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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신동훈 ]


         야외, 그림자, 태양이(가) 표시된 사진

AI가 생성한 콘텐츠는 부정확할 수 있습니다.일본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 시즌3 10화 '친구' 中

"내가 봐왔던 녀석들 모두가 그랬어. 술이든, 여자든, 하느님이기도 했지. 일족, 왕, 꿈, 아이, 힘.

다들 무언가에 취해 있지 않으면, 도저히 살 맛이 안 났던 거겠지. 모두들 무언가의 노예였어."


 

중독, 우리는 무언가의 노예이다.


‘무언가에 사로잡히다’ 혹은 ‘노예가 되다’라는 뜻의 라틴어 addicare에서 파생된 단어 ‘중독 addiction’은 어떤 특정한 물질이나 행동에 대해 스스로 조절하고 통제하는 능력을 상실하여 그것이 일상생활에도 큰 지장을 주는 정신과적 질환을 의미한다.


우리는 모두 무언가의 노예이다. 중독의 대상은 다양하고 그 범위는 넓다. 과장을 조금 보태면 우리는 무엇이든지 중독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적어도 한 가지에는 중독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흔히 중독의 문제로 꼽는 술(알코올)이나 도박, 게임 외에도 음식, 운동, 쇼핑(구매)처럼 삶을 살아가는 데 필수적이고 유익한 것에도 얼마든지 중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와 주정뱅이 아저씨와 어린왕자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中

"술을 왜 마셔요?

-내가 부끄럽다는 걸 잊기 위해서지.

뭐가 부끄러운데요?

-술 마시는 게 부끄러워!"


우리는 이른바 ‘살맛’이 나지 않기 때문에 무언가에 취하게 된다. ‘살맛’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차라리 무언가에 취해 버리기를 선택한다. 그렇게 취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상태, 사는 게 사는 게 아닌 상태를 중독이라 부른다.


중독은 고통의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중독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고통을 다루지 않은 채, 덮어놓고 의지만으로 중독을 끊는 것은 대개 일시적이거나 중독의 대상을 바꾸는 것일 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다. 바로 ‘살맛’을 찾고, 느끼는 것이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중독이라는 진통제보다 더 효과적이면서 건전한 대안이 필요하다. 적극적으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내면을 돌보며 일시적 진통제가 아니라 건강한 대안을 찾으라고 중독이 말을 건다.

 


"즐거움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인생이 ‘살맛난다’고 느껴지는 지점은 고통과 즐거움이 맞닥뜨려 균형을 이루는 곳이다. 우리의 내면은 의미와 기쁨을 추구할 때 진정한 에너지가 나온다. 건강한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할 때 비록 어느 정도의 고통이 있을지라도 그 일의 의미와 기쁨이 고통보다 크다면, 그 일을 선택한다.


그러나 내면에 상처를 입은 사람은 자칫 고통을 줄이는 것에만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기 쉽다. 즐거움을 추구하기보다 고통을 줄이거나 막기 위해 사는 것이다. 그런데 고통을 줄이는 데만 에너지를 전부 쓰고 즐거움의 땅을 가꾸지 않는다면 마음이 삭막해져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쾌락의 늪에 빠지고 만다.


어떤 사람이 어디에서 즐거움을 찾는지를 살펴보면 그의 내면적 성숙도를 알 수 있다. 더 깊은 즐거움을 경험하려면 내면의 성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내면세계의 성장에 따라 경험할 수 있는 즐거움은 크게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성숙한 사람은 각각의 발달 단계를 충분히 거친 뒤 다음 단계로의 성장을 경험한 사람이다.


  1.   1단계: 쾌락
  2.   먹고, 자고, 몸을 사용하고, 성적인 쾌감을 느끼는 것 등에서 비롯되는 즐거움으로, 누구나 어렵지 않게 알게 되는 즐거움이다.

  3.   2단계: 자기다움의 즐거움
  4.   자신의 기질을 충분히 사용하며 얻는 즐거움으로서, 그 모습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내향적이어서 내면 세계에 충실할 때 즐거움을 느끼지만, 외향적인 사람은 외부 세계나 다른 사람들과 함께할 때 더 즐겁다. 자기답게 살기 위해서는 건강한 자존감과 이 과정을 지지해주는 격려자가 필요하다.

  5.   3단계: 자기 너머의 즐거움
  6.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는 훨씬 더 강력한 자기중심성이 있다. 그렇지만 최고의 즐거움은 자기도취가 아니라 타자에게 깊이 감탄할 때, 즉 자기보다 더 크고 소중한 대상이 내면 깊은 곳에 생길 때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내적 상태는 사랑이라, 그때 느껴지는 즐거움을 기쁨이라고 부른다. 이상적으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중독 치료의 완성은 자기 너머의 즐거움으로 충만한 상태이다.

 


흙탕물이 맑은 물이 되려면


어느 날, 친구가 이런 이야기를 해줬다.


"있잖아, 그거 알아? 나도 어디서 들은 건데,

맑은 물이 담겨 있는 컵이 흙으로 더럽혀졌다면,

더 많은 맑은 물을 계속 들이부어야 다시 깨끗해진대."


정말로 그렇다. 흙으로 더럽혀진 물컵을 깨끗하게 하려면 가라앉은 흙을 퍼내고 떠내기보다, 그저 맑고 깨끗한 물을 새롭게 들이부어야 한다. 그러면 된다. 그렇게 계속 들이붓다 보면 탁하고 어두웠던 색이 점차 흐려지고, 맑아지고, 밝아진다. 넘쳐흘러도 괜찮다. 비록 처음처럼 온전히 깨끗한 물은 될 수 없을지라도 제법 깨끗한 물이 될 테니까.


중요한 것은 정말,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다. 중독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허우적거려도 괜찮다. 때로 발버둥치다가 힘이 빠져서 잠시 엎드려 있어도 괜찮다. 다만 그럼에도 바다를 바라보는 것을 잊지 말자. 찰랑거리는 파도와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볕, 첨벙거리는 물결의 맑은 소리를 기억하자. 그곳에 진정한 기쁨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당신의 살맛나는 인생을 응원합니다.




*참고 문헌

1) 마음여행. (2021). 우울한 마음을 안아드립니다. 두란노.

2) 한국중독정신의학회. (2007). 중독정신의학. 엠엘커뮤니케이션

3) 제랄드 메이. (2005). 중독과 은혜. 제랄드 메이.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

4)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1998). 어린 왕자. 새움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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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3-28 08: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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