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우
[한국심리학신문=만우절 ]
실제 같지만 합성된 사진/사진=네이버 블로그
만우절, 가벼운 장난이나 농담으로 다른 사람을 속이는 것이 허용되는 유쾌한 날이다.
속여서 재미있고, 속아도 기분이 나쁘지 않은 만우절에는 다양한 장난들을 볼 수 있다.
개인에 있어서는 책상을 눕혀서 앉아 있거나 반을 바꾸어 앉아 있기,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하는 경우가 있다. 선생님과 학생 간, 직장 선배와 후배 간의 친목을 다지기도 하고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주기도 한다. 기업이나 언론에서도 허용이 가능할 정도의 다양한 방식의 장난으로 만우절을 즐기며 사람들과 교류하며 좋은 이미지를 만들고자 노력한다.
만우절은 대체 어떻게 유래 되었을까?
옛날 유럽의 시차와 역법 개정이 그 시작이었다. 옛날 유럽은 3월 25일이 새해의 첫날이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제정한 율리우스력에 따른 것이었다. 새해의 첫날인 3월 25일부터 일주일간 새해 축제를 했고, 축제 마지막 날인 4월 1일에는 서로의 선물을 교환하는 전통이 있었다.
후에 교황 그레고리오 13세는 새해 날짜에 대한 지역 간의 의견 충돌을 막기 위해 전 유럽이 사용해 온 율리우스력을 폐지하고 새로운 역법을 만든다. 개정된 역법(그레고리력) 이 오늘날 전 세계가 사용하고 있는 달력이다. 그로 인해 새해의 시작 날짜는 3월 25일부터 4월 1일까지가 아닌 1월 1일부터 1월 7일까지로 바뀌게 되었다.
그 사실을 알지 못하고 4월 1일에 선물을 내어놓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이들을 ‘4월의 바보’라고 부르게 되었다. 게다가 신년 축제가 아닌 것을 알면서도 신년 축제라고 속이며 선물 구매를 강요하는 일도 벌어지고 이에 속아 선물을 구매한 사람들 또한 ‘4월의 바보’로 불리게 되었다. 이것이 만우절의 유래이다.
세상이 바뀐 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골려주는 문화가 점차 지배적으로 자리 잡게 되며 April Fool’s day(만우절)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만우절에는 펀슈머(Funsumer)를 잡아라!
펀슈머는 재미(Fun)와 소비자(Consumer)를 합친 말로 물건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즐거움과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말한다. 많은 기업은 펀슈머를 겨냥한 다양하고 재미있는 만우절 한정 제품들을 내놓는다.
기존 제품 '눈을 감자'와 '무뚝뚝 감자칩'의 만우절 제품/사진=오리온
오리온에서는 감자칩 ‘눈을 감자’를 ‘눈을 뜨자’로 ‘무뚝뚝 감자칩’을 ‘상냥한 감자칩’으로 바꾸어 의미가 상반되는 제품을 출시하며 펀슈머 마케팅에 나섰다.
만우절 기념 패러디 영화 포스터 '스물'과 '분노의 질주 : 더 세븐'/사진=NEW
CGV는 1일 하루 간 상영 중인 영화들의 포스터를 우스꽝스럽게 패러디하여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군복이나 교복을 입고 오는 사람들에게 각각 군인 할인과 청소년 요금으로 관람할 수 있는 이벤트를 개최하기도 하여 만우절에 진심인 모습을 보였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하는 날
기자들에게 있어서 만우절은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하는 날이기도 하다. 만우절은 다양한 가짜 정보와 뉴스들이 쏟아져 나오고, 외신 또한 만우절 전통에 따라 고의적 오보를 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실 확인을 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쓴다면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
2008년 만우절 당일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프랑스 영부인 카를라 브루니 여사가 영국인의 패션 자문역으로 등용됐다는 내용의 기사를 발행했다. 해당 기사를 발행한 기자의 이름을 거꾸로 읽으면 만우절이 되도록 하여 기사가 만우절 장난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단서를 주었다.
만우절 오보에 대한 비판의 내용을 담은 기사/사진=한국기자협회
하지만 중앙일보는 “세계적 모델 출신 카를라 브루니 프랑스 대통령 부인이 영국 정부의 위촉을 받아 영국 사람에게 패션과 음식을 가르치는 문화 대사로 나섰다”라고 그대로 보도하며 영국 일간지의 만우절 장난에 제대로 걸려들고 말았다. 이후 3일 지면을 통해 독자들에게 만우절 오보에 대한 사과를 했다. 이 일로 인해 중앙일보는 기자협회보에서 우리 언론의 ‘외신 맹신주의’가 만들어낸 해프닝이라며 비판을 받아야 했으며, 만우절 오보라고 하면 가장 많이 언급되는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기자들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하는 날이기도 하다.
속고, 속이는 적절한 장난으로 즐겁게 만우절을 즐길 수 있지만, 도가 지나친 장난의 경우에는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경찰 및 소방 입장에서는 매년 만우절은 긴장의 연속이다. 허위, 장난 신고로 인한 불필요한 출동으로 인력과 장비의 손실이 생길 수도 있고 이것은 곧 다른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어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경찰청은 4월 1일 만우절 ‘거짓 신고’ 엄정 대응 방침을 강조하며 민사상의 손해배상을 해야 할 수 있다고도 발표했다.
모 연예인은 “코로나19 감염” 만우절 농담으로 대중들에게 비난을 받기도 했다.
만우절은 가벼운 장난과 농담으로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도 있지만, 타인의 생명에 위협을 가할 수 있거나 선을 넘은 장난은 삼가는 것이 필요하다.
참고문헌
한국기자협회 [https://journalist.or.kr/]. (2008). https://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17245
글로벌이코노믹 [https://www.g-enews.com/index.php]. (2015). https://www.g-enews.com/ko-kr/news/article/news_all/201503310927380660326_1/articl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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