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경
[The Psychology Times=김영경 ]
“죽은 시인의 사회”, 많은 사람이 이 제목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고등학생 때 처음 이 책을 접했다. 그리고 연극, 영화로도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작품을 감상했다. 그렇기에 작품 속 등장인물 하나하나를 더 인상 깊게 바라보았고, 심리학을 공부하는 지금 다시 이 책을 읽었을 때, 각 인물에게서 드러나는 심리를 곧잘 파악하게 되었다.
그중, 나는 특히 ‘닐 페리’라는 캐릭터에 주목했다. 닐 페리는 우등생이지만, 그가 의사가 되기를 바라시는 부모님의 뜻과 다르게 연극배우를 꿈꾼다. 평소 자신의 꿈을 짓누르고 살아왔지만, 키팅 선생님을 만난 이후로 Carpe Diem을 외치며 자신의 진짜 꿈에 한 발짝 다가가게 되었다. 하지만 결국 아버지의 거센 반대로 인해 고통을 받던 닐은 자살하고 만다.
이 ‘닐’이라는 캐릭터의 죽음이 더욱더 안타까웠던 것은, 그가 죽고 나서 부모님이 그에게 지은 잘못을 반성하기보다는 그를 죽음에 다다르게 한 인물을 찾아 자신들 마음속 불편함과 죄의식을 해결하려고 했다는 점이다. 사실 닐이 죽음에 이르게 된 것은 다름 아닌 부모님의 강요 때문이었는데 말이다.
이렇게 닐 페리의 부모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죗값을 치를 누군가를 찾는 모습에서 자기 위주 편향을 찾아낼 수 있다. 이들은 닐이 무언가를 해냈을 때도, 그것이 온전히 닐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결과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지원이 이루어낸 결실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즉, 좋은 일에는 자신들이 기여한 바가 크고, 나쁜 일에는 자신들이 아닌 누군가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하는, 올바르지 못한 태도를 가진 것이다.
의사가 되기를 강요하는 이런 부모 밑에서 닐 페리가 Carpe Diem을 실현하기란 정말 어려웠을 것이다. 연극을 하고 싶다고 부모님께 말할 때는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고, 이를 거절당하고 다니던 학교를 옮겨 군 학교에 억지로 보내려는 아버지의 모습에서는 일말의 희망을 잃고 좌절에 빠졌을 것이다. 압박감과 스트레스, 강압적인 아버지가 계시는 한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하리라 생각했던 닐은 자살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이 칼럼을 작성하며 아마 닐의 입장에 조금이라도 공감하는 학생들이 꽤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 또한 고등학생 시기에 내가 원하는 것과 부모님의 기대가 맞지 않아 갈등한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상과 현실의 벽이 부딪힐 때, 절망감, 좌절감, 회의감과 같은 부정적인 심리를 느낄 수 있으나, 일상에서 마주치는 모든 어려움에도 더 나을 내일을 꿈꾸며 모두가 Carpe Diem을 실천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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