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수
[한국심리학신문=정연수]
청소년기는 인지, 정서, 심리적 발달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시기로, 이 시기에 형성된 또래 관계는 청소년의 자기지각과 사회적 적응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러한 또래 관계가 항상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집단따돌림은 청소년들이 서로 간의 관계에서 겪는 심각한 문제로, 피해자는 심리적, 정서적으로 큰 고통을 겪게 된다.
집단따돌림의 개념과 현황
집단따돌림은 특정 개인이 집단 내에서 배척당하거나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하는 현상으로, 이는 신체적 폭력뿐만 아니라 언어적, 심리적 폭력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개념이다. 서울시 교육청의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약 1.3%가 학교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으며, 그중 **집단따돌림 피해가 17.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는 학교폭력이 여전히 심각한 문제임을 시사한다.
최근에는 SNS와 메신저를 통한 집단따돌림(사이버불링, Cyberbullying)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피해자가 더욱 쉽게 고립되고,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리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단체 채팅방에서의 조롱, 비방, 욕설 또는 악의적인 메시지 전송 등은 새로운 형태의 따돌림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학교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피해 예방 및 대처를 위한 교육적·사회적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학생, 교사, 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협력하여 건강한 또래 문화 조성 및 피해자 보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집단따돌림 피해 청소년의 심리적 영향
집단따돌림 피해를 경험한 청소년들은 분노를 억압하거나 부적절한 방식으로 감정을 표출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감정 조절의 어려움은 시간이 지나면서 또 다른 공격적인 행동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며, 일부 피해자는 가해자로 변모하는 부정적인 순환 구조에 놓일 수도 있다.
피해자가 겪는 심리적 고통은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성인기까지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연구에 따르면, 집단따돌림 피해 경험은 성격 형성, 사회적 적응, 대인관계 형성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심할 경우 우울증, 불안장애, 사회적 위축 등의 정신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피해 청소년들은 대인관계에서 위축되거나 감정 표현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는 또래와의 관계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결국 고립감을 심화시키고 사회적 상호작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청소년기는 정체성을 형성하고 자아존중감을 확립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이 시기에 겪는 부정적인 경험은 단순한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장기적인 삶의 질과 심리적 건강에 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집단따돌림 피해 청소년들을 위한 조기 개입과 심리적 지원이 필수적이며, 건강한 대인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과 상담이 필요하다.
또래 관계의 긍정적 및 부정적 영향
청소년기의 또래 집단에 대한 친밀감 및 동조성은 자아존중감의 고양 또는 정체성 형성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이다. 동년배 집단과의 친밀 관계를 통해 청소년들은 지지망을 형성하게 되며, 자기가치감을 증진시키는 동시에 일상적인 스트레스 완충제를 얻게 된다. 또한 또래를 수용하고 함께 어울리면서 정서적인 표현과 의사소통 기술 등 중요한 사회적 기술을 습득하게 된다.
반면, 이러한 친밀감 욕구가 충족되지 않거나 또래 관계에서 고립 또는 좌절을 경험할 경우, 청소년들이 겪는 심리적 고통은 다른 연령대보다 클 수 있다. 청소년기의 집단 따돌림 현상이 그 예로, 이는 피해자의 자아존중감과 정체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집단따돌림의 유발 요인과 억제 요인
청소년이 집단따돌림을 경험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개인, 가정, 학교 환경 등 다양한 측면에서 작용한다. 문동규(2020)의 연구 *「청소년의 집단따돌림 피해경험과 관련된 요인에 대한 메타분석」*에 따르면, 부정적인 부모 양육 태도는 집단따돌림 피해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또한, 개인 심리적 특성으로는 공격성, 불안, 우울 등의 요인이 집단따돌림 피해와 높은 관련성을 보이며, 학교생활 측면에서는 학업 스트레스가 주요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집단따돌림 피해 경험을 억제하는 보호 요인도 존재한다. 긍정적인 부모 양육 태도, 자아존중감, 자아탄력성은 청소년이 따돌림 피해를 경험할 가능성을 낮추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교사의 지지, 친구의 정서적 지원, 원활한 학교생활 적응 등은 청소년이 또래 관계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부정적인 경험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따라서, 집단따돌림 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정과 학교가 협력하여 긍정적인 양육 환경을 조성하고, 청소년들의 심리적 탄력성을 높이는 개입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집단따돌림 피해를 줄이고, 청소년들이 건강한 대인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집단따돌림 피해 청소년의 특징
집단따돌림을 경험한 청소년들은 건강한 자아개념과 자아존중감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박지연(2017)의 연구 *「청소년의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우울과 불안에 미치는 영향: 자아탄력성의 매개효과」*에 따르면, 집단따돌림 피해 학생들은 가해자보다 더 부정적인 자아개념을 가지며, 피해 사실을 자각할수록 자아개념이 더욱 부정적으로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험은 자신을 방어하거나 욕구를 주장하는 능력을 약화시키며, 결국 낮은 자아존중감으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자아존중감이 낮은 청소년은 집단따돌림의 반복적인 피해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
