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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손신영 ]

 

살랑살랑, 차디찬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왔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저마다 소중한 사람들과 밖에서 나들이하러 다니고 있는 요즘이다. 봄을 맞아 다양한 곳에서 축제를 즐기며 웃음꽃을 피우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울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행복해 보이는데, 왜 나만 우울한 것일까?



봄의 또 다른 가면, 스프링 피크 [SPRING PEAK]



봄은 시작의 계절이라고 할 수 있다. 2월에 학교를 졸업하거나 학년을 마무리하고 3월에 입학 또는 개학, 개강을 하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다양한 사람들과 대면하는 것은 설레는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두려운 감정이 들 수 있다. 사회적 시선과 기대에 만족해야 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새로운 일들을 잘 해내야 한다는 압박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보다 같은 조직 내 타인들의 높은 일 수행을 보았을 때 비교하며 상대적 박탈감이 들 수 있다. 또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달라진 반, 학교, 직장에서 익숙해지는 기간이 필요하고 기존에 해왔던 방식과 다른 방식으로 일을 해야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봄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계절이다.


봄의 우울증인 스프링 피크란, 봄철에 자살률이 급증하는 현상으로 우리나라 및 전 세계에서 공통으로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은 우울감과 무기력감으로, 맑은 날씨와 달리 흥미가 없고 피로감을 느끼며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부정적인 생각이 늘고 죽음에 대해 생각하거나 시도할 수 있다. 만약 2년 이상 봄철마다 우울한 기분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봄철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우울증이 생기면 침울한 기분이 비정상적으로 오랫동안 회복되지 않게 된다. 이 기분은 쓸쓸함, 슬픔, 불안, 절망, 허무, 답답함, 초조함 등의 다양한 감정으로 표현된다. 이러한 증상이 계속되면 학업적, 사회적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공부와 업무 수행에 지장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증상이 반복되면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으니, 초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봄에 높아지는 자살률



이미지 출처: 통계청

통계청의 성/월별 특정 사망 원인 중 고의적 자해, 즉 자살 사망자 수를 살펴보면 봄철, 즉 3월~5월 사이의 자살 사망자 수가 증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3년간 자살로 사망한 사망자 수를 살펴보면 2022년에는 3월 1,109명, 4월 1,198명, 5월 1,181명으로 가장 많은 사망자 수를 기록했다. 2023년에는 3월 1,281명과 5월 1,317명이 가장 많았다. 2024년에는 3월 1,318명, 4월 1,314명으로 가장 적은 1월 1,007명에 비해 약 300명 차이가 난 것을 알 수 있다.



스프링 피크는 왜 발생할까?


봄에 우울과 자살률이 높아지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깨진 약속 효과이다. 사람들이 주말이나 연말처럼 한 주기가 끝날 때 새로운 시작을 기대하며 자살을 미루다가, 월요일이나 새해 첫날처럼 새로운 주기가 시작되면 더 큰 절망감을 느끼며 자살 위험이 증가하는 현상이다. 봄이라는 계절 또한 시작에 해당하는 계절이다. ‘새로운’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자신과 타인이 부여하는 기대치가 높아진다. 이를 충족할 수 없을 때 기대했던 봄의 약속이 깨져 심리적 절망감이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 마치 새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의 실망처럼 말이다. 누구나 1월 1일 새해가 되면 다짐이나 목표를 세우게 된다. 그것이 작심삼일로 끝나게 된다면 좌절하게 된다. 힘찬 시작을 기대했지만 이를 수행하지 못하는 자신을 보며 자기 비난과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 자살 사고로 이어지게 된다.


둘째, 감정이 불안해진다. 조울증과 같이 감정 조절이 어려운 사람일수록 봄의 자극에 쉽게 동요될 수 있다. 겨울과 다르게 봄 축제, 나들이 등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민감해지고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이때 이것에 예민해지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자극에 따른 충동성이 강해지면 불안감을 상승하고 자살 행동 증가의 원인이 된다.


셋째, 꽃가루와 같은 물리적 환경이다. 꽃이 피는 계절에는 꽃가루가 따라오기 마련이다.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고통을 겪기도 한다. 이는 체내 염증을 유발하는 면역 반응을 활성화해 우울증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 만성 염증은 기분 조절을 담당하는 세로토닌과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고 이것은 우울증과 연관이 있다. 이러한 신경전달물질이 손상되면 기분 장애, 낮은 에너지, 불안 증가를 경험할 수 있다. 따라서 이로 인한 부정적 사고의 반추가 일어날 수 있다.



우울에서 벗어나려면


봄에 유독 발생하는 우울,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일단 밖에 나가서 햇볕을 쬐어보는 것부터 시작하자. 집 앞 공원과 동네 한 바퀴를 가볍게 돌아보는 것이다. 태양을 쬐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질 때가 있을 것이다. 혼자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산책과 러닝과 같은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규칙적인 운동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자신감을 키울 수 있다. 


나가기 힘들게 느껴진다면 일어나서 방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안 쓰는 것을 정리하고 깔끔해진 방은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작은 일부터 성취하면 자기효능감과 자신감이 높아질 것이며 우울과 멀어지게 될 것이다.


우울감은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라며 도움을 받는 것을 망설일 수 있다. 하지만 부정적인 생각이 든다면 즉시 주저하지 말고 주변 병원이나 상담센터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 또는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에서 전문가의 조언을 구해보는 건 어떨까. 세상은 아직 따뜻하고 주변에는 당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잊지 말길 바란다.



*참고문헌

1) 정심교. (2024). “봄만 되면 우울” 나만 그런게 아니었다...‘스프링 피크’ 막으려면.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4032717055922892

2) 서울시 자살예방센터. (2024). [카드뉴스 1] SPRING 두 얼굴의 계절. https://www.suicide.or.kr/wp-content/uploads/2024/04/%EC%B9%B4%EB%93%9C%EB%89%B4%EC%8A%A41-SPRING-%EB%91%90-%EC%96%BC%EA%B5%B4%EC%9D%98-%EA%B3%84%EC%A0%88.pdf

3) 이환희 교수팀. (2024). 26개국 170만여 건 자료 분석... 요일·공휴일 자살 위험 패턴 규명.https://www.pusan.ac.kr/kor/CMS/Board/Board.do?mCode=MN270&mode=view&board_seq=1499339

4) 통계청,「사망원인통계」, 2024.12. 성/월별 특정 사망원인(고의적 자해) 사망자 수. https://kosis.kr/statHtml/statHtml.do?orgId=101&tblId=DT_1B34E17&conn_path=I2

5) CENTER FOR MINFUL PSYCHOTHERAPY, (2025). 9 Common Causes of Spring Depression. https://mindfulcenter.org/9-common-causes-of-spring-dep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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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4-17 08: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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