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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손신영 ]


“날 위한 게 아니야. 당신을 위해 한 거지.”

여기. 방 안에만 갇혀 사는 한 소녀가 있다. 이 소녀는 평생 휠체어를 타고 생활하며 엄마의 사랑을 받고 자란다. 천식, 하체 마비, 소아 당뇨 등 선천적으로 많은 질병을 타고난 소녀는 엄마가 주는 약을 먹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이 약이 자신을 낫게 하는 것이라고 믿으면서. 하지만 내가 아픈 것이 정말 맞는지 의심을 시작한 소녀는 진실에 한 발짝 다가가기 시작한다.



 넷플릭스 영화 <런>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아래 내용은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엄마 다이앤과 단둘이 살아가는 ‘클로이’는 휠체어 생활로 인해 외출하지 못했으며, 재택교육 생활로 사회생활에 대한 갈망이 컸다. 우연한 기회로 매일 먹는 알약에 이상함을 발견하고 조사하기 시작한다. 검색하려고 하자 집에 있는 모든 인터넷은 막혀있었고 다이앤 몰래 약국에서 약의 정체를 알아낸다. 개에게 먹이는 근육 이완제이며 사람에게 먹이면 하반신 마비가 올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하반신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로 집에서 탈출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다이앤이 클로이를 감금시켜 버렸기 때문이다. 탈출하겠다고 마음먹은 클로이는 택배원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지만, 다이앤에게 살해되며 실패했다.


창고에 갇힌 클로이는 실제 클로이가 이미 태어나자마자 사망했으며 다른 아이를 데려와 다이앤에 의해 장애를 얻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원하는 대학에 지원했으나 합격 통지서가 오지 않아 기다리고 있었던 상황에서 다이앤이 합격 사실까지 숨기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배신감을 느낀 클로이는 병원에 가기 위해 농약을 마신다. 병원에서 처음으로 두 다리로 서는 모습으로 다이앤에게 “나는 당신 필요 없어.”라고 외친다.


7년 후, 클로이는 친부모와 재회한 후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살고 있다. 병상에 누워있는 다이앤을 찾아가 약을 먹이며 과거 자신이 당했던 일을 똑같이 해나가고 있는 채로 영화는 끝이 난다.


잘못된 집착, 타인에게 부여된 인위성 장애


이미지 출처: pixabay

다이앤의 클로이를 향한 잘못된 집착은 정신질환 통계 편람 DSM-5에 수록된 ‘타인에게 부여된 인위성 장애로 설명할 수 있다. 스스로에게 부여된 인위성 장애는 허위로 증상을 조작하고 기만적 행위가 있어 흔히 꾀병이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이 영화는 타인이 인위성 장애를 부여한다. 타인에게 부여된 인위성 장애, 뮌하우젠 증후군이라고도 불리는 이 질환은 의도적으로 병을 꾸며내거나 조작하며, 심지어는 실제로 가해하여 증상을 만들어내는 장애이다. 이 행위의 목적 또는 심리적 동기는 타인의 관심과 동정을 얻어내기 위한 것이다. 이것은 장애의 조기 발견이 어렵고, 불필요한 의학적 검사와 그로 인한 잠재적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높다. 특히 앞서 영화에서 봤던 사례와 같이 부모와 아동의 관계일 경우, 결과적으로 아동 학대를 야기하게 되는데, 이것을 의료 아동 학대로 명명하기도 한다. 치료가 필요한 아동의 증상이 과장, 조작, 위조되어 실제적으로는 필요하지 않았을 의학적 진단 행위 및 처치가 가해지게 하고 그 의료행위가 결과적으로 아동학대를 야기하게 되는 것이다.


이 질환의 진단 기준은 분명한 속임수와 관련되어 다른 사람에게 신체적이거나 심리적인 징후나 증상을 허위로 조작하거나, 상처나 질병을 유도하며, 제삼자가 아프고, 장애가 있거나 다친 것처럼 다른 사람에게 내보인다. 또한 명백한 외적 보상이 없는 상태에서도 기만적 행위가 분명하며 행동이 망상장애나 다른 정신병적 장애와 같은 다른 정신질환으로 더 잘 설명되지 않아야 한다. 진단을 내릴 시에 주의할 점은 피해자에게 내리는 진단이 아니며 가해자가 인위성 장애 진단을 받는다는 것이다. 재발했을 경우, 재발 삽화를 명시해야 한다.


잘못된 집착에서 벗어나자!


영화에서 다이앤의 행동은 스스로 ‘사랑이라서, 클로이를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사랑이 아닌 집착이며 정신적인 질환이다. 자신이 클로이처럼 증상을 부여 당하는 존재일 경우, 무조건 순응하지 말고, 한 번이라도 의심해야 한다. 클로이가 우연한 기회에 자신의 엄마를 의심한 것처럼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에 의심하고 한 번 더 살펴보며 먹는 약이나 음식의 정보를 찾아봐야 한다. 무섭더라도 대상에게서 도망쳐보는 것 또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농약까지 마시는 방법으로 탈출한 클로이처럼 인위성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대상을 소중한 존재로 여겨 살인보다 병원에 데려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도망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질환은 스스로 인지하지 못해 치료나 상담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므로 주변 사람이 이것을 인식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주위에서 제삼자를 향해 인위적으로 증상을 부여하고 관심을 바란다면, 한 번쯤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증상이 발견될 경우, 주변 상담센터나 병원에 도움 요청하길 바란다.


타인에게 주는 사랑과 관심이 때때로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나에게는 애정이라고 생각했던 행동이 상대방에게는 집착이나 부담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서로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주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 행복한 관계를 위해서는 올바른 관심 표현과 존중이 필요하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살피며 올바른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어떨까?


<참고 문헌>

1) 김윤신, 유진, 정하리 and 류경원. (2021). 아동학대의 원인으로서의 ‘대리인에 의한 뮌하우젠 증후군’. 대한법의학회지, 45(4), 103-110.

2) APA. (2018). DSM-5 간편 정신질환 진단 통계 편람. 학지사

3) 할리우드 공포영화 런 줄거리 결말 관람평 리뷰 [Website]. (2024). https://blog.naver.com/milkwhite86/223627938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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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4-03 09: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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