또한, 청소년기에는 학교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또래와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해야 하므로, 집단따돌림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피해 학생들은 학업 성취도가 저하되고, 학교 참여도가 낮아지며, 또래 관계 기술이 부족해지는 악순환을 겪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정, 학교, 사회가 함께 협력해야 한다. 먼저, 긍정적인 부모 양육 태도와 친구의 정서적 지원은 청소년이 집단따돌림을 극복하는 데 중요한 보호 요인이 된다. 또한, 학교에서는 상담 프로그램 및 예방 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이 건강한 또래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서로를 지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히, 회복탄력성과 자아존중감의 강화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회복탄력성은 역경을 극복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심리적 능력을 의미하며, 자아존중감은 개인이 자신을 가치 있게 여기는 정도를 나타낸다. 이 두 가지 요소가 강할수록, 청소년들은 집단따돌림의 부정적인 영향을 덜 받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결론적으로, 집단따돌림 피해 청소년 문제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청소년들이 안전하고 지지받는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집단따돌림은 단순한 괴롭힘을 넘어, 청소년의 삶과 미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이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과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교육부의 학교폭력 관련 법안
학교폭력 문제는 청소년의 건강한 발달과 사회적 적응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법적 및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교육부는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법안과 정책을 마련하여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은 학교폭력의 정의, 예방, 피해자 보호 및 가해자 처벌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 법률은 학교폭력의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고, 피해 학생이 안전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학교폭력의 피해를 입은 학생에 대한 심리적 지원과 상담을 의무화하고, 피해 학생의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교육부는 학교폭력 사건 발생 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학교 내에 '학교폭력 전담 교사'를 두고, 학교폭력 사건 발생 시 즉각적으로 조사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 간의 분리, 상담 및 심리 치료를 제공하는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폭력 사건에 대한 법적 제재도 강화되고 있다. 가해 학생에게는 학교 내에서의 퇴학, 전학 등의 처벌이 부과될 수 있으며, 심각한 경우에는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조항도 포함되어 있다. 이를 통해 가해 학생에게 책임을 부여하고, 학교 내에서의 폭력 행위를 근절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뉴저지주에서는 집단따돌림으로 고통받다가 자살한 학생의 사례를 계기로 '말로리 법'이 제정되었다. 이 법안은 부모가 자녀가 집단따돌림을 당하고 있다고 의심할 경우, 즉각적으로 교육 관계자에게 신고할 수 있도록 하여, 즉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 법의 제정은 집단따돌림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피해 학생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한 의미가 크다.
교육부는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정기적인 교육과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학생 및 교사,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학교폭력의 예방 방법을 교육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학교 공동체가 폭력 없는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자 하고 있다.
학교폭력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필수적이다. 교육부의 다양한 법안과 정책들은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이 지속되어, 모든 청소년이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문헌
1) 정주은. "학교폭력 사안 처리의 개선방안." Ewha Law Review 11.- (2021): 1-19. 개정된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을 중심으로.
2) 허수린, 김근향. (2023). 집단따돌림 피해 청소년의 외상후스트레스 증상 완화와 외상후성장 촉진을 위한 심상재각본 프로그램 개발 및 효과. 문화와융합, 45(10), 617-633.
3) 문정화, 박태영. (2023). 집단따돌림 피해 청소년이 인식하는 가족갈등 과정에서의 피해 경험 및 가족치료 개입에 관한 질적 사례 연구. 한국가족복지학, 70(4), 73-105.
4) 이혜순. (2014). 청소년의 가족기능, 충동성, 스트레스 수준이 집단따돌림 유형에 미치는 영향.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14(2), 319-329.
5) 정구철, 이민정. (2017). 청소년들의 대인관계와 집단따돌림 피해경험 간의 관계에서 자기표현과 도움추구태도의 조절효과.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17(9), 268-280.
6) 구정하, 김희정. (2016). 대학생의 아동청소년기 집단따돌림 피해 경험과 그 영향에 관한 질적 연구. 인간이해, 37(2), 139-166.
7) 문동규. (2020). 청소년의 집단따돌림 피해경험과 관련된 요인에 대한 메타분석. 한국산학기술학회논문지, 21(1), 685-697.
※ 심리학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에 방문해서 확인해보세요!
※ 심리학, 상담 관련 정보 찾을 때 유용한 사이트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심리학, 상담 정보 사이트도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재미있는 심리학, 상담 이야기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2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ys875060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