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연
[한국심리학신문=김하연 ]
감정이 사라진 세상은 어떨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감정이 없다면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반대로 감정 없이 살면 오히려 더 편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감정’은 어디에서 비롯됐으며, 정확히 무엇일까? 많은 사람이 감정을 마음에서 느껴지는 것으로 오해하곤 한다. 그러나 감정은 뇌에서 변연계를 중심으로 조직되는 즐겁거나 불유쾌한 마음의 상태이다. 또한 과거 경험에 따라 인간의 뇌가 몸의 감각을 추론한 것이다.
감정은 ‘생존’을 위해 진화해왔다. 원시시대에 어둠에 대해 두려움이 없었다면, 포식자로부터 도망치지 못해 현재 인간이 존재하고 있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공포와 같은 정서는 위험을 감지하고 회피하는 행동을 유도하여 생존에 필수적인 역할을 해왔다. 즉, 정서는 단순한 감정적 반응이 아니라 인간의 생존과 적응을 돕는 중요한 진화적 산물이다.
인간이 감정을 인식하는 과정에 관해서 대표적으로 세 가지 이론이 있다. 먼저 James-Lange 이론에서는, 신체적 반응이 감정을 경험하게 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오랫동안 보고 싶었던 친구를 마주하는 상황에서 심장이 빨리 뛰고 눈이 커지며 그것을 ‘행복’이라고 인식한다는 것이다. Cannon-Bard 이론에서는 뇌의 시상이 감정과 신체 반응을 동시에 조절하여 두 개가 동시에 발생한다고 말한다. 어두운 골목길에서 낯선 사람이 다가온다면 심장이 빨리 뛰는 동시에 두렵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Schachter-Singer의 2요인 이론에서는 신체적 반응 후 그것을 해석하여 감정이 느껴진다고 말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실험이 흔들다리 실험(Dutton & Aron, 1974)이다. 이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남성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높고 흔들리는 다리를, 다른 그룹은 낮고 안정적인 다리를 건너게 했다. 이후 매력적인 여성 실험자가 다리에서 내려온 남성들에게 설문을 부탁하고, 추가 질문이 있으면 연락하라며 자신의 전화번호를 주었다. 결과적으로 흔들다리를 건넌 남성들이 안정적인 다리를 건넌 남성들보다 실험자에게 연락하는 비율이 훨씬 높았다. 이는 신체적 각성이 발생한 후, 이를 실험자의 매력 때문이라고 해석하여 더 큰 호감을 느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러스트레이터 장명진
그러나, 감정은 우리가 현대사회를 살아갈 때 큰 짐이 되기도 한다. 분노, 슬픔, 불안 등의 부정적인 감정은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현대사회에서는 감정을 숨기거나 조절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지면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오히려 부적절하거나 비효율적으로 여겨질 때도 있다. Gross (2002)의 감정 조절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이 감정을 억제할수록 스트레스 반응이 증가하며, 이는 신체적, 심리적 건강을 악화시킨다고 한다. 원시시대에는 공동체 유지, 생존에 집중하며, 원초적인 감정을 느끼곤 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선 온라인 세계가 발달하여 다양한 정보를 받아들인다. 특히 과거보다 타인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에 더욱 노출 되어있어,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 그러한 감정을 모두 표현하는 것은 어렵다. 이젠, 다양한 감정을 어떻게 건강한 방식으로 표출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이다.
*참고문헌
1) 장래혁, 김성진, & 최유리. (2007). 감정의 뇌과학. 브레인, 5, 9-19. 한국뇌과학연구원.
2) Dutton, D. G., & Aron, A. P. (1974). Some evidence for heightened sexual attraction under conditions of high anxiety. Journal 3.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30(4), 510–517.
3) Gross, J. J. (2002). Emotion regulation: Affective, cognitive, and social consequences. Psychophysiology, 39(3), 281–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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