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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서혜주 ]


      이미지 출처: pixabay.com/ko/


얼마 전, 보육원 아동에 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그들은 같은 보육원 출신의 선배들이 교도소에 가거나 성매매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 그들도 똑같은 길을 걷게 될까 봐 가장 두렵다고 한다. 보호가 끝난 아동의 90% 이상이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고 하니 그들에게 사회에 나간다는 것이 얼마나 두려운 일일지 감히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이후에 '브로커'라는 영화를 보게 됐고 보육원에서 자라 어른이 된 주인공들이 서로에게 태어나줘서 고맙다고 말하는 장면을 보며 가슴이 먹먹했다. 



'태어나줘서 고마워'



태어난다는 것. 스스로 태어남을 선택할 수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굳이 나여야만 하는 이유가 궁금해질 때가 있다. 또한 힘든 일들이 계속해서 겹쳐올 때면 나는 왜 태어나서 이렇게 괴로워야 할까 싶을 때도 있었다. 어쩌면 보육원 아동들이 자신의 존재 이유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하는 친구들이 아닐까 싶다. 


보육원에서 자란 친구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가족'이라고 한다. 그만큼 가족이 줄 수 있는 안정적인 애착이 중요하다는 뜻이겠다. 부모로부터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한 아동들은 사람에게 지나치게 집착하는 '불안형'이나 사람을 회피하는 '회피형', 사랑받고 싶지만 다가가기 어려워하는 '혼란형'등 불안정 애착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가족이라는 형태가 주변에 없다고 해서 안정 애착을 가지지 못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부모를 대신할 수 있는 

주 양육자가 있거나 친구 또는 안정형을 가진 연인과의 만남으로 인해 후천적인 안정 애착을 충분히 가질 수 있다. 나를 지지하고 끝까지 믿어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 사람은 얼마든지 안정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나를 지지하고 끝까지 믿어주는 사람이 나 스스로가 되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이다. 




현재 정부에서 아동복지시설 퇴소 연령을 만 18세에서 24세로 연장하고 아동이 시설에서 나올 때 받는 자립 정착금도 1,500만원으로 늘렸다고 한다. 이러한 도움도 물론 필요하겠지만 나는 보육원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심리상담'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자신이 보육원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정말 친한 친구에게는 이야기해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들키는 것은 매우 두렵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마음속에서 꺼내지 못하는 있는 고민과 아픔을 들어주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옆에서 지켜봐 주는 어른이 꼭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심리 상담사가 되고자 한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상담 능력을 키워서 그들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무조건적인 지지와 함께 아이들에게 태어나줘서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 오래전부터 나는 나의 생일에 '태어나서 다행이야'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태어나서 다행이라는 말만큼 나의 인생을 즐기고 있고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는 말이 또 있을까?


내가 바라는 것은 지금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도 언젠가 태어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따뜻함을 가진 어른이 되어 옆에 있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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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보육원 나간뒤…그 누나는 성매매, 난 쓰레기통 뒤지며 살았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214928

김규희. (2000). 보육원 청소년의 정서적 안정성에 관한 사례 연구.

불안정 애착에서 안정 애착으로의 변화와 회복(마인 심리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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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8-27 10:3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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