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완
[한국심리학신문=김도완]
우리는 살면서 예상치 못한 일에 많은 상처를 받기도 한다. Designed by Freepik살다 보면 갑작스러운 일로 인해서 울고 싶을 때가 있다. 예상보다 많은 업무가 몰려 정신없이 처리해야 하면서 혼자 늦게까지 남아서 업무를 하거나, 오랜 연애 끝에 이별을 맞이하며 허탈함을 느끼는 순간처럼 말이다. 이런 상황 속 당황스러움과 함께 내가 이것밖에 안 되는가는 생각으로 무력감이 밀려오기도 한다.
내게도 그런 순간이 있다. 그럴 때는 아무도 없는 시간에 밖으로 나가 바다를 따라 걸어가면서 페퍼톤스의 '태풍의 눈'이라는 곡을 듣는다. 그 노래의 가사 중에 "사나운 비바람 속으로 온몸을 던져라. 크고 당당한 고래처럼 운명에 맞서라. 어차피 도망칠 수도 무를 수도 없는 세상. 그래, 기다려온 때가 왔어."란 내용은 언제나 들어도 힘이 난다.
태풍이 몰아치는 순간에도 가장 고요하고 맑은 공간이 태풍의 눈이라고 한다. 태풍이라는 거대한 자연에서 한없이 작은 존재처럼 느껴지더라도 빛이 비치는 곳이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나아가자는 메시지는 힘든 순간에도 '오히려 좋아'라는 마음가짐을 갖게 한다. 이 곡을 들으면 무겁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세상이 조금 더 밝아지는 느낌이 든다. 그렇게 오늘 하루를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 가볍게 듣기 시작한 음악이 어떻게 해서 우리의 기분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켰던 걸까?
단순 취미를 넘어서 우리를 변화 시키는 음악
우리의 뇌는 실제로 음악을 듣고 치유된다. Designed by Freepik음악은 심신 안정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심리치료 중 음악치료는 이러한 점을 활용한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다. 서울대학교 암병원에서 말한 음악치료에 따르면 음악의 속도에 따라 감정 상태가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빠른 음악은 기분을 고양시키고, 느린 음악은 심신 안정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이러한 체계적인 음악 활동은 신체와 정신 건강을 향상하며, 더 나은 삶의 질을 추구하도록 돕는다. 음악치료는 단순한 감상에서부터 노래 부르기, 악기 연주 등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몸을 움직이거나 생각을 표현하는 활동이 추가되면 그 효과는 더욱 극대화된다.
뇌과학 연구에서도 음악이 우리의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밝혀지고 있다.
중국 Zengyao Yang 연구팀은 음악의 빠르기에 따른 뇌 감정 상태를 연구했다. 어떠한 정신적 질병이 없고 음악 교육을 받지 않은 26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빠르기의 클래식 음악을 들려준 후 뇌파분석을 실행한 결과, 빠르기에 따라서 뇌에 자극되는 영역이 다름이 나타났다. 느린 속도의 음악은 뇌의 앞쪽에 있으며 기억력, 사고력 등 정보와 행동을 조절하는 영역인 전두엽 영역에서 이완된 상태를 유도했고 음악의 속도가 증가할수록 신경 활성화 수준이 증가함을 확인했다. 해당 연구는 빠른 속도의 음악은 긍정적인 감정적 경험을 느린 속도에서는 평온한 감정 상태를 촉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 다른 중국의 Xin Lv 연구팀은 음악의 선호도에 따라 우울증 증상 개선에 영향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서양 클래식 음악을 활용해 뇌 심부 자극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불안 및 공포를 조절하는 영역 중 하나인 분계선조침대핵(BNST) 및 보상회로와 관련된 측좌핵(NAc)에 전극을 이식한 후 음악 감상과 우울증 증상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음악의 감정적 맥락과 관계없이 음악을 즐긴 정도가 우울증 완화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이 밝혀졌다. 즉,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수록 BNST와 NAc 간의 소통이 활발해지면서 우울증 증상이 개선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 두 연구는 음악의 속도와 선호도에 따라서 뇌가 어떤 식으로 반응하는지에 관해 연구를 했다. 공통적으로 음악이 우리의 뇌에 긍정적인 자극을 주고 실질적으로 기분을 좋게 만들어서 우울감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 따라서 오늘 하루가 유난히 힘들었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 중 빠른음악 혹은 느린 음악을 선택해서 들으면 슬픔을 개선하는 도움을 준다.
슬픔을 이겨내는 방식
*뮤비 출처: 원더케이 공식 유튜브
슬픔을 해소하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친구에게 전화해 오늘 일을 공유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하지만 오늘 하루가 유난히 힘들고 지쳤다면, 좋아하는 음악을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뇌과학과 심리학 연구에서도 음악이 긍정적인 감정을 만든다고 알려져 있다. 혹여 어떤 음악을 들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밝고 긍정적인 분위기의 곡을 선택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많은 노래 중 앞서 소개한 페퍼톤스의 노래들은 긍정적인 가사와 밝은 멜로디로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기에 지금 상황에 알맞은 곡 중 하나이다. 지친 하루의 끝에서 음악을 통해 잠깐의 여유와 휴식을 가져보면서 오늘 있던 일들을 털어내고 새로운 내일을 살아보자.
참고문헌
1) 서울대학교 암병원 음악치료,
2) Yang, Z., Su, Q., Xie, J. et al. Music tempo modulates emotional states as revealed through EEG insights. Sci Rep 15, 8276 (2025). https://doi.org/10.1038/s41598-025-92679-1
3) Lv X, Wang Y, Zhang Y, Ma S, Liu J, Ye K, Wu Y, Voon V, Sun B. Auditory entrainment coordinates cortical-BNST-NAc triple time locking to alleviate the depressive disorder. Cell Rep. 2024 Aug 27;43(8):114474. doi: 10.1016/j.celrep.2024.114474. Epub 2024 Aug 9. PMID: 39127041.
4) 서울 아산병원, 전두엽(Frontal lobe),
https://www.amc.seoul.kr/asan/mobile/healthinfo/body/bodyDetail.do?bodyId=148&partId=B000007
5) 서울대학교 유전공학연구소 신경회로 연구실(Neural Circuit Lab), 김성연, 확장된 편도체 및 각종 피질하 영역의 불안, 공포 및 스트레스 조절 기전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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