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한국심리학신문=이창희]

 

아 제발, 하나님 부처님 알라신 시바 신 세상 모든 신님 도와주세요!! 

 

현대인들은 인생의 중요한 갈림길에서 종교적 배경과 관계없이 초월적 존재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보인다. 취업 준비가 한창인 20대 초년생들. 대학교를 입학함과 동시에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와 압박감이 거세진다. 


불안한 세상에서 찾는 위안의 형태들



매주 일요일 아침, 취업 준비생 최진서(25)는 어김없이 교회에서 간절하게 예배를 드리고 있다. 그녀의 기도는 더 간절해졌다. 

“서류 20장을 넣었는데 아직 좋은 연락을 받은 적이 없어요. 그럴 때마다 교회에서 말씀 읽고 기도하며 마음을 다잡아요. 하나님께 기도하면 불안감이 줄어들고 다시 힘을 내게 돼요.”


고등학생 윤서현(19)은 시험 전날이면 항상 작은 불단 앞에 앉아 반야심경을 외운다. 

"어머니를 따라 절에 다닌 지는 오래됐지만, 특히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는 더 간절히 기도해요. 처음엔 그냥 따라 외웠는데, 지금은 경전을 읽고 명상할 때만큼은 마음이 평온해지는 걸 느껴요. 복잡한 생각들이 정리되는 것 같아요."



기독교와 불교와 같은 전통적인 종교뿐만 아니라, 주파수 명상과 같은 현대적 형태의 영적 콘텐츠에 의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작년 보도자료에 따르면 유튜브에서 '재회 주파수' 영상은 최대 790만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키워드 분석 사이트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3월 '재회 주파수' 관련 언급량은 2023년 대비 147.06% 증가했으며, 1년간의 언급량도 43.77% 늘어났다. 인기 영상들에는 1만개가 넘는 댓글들이 달려있다. "효과가 정말 있었다" 혹은 "이걸 듣는 내가 우스운데도 계속 본다" 등 반응은 엇갈리지만, 많은 이들이 이러한 콘텐츠에 의지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영상 시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3만~10만원에 이르는 재회 팔찌나 부적도 온라인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있으며, 후기가 1만8000건이 넘는 구매 페이지도 존재한다. 

재회를 수단으로 삼는 운세 상담도 난립하고 있다. 지난해 연인과 헤어져 온라인 타로 상담을 해봤다는 20대 최모 씨는 "오픈 카톡을 통해 신청해 상담했다"며 "재회, 이별, 취업 등 주제별로 1만원씩 총 5만원을 지불했고, 당시에는 마음이 힘들어 혹시나 하는 생각에 상담해 봤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람들은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자신보다 더 큰 존재에게 의지하고 싶은 마음을 때로는 종교적 의식 혹은 현대적 형태의 디지털 의례로 표현하는 것이다. 해당 행동은 어떤 심리에서 이어지는 것일까? 


왜 우리는 힘들 때 하늘을 올려다보는가  


해당 심리는 통제감 회복 이론, 귀인 이론, 애착 이론 이렇게 총 3가지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1. 통제감 회복 이론


해당 이론은 캐나다 워털루 대학의 심리학자 Aaron Kay와 그의 연구팀이 2009년 '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 저널에 발표한 이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자신의 환경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다고 느낄 때 신, 운명 등과 같은 외부의 힘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Kay와 동료들은 여러 실험을 통해 이를 검증했다. 그중 한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두 집단으로 나뉘어, 한 집단은 자신의 통제력이 약하다고 느끼게 하는 글을 읽게 하고, 다른 집단은 통제력이 있다고 느끼게 하는 글을 읽게 했다. 그 결과, 통제력이 약하다고 느낀 집단이 패턴 인식 능력이 더 향상되고, 초자연적 존재나 운명과 같은 외부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이 이론의 핵심은 인간에게 통제감이 기본적인 심리적 욕구라는 점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통제감에 위협을 받을 때, 이를 회복하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해서 개인적 통제력을 강화하거나 외부 시스템에 의존하는 것이다.

 

2. 귀인이론

 

해당 이론은 사람들이 사건의 원인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설명하는 심리학 이론이다. Fritz Heider가 1958년에 제안했으며, 이후 Bernard Weiner가 교육과 동기 심리학 분야에 적용하며 발전시켰다.

