하면서 지연성 근육통이 발생할 수도 있다.
업무나 학업으로의 복귀 또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이다. 휴가가 끝난 후 밀린 업무나 과제가 부담으로 다가오며, 휴가 동안 업무를 완전히 차단했던 사람일수록 다시 업무에 몰입하는 과정에서 더 큰 스트레스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심리적 요인도 영향을 미친다. 인간은 보상을 기대할 때에도 큰 행복을 느낀다. 휴가를 계획하고 기대하는 과정 또한 즐거움을 주는 과정이다. 사람들은 흔히 휴가 중에서만 높은 행복감을 느낀다 생각하지만, 사실은 휴가를 가기 전부터 뇌는 기대감을 기제로 이미 상당한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그렇기에 휴가가 끝나고 장시간 쌓인 행복감이 사라지며 예상보다 훨씬 큰 허탈함이 찾아오는 것이다. 이를 '휴가 대비 효과'라고 한다.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완충 기간’ 마련하기
휴가 후유증을 완화하고 빠르게 일상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 패턴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휴가 마지막 날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며, 가능하다면 휴가 중에도 기상 시간과 수면 시간을 유지해 신체 리듬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가벼운 운동을 병행해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것도 유용하다.
또한, ‘완충 기간’을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일상으로 복귀하기 전 잠깐의 적응 기간을 두는 것이다. 복귀 전날에는 너무 많은 활동을 하지 말고 여유 있는 일정을 유지하며, 가능하다면 복귀일을 수요일이나 목요일로 정해 짧은 업무 주간을 보내는 것이 적응에 좋다. 작은 목표를 설정해 업무 처리의 심리적 부담감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한 번에 모든 업무를 해결하려 하지 말고, 작은 목표를 세워 목적의식을 가지거나, 우선순위를 정해 하나씩 처리한다면 업무 복귀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일상으로 돌아온 뒤 새로운 목표나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계획해 휴가 후의 허탈감을 줄이거나, 업무 외에도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을 찾아두는 것도 좋다. 신체적 피로를 극복하기 위한 활동도 필요하다. 아침에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산책을 통해 몸을 깨우면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식사양을 조절해 소화 부담을 줄이는 것도 좋다.
휴가를 즐기는 가장 현명한 방법
휴가는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소중한 기회지만,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는 과정은 쉽지 않다. 그러나 휴가 후유증이 생기는 원리를 이해하고, 규칙적인 생활 패턴과 심리적 대비책을 마련하면 보다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다. 적절한 완충 기간과 생활 습관 조정, 그리고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휴가의 여운을 좋은 기억으로 남기며 새로운 시작을 대비하는 발판으로 삼는 것이 가장 현명하게 휴가를 즐기는 방법일 것이다.
참고문헌 (References)
김형준. (2017, 8월 7일). 휴가 후유증, 시간이 약?...극복 방법 따로 있다. 현대건강신문. https://www.hnews.kr/m/page/view.php?no=41928
박미진. (2015, 7월 30일). 휴가 후유증, 어떻게 극복할까. 사이언스온. https://scienceon.kisti.re.kr/srch/selectPORSrchTrend.do?cn=SCTM00086893
KBS 뉴스. (2004, 8월 15일). 휴가 후유증 극복법. KBS 뉴스.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760033
데일리굿뉴스. (2014, 8월 4일). 휴가 다녀왔는데 더 피곤하다…나만 그런가요? 데일리굿뉴스. https://www.goodnews1.com/news/articleView.html?idxno=76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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