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영
[The Psychology Times=최서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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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지난 기사로 고령화 사회에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가 청소년범죄만큼이나 집중해야 할 범죄인 ‘노인 범죄’에 대하여 강조하였다. 점차 증가하고 있는 노인 범죄의 큰 구멍을 지금부터라도 메우기 위하여 노년층 그들만의 일이 아닌, 우리가 직면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글을 마무리한 듯하다.
그렇다면 오늘날 노년층에 발생하는 범죄의 주요 원인인 ‘스트레스’ 그리고 이를 대처하고 관리하여 남은 생을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 나가려고 한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시나요?
노년기에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심리적 작용으로는 신체적/정신적 노화로 인한 급작스러운 변화이다. 이때, 노화현상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적응의 형태도 여러 갈래로 나누어지는 듯하다. 리처드의 경우 노년기에 가지는 독특한 심리 형태에 따라 어떤 적응 형태로 나뉘는지 5가지로 유형화시켰다. 특히, 갑작스러운 신체 변화 혹은 정신적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노년기의 경우 ‘부적응 유형’이라고 분류하고 이외에는 ‘적응 유형’으로 나누었다.
① 자학형
부적응 유형의 경우 자신이 걸어온 삶에 대해 지나친 후회와 아쉬움을 갖고 있다. 그러나 자학형의 경우 분노형과 달리, 그 한탄스러움은 모두 자신으로부터 귀인 했다고 여기며 좌절한다. 자신에게 닥쳐온 실패나 무능력함이 모두 자신의 무능함에서 비롯되었다고 여겨 결국 우울감에 빠지는 상태가 된다.
② 분노형
앞서 설명했든, 분노형의 경우에도 자학형처럼 자신의 과거에 대한 과도한 후회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자신이 젊은 시절 이루지 못한 성공들이 자신의 탓이 아닌, 다른 곳에 있다고 여기며 그 성공을 이루지 못한 채 닥쳐버린 현재 상태의 괴리감 안에서 분노를 느끼는 유형이다. 이러한 유형의 경우 “내가 시대를 잘못 타서 그래…”, “내가 결혼만 잘했어도…”, “자식 뒷바라지하다가 이 모양 이 꼴이 되었어..!!” 라며 주변인들을 원망하며 사회에 대한 불만을 계속해서 만드는 경우 분노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③ 은둔형
은둔형의 노인들은 자신이 지금껏 살아온 삶이 보잘것없다는 생각에 자신을 자꾸 동굴 안으로 숨으려고 하는 유형이다. 이 유형은 과거 시절에 자신이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열등감에서 귀인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소극적 현상은 마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기제’의 기능으로서 작용하며 계속해서 자신을 숨기려고만 하는 특성이 있다.
④ 무장형
무장형은 마치 갑옷을 입은 병사처럼 자신이 나이가 들고 있음을 인지함과 동시에 낙천적으로 그 상황에 대처하려는 유형이다. “늙으면 늙을수록 더 젊게 살아야 해!”, “인생은 60이 아닌, 80부터” 등 인생은 숫자와 상관없으니, 지금을 즐기자는 카르페디엠 정신을 가진 이들은 남은 인생을 허투루 살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유형이다.
⑤ 성숙형
마지막으로, 성숙형은 위의 노년기 대처유형 중 가장 성숙한 유형에 해당한다. 인생의 발달 과정을 열매에 비유하면 노년기는 여러 고난과 시련을 겪으며 결국 찬란한 열매가 맺은 시기이다. 이때, 자신이 지금껏 삶을 살아오면 얻은 삶의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낙천적으로 인생을 마주하려는 아주 긍정적인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유형의 노인들은 주로 “늙을 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라는 생각을 하며 앞으로의 삶에 여유를 갖는 태도가 대표적 특징이다.
전 생애적 발달 과정 중 노년기는 누구나 겪는 과정이다. 그러나 각자 어떠한 삶을 살아왔고,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에 따라 노년기에 주요 성격이 각기 다르게 발현된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그러나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은 채 노년기를 맞은 이들에게는 그저 상황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어떻게 하면 노년기의 과정을 제대로 직면할 수 있는가
노년기의 노화 과정은 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우리가 앞으로 직면할 과제는 ‘그렇다면 어떻게 노년기의 과정을 직면할 수 있는가?’ 일 것이다. 노년기의 삶에서 스트레스 대처와 관련된 논문에 따르면 ‘사전대처’를 통해 노화 과정을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고 한다.
사전대처란, 노후의 인생을 계획하고 목표를 설정하며 앞으로의 삶에 대한 도전을 준비하는 개인적 성향이라고 정의한다. 이때, Blate에 의하면 노화 과정을 대처하는 과정 중 선택(selection), 최적화(optimization) 및 보상(compensation)을 통한 SOC 모형을 제시한다. 노후 과정을 겪으며 앞으로 얻는 것보다 잃을 일이 상대적으로 더 많기 때문에 선택(S)하며, 자신이 가진 잠재 능력 중 가장 효율적이고 적절한 수행을 하는 최적화(O) 그리고 노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체적, 정신적 상실을 다른 행동으로 대처하는 보상(C)의 전략을 수행하며 노화의 과정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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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노인 범죄 그중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는 글이 쉽게 와닿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 글은 삶의 지혜를 얻고 자신의 삶을 더욱 더 다채롭게 이어 나가고 싶은 젊은이들 모두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범죄의 피해자이자 연약한 대상자로만 여겨지던 노인들이 더 이상 피해자로만 인식되기에는 그렇지 않은 현실이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이 ‘노인 범죄’에 관심을 두고 지켜보아야 한다. 노인 범죄, 우리가 애써 피해 왔던 것들에 대해 정면으로 마주하고 함께 해결해야 할 것이다. 우리도 나이가 들어 그 상황을 잘 받아들일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문제가 아닌, 나의 문제, 우리의 문제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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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범죄, 우리가 애써 피해 오던 것들에 대하여 (1)
[참고문헌]
- 한정란. (2009년 10월 30일). '[금요칼럼] 고령사회 노인범죄의 그늘'. 백세시대. https://www.100ssd.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809
- 김충렬. (2016년 6월 2일). '노년기의 특수한 ㅁ누제들과 심리적 적응 유형'. 크리스천투데이. https://www.christiantoday.co.kr/news/291253
- 김희영. (2019). 노년기 스트레스 조절에 따른 노인범죄 예방의 기대감: 성격요인과 대처전략을 중심으로. 교정상담학연구, 4(2), 97-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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