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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전예은 ]



우리는 현재 4차 산업시대에 들어서면서, 인문학적 소양을 갖춰야 한다고 요구받는다. 그렇다면 뉴스에서나 책에서나 자주 등장하는 이 '인문학적 소양'은 도대체 무엇일까? 인문학적 소양이란 언어, 문학, 철학 등 인문학의 분야에서 읽고 연구하며 쌓은 지식을 일컫는다. 그렇다면 왜 4차 산업시대에는 인문학적 소양이 중시되는 것일까? 첫째로, 알고리즘 중심의 미디어와 기계와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이다. 인문학, 특히 철학은 우리에게 가치를 판단하는 능력을 길러주고 깊이 있는 사고를 위한 통찰력을 향상시킨다. 둘째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지성뿐만 아니라 감성도 중요하다. 기계화 되는 세상에서 감성이 없다면 인본성이 전락하는 사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인문학적 소양이 대두되면서 문학도 많은 이들의 관심사가 되고 전보다 높은 가치가 매겨지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인문학을 이용한 심리치료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졌는데, 그 중 생소하면서도 새로운 심리치료가 ‘문학치료’이다, ‘문학치료’란 여러 문학작품으로 개인 혹은 집단으로 토론 및 글쓰기로 진행하는 치료이다. 문학작품에는 단순히 책뿐만 아니라 비디오, 영화, 음악까지도 포함된다고 한다. 실제로 문학치료학과 또한 개설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건국대학교 석박사과정에 개설되어 있다. 한국문학치료학회 또한 매월 1회 학술대회를 진행할 만큼 활발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문학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지며, 치료에 따른 효과는 무엇일까?


문학치료는 다른 상담치료와 동일하게 먼저 상담을 구조화하며 시작된다. 상담동기를 묻고, 문제가 무엇인지 확인하며 진행한다. 또한 내담자의 심리문제와 관련해 MMPI 등의 검사를 실시한다. 이후부터는 문학치료만의 특징이 등장하는데, 바로 문학작품을 선정하는 것이다. 문학작품을 선정하는 것은 상담자가 진행하는데, 내담자의 호소문제와 성향 등을 분석 및 고려하여 신중하게 결정하게 된다. 문학작품을 선정하고 나면 상담목표를 설정하고 문학작품을 구연한 뒤 다시쓰기를 진행하게 된다. 여기서 다시쓰기는 내담자가 서사를 이해하고 새로 쓰는 것이다. 내담자가 다시쓰기한 작품을 탐색하고 나면 내담자의 문제와 욕구를 심층적으로 연구한다. 다시쓰기 작품을 함께 읽어보며 상담을 진행하는 것이 문학치료의 큰 특징이다. 


문학치료는 상담자와 내담자에게 더 효과적인 심리치료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 내담자에게는 상담자가 내담자의 상황에 맞춰 선정한 문학작품의 서사를 되돌아보며 카타르시스 혹은 동질감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의 내면에서는 해결되지 못한 점이 작품의 서사 안에서 해결될 때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고, 자신의 호소문제와 관련해 충분히 감정이 이입되는 서사를 마주했을 때는 동질감을 느끼고, 주인공이 그 문제를 헤쳐나가는 방법을 보면서 위로를 얻거나 사고의 전환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반면에, 상담자에게는 '다시쓰기'를 통해 내담자의 문제를 심리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가령, 다시쓰기에서 성인이었던 주인공을 어린아이로 설정해 놓았다면, 아직 부모에게서 독립하지 못한 내담자의 모습을 유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문학치료는 여러 번의 다시쓰기를 통해 내담자에게나 상담자에게나 변화하며 새로 발생하는 내담자의 심리를 명시적으로 알려주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문학치료는 여러 문학작품을 통해 자신의 삶, 즉 자신의 서사를 되돌아보게 하고 여러 서사를 마주하며 자신을 성장시켜 나가는데 의의가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카타르시스를 통해서 비극은 관객의 심리적 고통을 해소하고 정화하는 효과를 거둔다고 주장하였다. 이처럼 문학이 아주 오래전부터 치유의 효과를 지닌다는 것은 사실이다. 인간이 겪는 고통 중에는 의학적으로 치유할 수 없는 부분이 명백히 있다. 이는 인문학의 필요성을 더욱 일깨운다. 존재론적 고통과 형이상학적 감정과 고통은 문학에서 나와 다른 타인의 삶을 만나고 이해함으로써 치유될 수 있다. 이 기사를 통해 독자들이 문학을 시간 나고 여유가 있을 때 접하는 것이 아닌 삶을 함께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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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엄찬호.(2010).인문학의 치유적 의미에 대하여.인문과학연구,25(),421-441.

김종갑, 홍재범.(2020).문학과 인간 그리고 치료 - 서사치료의 기본 개념에 대한 이론적 성찰 -.문화콘텐츠연구,(18),45-75.

이창식. "4차 산업혁명시대 인문학의 전망." 지역문화연구 19 (2020): 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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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1-15 13:4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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