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예은
[The Psychology Times=전예은 ]
물의 화학 기호는 H2O이다. 이는 물이 수소와 산소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려준다. 물에도 물을 이루는 원소들이 있듯이, 어쩌면 사람에게도 그 사람을 이루는 원소들이 있을 것이다. 우리의 원소는 외모, 성격, 인간관계, 부와 명예 등이 있을 것이다. 이 중 우리를 형성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크고 많은 영향력을 끼치는 원소는 ‘인간관계’라고 할 수 있겠다.
애착이란 개인과 애착 대상 사이에 존재하는 유대감을 의미한다. 보통 애착 대상은 양육자, 즉 부모가 된다. 애착이론을 주장한 영국 정신의학자이자 정신분석가인 존 보울비에 의하면, 생후 6개월부터 3살 사이에는 부모 혹은 양육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애착유형이 형성되는 민감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후 지속된 연구에 따르면 애착유형이 형성되는 민감기는 분명 존재하지만, 보울비가 기존에 주장했던 것보다 그 시시가 훨씬 더 넓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생후 초기 관계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를 통해도 애착 유형이 형성되고 발달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주장에 의해 1980년대에 심리학자 신디 헤이잔과 필립 쉐이버는 성인 남녀관계에서의 애착유형으로까지 이론을 발달시켰다. 성인애착유형에는 안정, 불안-몰입, 거부-회피, 공포-회피인 총 네 가지의 유형이 발견되었다. 먼저 안정형은 성취에 대한 욕구가 끊이지 않고 실패에 대한 공포가 적다. 이들은 개인적 고통에 직면했을 때 정서적으로 올바르게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이들은 위협에 직면해도 대체로 차분한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이들이 인간관계에서 강한 점은, 타인을 속이거나 조종하려 들지 않고 타인과의 관계가 틀어질까 불안해하지 않으며 자신이 원하는 방식이 아닌 타인이 원하는 방법으로 상대를 위로하고 공감할 줄 안다는 것이다.
불안-몰입 유형은 타인에게 과도한 친밀감을 강요하고 타인에게 매우 의존적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은 사람에 대한 믿음이 적다. 그렇기에 타인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데에 있어서 약하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쉽게 분리불안을 겪기도 한다.
거부-회피 유형은 독립성을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이들은 인간관계에 무심하고, 가까운 애착 관계가 필요하지 않다. 이들의 갈등 대처 방식은 타인과 거리를 두는 것에 있다. 이러한 성향으로 인해 이들은 자신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만, 타인을 상당히 불신한다. 따라서 이들은 스스로 하는 성취를 통해 긍정적인 자아상을 유지한다.
마지막으로, 공포-회피 유형은 자기 부정-타인 부정 유형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들은 타인과 가까워지면 혼란스러워하기 시작한다. 정서적 친밀감을 원하지만 막상 정서적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이 다가오면 불편해하고 부담스러워한다. 그렇기에 이들은 상대를 불신하고 모순적인 감정을 느끼는 자신에 혼란스러워하며,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깎아내린다. 결론적으로, 이들은 친밀감을 원하지 않는 것이고 모순적인 감정을 억누르려 한다.
그렇다면 안정형이 아닌 세 유형은 계속해서 불안정형으로 애착 유형을 고착시킬 수밖에 없는 것일까? 최근 성행하는 TV 프로그램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에 출연하는 오은영 박사의 말에 의하면, 본인의 노력으로 얻는 획득형 안정형 애착도 있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는 불안정형 애착으로 남아 좌절하고 절망하기 보다는 안정형 애착을 형성할 수 있도록 스스로의 감정에 귀를 기울이고, 스스로를 돌보고 살펴봐야 한다.
우리는 성인이 되면, 우리가 정말 어른이 됐다고 생각하면서 우리 마음대로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우리 마음대로 인생이 살아질 줄 안다며 자신에 차있다. 그렇게 부푼 기대를 껴안고 사회에 나가보면, 우리의 마음은 절망으로 얼룩진다. 아직 우리가 어른이 되지 못했다는 사실에 말이다. 어쩌면 어른이 되는 시기는 모두가 다를지도 모른다. 절망 보단 보살핌으로, 자책보단 위로로 스스로를 알아가고 자신의 마음의 말에 경청해주는 것이 우리에게 유일한 희망의 빛 한 줄기를 보게 할 것이다.
지난 기사
출처- TV 프로그램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
위키피디아, "애착", https://ko.wikipedia.org/wiki/애착_이론, (2022.10.15)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melody091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