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은
[The Psychology Times=유지은 ]
죽음, 삶, 행복처럼 우리 인생에서 보이지 않는 가치들이 우리의 감정을 만들고 가치관을 형성한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나’라는 자아 형성과 코어의 중립은 삶을 흔들리지 않게 지탱할 수 있는 큰 힘이 된다. 이번 심꾸미 5기는 ‘나’ 그리고 ‘발전하는 삶’에 유독 집중했다.
교묘한 거짓말 쟁이
우습게도 어떤 주제로 기사를 처음 시작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심리에 관련된 책을 보다가 흥미로웠던 실험을 발견하고 급히 작성했던 기억이 난다. 결론이 ‘뇌의 거짓말 능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고의 확장이 필수적’이라니··· 작성했던 기사를 다시 보니 전혀 전문적이지 않은 편향된 사고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은 차갑다. 하루하루 버티는 세상에서 타인의 교묘한 거짓말을 판단하는 건 자신의 몫이다. 그리고 자신의 거짓말로 성장하는 것 또한 자기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거짓말이라는 큰 주제로 기사를 작성했던 건 조금 아쉽지만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죽음에 관하여
‘지금 내가 걸어가고 있는 길이 맞을까?’라는 의문이 죽음에 대한 주제의 시작이었다. 현재에 대한 고민과 삶에 대한 가치만 생각한 하루가 의미 없게 느껴졌을 때쯤 문뜩, 어렸을 때 읽었던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라는 시가 떠올랐다. 누군가는 무섭고 피하고 싶은 죽음을 소풍을 다 끝내고 돌아간다고 표현하다니··· 나 또한 삶을 돌아봤을 때 후회 없는 삶이고 싶었고 좋은 죽음이고 싶었다. 그리고 이제는 삶이 아닌 죽음에 대해 고민해볼 때라고 생각되어 기사를 작성하게 되었다. 삶은 죽음으로 귀착된다. 좋은 죽음이란 무엇일까? 무엇 때문에 우리는 태어났고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여전히 답을 찾지 못했다.
엄마라는 존재
장녀의 역할로 항상 무뚝뚝한 딸이었다. 방을 청소하다가 어렸을 때 부모님이 작성해주신 편지를 보는데 왈칵 눈물이 났다. ‘나 정말 사랑받는 딸이구나’를 새삼 느끼면서 마음이 아려왔다. 내가 세상을 알아갈수록 요정 같던 엄마는 요즘 아프지 않은 곳이 없고 누구보다 든든했던 아빠는 점점 작아지고 있다. 나이가 들어가는 부모님의 투정이 무서운 건지, 체감하고 싶지 않은 건지 대화를 단절했다. 그때 엄마가 ‘엄마 외로워’라고 이야기하더라. 사실 이 기사는 나에게 하는 경각심이다.
"제발 더 사랑한다고 이야기 하고
더 대화와 시간을 같이 보내자고 이야기하라는···"
엄마, 아빠 정말정말 사랑해요
마음이 허한건지, 몸이 허한건지
외모의 관심이 높아질수록 다이어트에 관한 관심도 증가한다. 나의 취미생활인 운동을 하면 할수록 음식에 대해 제한을 두게 되고 이것은 가짜 배고픔을 불러일으켜 악순환을 야기한다. 다이어트로 20kg 가까이 감량해본 사람으로서 가짜 배고픔의 스트레스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이것에 대한 원인과 해결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인생이라는 과제
당시 가장 흥미롭게 봤던 콘텐츠였다. 자신이 선택한 방향으로 인생이 흘러감으로써 결말까지 암시하니 정말 재미있었다. 사람마다 인생을 살아가는 주된 생활 방식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틀린 것이 아닌 다름’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고 개개인의 특성을 배우려고 하는 자세다. 삶의 주체는 본인이며 자신의 선택이 삶을 결정한다. 역시 후회 또한 본인의 몫이다. 그렇기에 책임을 지는 자세와 피드백을 수용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나는 어떤 시각으로 인생이란 과제를 바라보고 있는가?’
나에게도 ‘쉬는 시간’이 필요해!
너는 뭘 해도 성공할 거야’, ‘넌 될 놈이다!’ 나를 보면 어른들이든 친구들이든 빠지지 않는 이야기다. 처음 이 문장을 들었을 때는 나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 같으며 성공 가능성을 확인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현재 이것은 짐이 되어 다가왔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지금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다. 주변에 사람이 끊이지 않아 항상 대화했고, 위로했고, 응원했고, 즐거웠다. 그러나 지금은 현실이 버거운지, 위로가 무섭다. 지금 알았다. 높이 그리고 빠르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며 걷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나도 몰랐던 나의 숨겨진 기질
옛날에는 혈액형, 현재는 MBTI처럼 사람들은 타인을 알아보는 시간을 최소로 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MBTI가 유명해짐에 따라 악용되는 사례까지 나타나면서 인간의 본질적인 기질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그리고 기질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던 중 학교 수업 시간에 추천받았던 제롬 케이건 ‘성격의 발견’이라는 책을 읽게 됐다. 똑같은 성격은 단 하나도 없다. 놀랍게도 수태될 때 같은 유전자를 가졌던 일란성 쌍둥이조차 10개월 뒤 태어나는 날에는 모든 점이 똑같지 않다. 사회적 환경과 생각 그리고 교육이 성격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직 인간의 모든 것이 정의되지 않았다는 것인데 곧 인간의 모든 행동과 감정에서의 근거들이 명확한 이유로 설명되지 않을까?
한국사회의 아이와 양육에 대한 고찰
가장 완성도 있게 작성하려 노력했던 기사였다. 한국 사회에 대한 비판과 편견을 함께 담고 싶었다. 이상적인 가정에 다가가고 싶어도 가로막는 현실이 막막했고, 비통했다. 환경문제와 저출산 문제를 지속해서 언급하며 어른들은 청년들에게 짐을 가중한다. 청년들은 하루가 버겁고, 부양해야 할 현실과 노인들이 너무 많은 게 사실이다. 현실적인 대책과 경제적 안정이 맞물렸을 때 저출산 문제가 완화될 것 이다. 더불어 정책에 관한 이야기 뿐 아니라 한국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양육과 교육 현실도 직면하며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에 작성한 모든 기사는 현재 내가 품고 있는 고민을 글에 녹인 시도였다. 비록 아쉽기도 하고 어떤 글을 쓸까 골머리를 앓기도 했지만, 확실한 것은 어지러웠던 머릿속을 명쾌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더불어 목표였던 우수 기자도 달성했기에 아주 뿌듯하다. 항상 무수한 질문 속에서 답은 내려지지 않고 또 다른 의문만 생각나겠지만 하나하나 해결하는 재미로 인생을 살아가는 것도 좋은 의미일 것 같다. 여기서 심꾸미 5기의 막은 내려가지만 앞으로 유지은 인생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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