이 이론의 핵심은 사람들이 사건의 원인을 세 가지 차원으로 분류한다는 점이다:


  • 1) 원인의 소재: 내부(능력, 노력) vs 외부(운, 환경)
  • 2) 안정성: 안정적(불변) vs 불안정(일시적인)
  • 3) 통제 가능성: 통제 가능 vs 통제 불가능


Weiner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성공은 자신의 능력이나 노력 같은 내부 요인에, 실패는 운이나 환경 같은 외부 요인에 귀인하여 자존감을 보호하는 방어기제가 있다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실패나 역경을 신이나 운명의 계획으로 귀인하여 자책감에서 벗어나 상황을 더 넓은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신과 운명을 믿는 행위 자체가 부정적 경험의 책임을 분산시켜 스트레스 대처 능력을 높여주고 정신 건강 회복이 빨라지는 심리적 고통을 줄이는 대처 방법이 되는 것이다. 

 

3. 애착 이론


Lee Kirkpatrick는 2005년 출판한 저서 "Attachment, Evolution, and the Psychology of Religion"에서 John Bowlby와 Mary Ainsworth의 고전적 애착 이론을 종교적 경험에 적용했다.


애착 이론의 핵심은 영아가 주 양육자(보통 부모)와 형성하는 정서적 유대관계다. 이때 불안하거나 위협적인 상황에서 아이들은 '안전 기지'로서의 애착 대상을 찾는다. Kirkpatrick은 성인들의 신앙생활에서도 유사한 패턴이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그의 연구는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유사점을 발견했다:


  • 1) 많은 종교인이 신을 안전한 피난처이자 안전 기지로 인식한다.
  • 2) 스트레스나 위기 상황에서 기도나 종교적 의식에 의지하는 행동은 아이가 불안할 때 부모를 찾는 행동과 유사하다.
  • 3) 신에 대한 표상은 종종 이상적인 부모의 특성인 무조건적 사랑, 의지 전지전능함을 반영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어린 시절의 애착 유형이 성인의 종교적 관계 패턴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불안정 애착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더 강한 종교적 의존성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우리가 어린 시절 불안할 때 부모에게 위안을 구했듯이, 성인이 되어서도 삶의 불확실성과 위험에 직면할 때 초월적 존재에게 의지하는 것은 심리적으로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는 것이다.


 

3가지 이론들은 종교적 신앙뿐만 아니라, 초월적 존재나 힘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의존성을 설명하는 데 유용하다. 따라서 재회 주파수를 듣거나 특정 의식을 행하는 현대적 실천도 기본적으로는 방어기제, 외부 시스템 의존, 보호에 대한 인간의 근본적 심리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위로를 찾는 모든 길에는 의미가 있다



Harold G. Koenig의 2012년 연구에 따르면, 초월적인 존재를 믿고 따르는 영적 실천은 스트레스 감소와 삶의 만족도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영적 실천이 회복탄력성을 강화하는 이유는 의미와 목적 제공, 사회적 지지, 긍정적 재구성을 위해서이다.


전통 종교든 '재회 주파수'든, 마음의 안정을 찾는 방법으로서 가치가 있다. 과학적 검증 여부를 떠나, 이러한 실천이 통제감을 회복하고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면 의미가 있다. 물론 과도한 의존이나 비용은 주의해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영적 대처법은 단순한 기적 기대보다 적극적 대처와 긍정적 재평가를 동반할 때 나타난다.

 

세상이 불확실하고 미래가 불안한 모든 이들에게 당신의 방식으로 위안을 찾는 것은 자연스럽고 건강한 반응이다. 때로는 기도하고, 때로는 주파수를 듣고, 때로는 자신만의 의식을 만들어도 괜찮다. 그것이 심리적 안정을 찾고 다시 일어설 힘을 준다면,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선택이다.



참고문헌

1) 한국경제 (이거 진짜, 들으면 연락와요. 헤어진 연인 돌아온다는데. 김영리. 2024) 

2) Kay. (2009). Compensatory Control Achieving Order Through the Mind, Our Institutions, and the Heavens. – APA PsycNet.

3) 김윤식, 양해슬. (2012). 개인의 경제적 성공 관련 귀인양식에 대한 실증 연구 – 호서대학교

4) PsyPost (Insecure attachment linked to a psychological phenomenon known as negative attribution bias. Eric W. Dolan. 2022.) 

5) Lee A. Kirkpatrick. (2005). Attachment, Evoultion, and the Psychology of Religion.

6) Harold G. Koenig. (2012). Religion, Spirituality, and Health: The Research and Clinical Implications – National Library of Medicine.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psytimes.co.kr/news/view.php?idx=9766
  • 기사등록 2025-03-18 08:35:2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